<명화 감상> 폴 고갱의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폴 고갱의 대표작이다.
'타히티의 여인들' 같은 제목으로 된 작품이 여러 편이 있다.
실제로 폴 고갱은 13세의 타히티 소녀와 동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이 승 신
여름 도시의 피서는 미술관이 제일이다
그래서 나는 덕수궁 근처와 정동에 볼 일을 만들어 시립미술관에를 그 더운 때 두 번이나 갔다. 그것 말고도 이유가 있다
내가 와싱톤의 죠지타운대에 처음 유학 갔을 때에 뉴욕에 먼저 도착했고 그 곳 모마 미술관에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 와 함께 나에게 큰 인상을 준 그림이 고갱의 '타히티 여인 Tahiti Woman'이었다. 그가 온 것이다
교과서에서 보던 인상파 그림을 처음 보게 되었고 그 칼라가 아주 인상적이었으며 앞을 향한 타히티 이국 여인의 풍성한 모습이 나를 바라보는 듯 정겨웠다.
그 후 와싱톤과 다른 몇 곳에서 다시 보았고 2 년 전에도 동경에서 길게 줄을 서 또 만났다.
명작은 질리지 않는다.
내가 오래 살던 와싱톤의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는 미국에서도 유일하게 입장료가 없는 곳으로 어린 아들과 자꾸 보았고 사귀었다.
거기 많이 사는 한국인들이 전혀 보이지 않아 글을 쓸 때마다 아이들과 자주 와서 보고 우리의 아이들을 다음에 커서 부자와 대통령만 만들려고 하지 말고 이런 위대한 화가 예술가도 나오게 하자고 한 생각이 난다.
서울에서 고갱을 만나는 건 처음이다.
그것도 그의 3대 걸작이 한 곳에 모이는 것은 아주 귀한 일이다.
내가 처음 서울에 왔을 때만 해도 이런 전시는 한 적이 없어 아쉬웠는데 몇 해 전부터는 여름 겨울 주로 학생들 방학 즈음에 세계적인 전시를 가지게 되어 다행이다.
타히티의 여인들
타히티 여인 앞에 선다.
그는 한 눈에 나를 알아본다.
30년도 더 전에 첫 대면 한 후 나를 늘 보아왔고 그 상황과 마음을 살펴온 듯 다 알아차렸다는 표정이다. 숨길 수가 없다
그간 얼마나 많은 일과 바뀐 환경과 넘어지고 일어서고 마음의 흔들림이 있었던가.
오랜 벗에게 나도 미소를 지어 주었다.
보스톤 미술관에 소장된 그의 일생의 대작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Where did we come from and what are we and where do we go to)'는 인류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누구라도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 이 의문을 폴 고갱은 가로로 어마어마하게 길다란 그림으로 창조했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그의 인생에 들어 왔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의 철헉과 믿음이 들어 있는 명작이다.
인간이 만든 어떠한 물건도 유화 그림도 천년을 갈 수 없겠지만 이런 인류의 자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존하겠지 하는 바람과 믿음을 가져본다.
마르크 샤갈도 그렸던 엘로우 크라이스트(Yellow Christ)와 그의 자화상 앞에도 선다.
많은 예술가가 그랬던 것처럼 그도 어려운 고난과 고통의 시절을 거쳐 인류의 위대한 화가 반열에 섰고 간지 백년 후에 그가 와보지도 못한 멀고도 작은 나라 이 많은 인구가 더운 날 그와 그의 혼이 깃든 작품 앞에 서 있다는 걸 그는 지금 알고 있을까 살아서 짐작을 했을까
그리고 문득 비교적 큰 불행 없이 무난히 세상을 사는 것과 수도 없는 어려움을 거치며 사후에 인류에게 이리 큰 영감과 위로와 기쁨을 주는 것 중 어느 것이 인간에게 더 바람직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그의 자화상 앞에서 했다. 고르면 그런 삶이 마치 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인류의 의문을 그림으로 물었다
결코 죽지 않을 그 혼과 숨결
못 다한 그 물음에
해답이 오기까지
폴 고갱
길게 펼쳐진 그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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