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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천진 여행 ①산동반도 상공을 지나며(24/04/21)

요즈음 – 북경 천진 여행 ①산동반도 상공을 지나며 –발해가 정벌했던 산동반도 내려다보니이정기 평로지청국이 아래로 펼쳐있고대륙의 백제의 혼(百濟魂)은 구름되어 떠다니고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2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성남(자가용, 04:30)->인천공항(장기주차장, 05:40)->하나팀MT(06:25)->아시아나 인천出(09:15)->천진빈하이着(1시간 시차, 09:55)->천진공항出(10:50)->북경着(12:50)->점심(12:50-13:50)->전문대가(13:50-14:50)->천안문 광장(15:00-15:30)->오문->왕부정거리(15:50-16:30)->북경써커스(17:00-18;00)->저녘(19:10-20:10)->랑팡호텔(22:10)1泊쉐라톤 랑팡 차오바..

외성길18(푸렁 악마, 24/04/17, 종로-봉암성-법화사-세미길-북문-종로, Nostalgia / Edgar Tuniyants)

요즈음 – 외성길18(푸렁 악마) –무엇보다 아름다운 끝없는 연록(軟綠)의 수해(樹海)푸렁 물감 푼 진흙탕온몸에 뒤집어쓰고세상을 뒤엎겠다며쿵쿵 뛰는푸렁 악마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1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외성길3(법화골 전투)(1)금새 꽃은 지고변한 軟綠의 세상.꽃보다도 아름다웠던 연둣빛 세상이푸렁 물감을 뒤집어 쓴악마로 뒤끓어 5시간여의산행길이 편치 않다.(2)현절사 뒤편 개별꽃, 멸가치 군락을 보고피나물과 금난을 보며황혜한 봉암성을 휘돌아 벌봉 후면에 이르니지난 번의 처녀치마는 보이지 않고귀한 봄구슬붕이 발견.그 많던 현호색 흔적도 없이황량한 법화사지를 내려와 법화골의 황매화를 보며신도시 건설로 이주한 폐가에 피어난보리수, 금낭화, 박태기나무꽃을 살펴보며 오르..

산성길59(도덕이 낙화로다, 24/04/11, 단공-남옹성-10암문-공예관, Aragorn Sleepsong)

요즈음 – 산성길59(도덕이 낙화로다) – * 22대 총선 좌파 대승에 즈음하여 지금 저 꽃 지고나면 1년 후 피겠지만 피다가 꺽이고 만 자유민주 도덕의 꽃 4년 후 다시 또 필 조짐없어 암담타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59(부도덕의 승리) (1) 아내 몰래 살금살금 준비를 하고 새벽 공기를 가르고 나서니 화려했던 벚꽃 洛花. 산성길 가는 내내 이 슬픈 고국의 현실에 추적추적 가는 봄비 뿌리다. (2) 22대 총선의 부도덕 야권 대승. 범죄 저지르고, 막말하고, 퍼주기 잘 하고,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보복하겠다는 정치기술자들이 최면술을 써서 치룬 선거 結果. 유럽에서, 남미에서 몰락한 사회주의로 치달아 가고 있는 現實. 자유민주주의 ..

외성길17(도덕으로 향하는 예감, 24/04/09, La légende des glaciers / Sweet People)

요즈음 – 외성길17(도덕으로 향하는 예감) – 나쁜 놈들 이보다 더 죄짓지 않게 하고 도덕이 부도덕을 이겨야 한다면서 그래 온 자연의 법칙대로 피어나는 새싹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외성길17(도덕으로 향하는 예감) (1) 다시 나서보는 이른 아침의 외성길. 잠자는 아내 몰래 야금야금 행장을 차리고 신새벽을 가르는 산성 오름길 찬란한 벚꽃은 내일의 총선이 도덕을 세울 수 있다는 듯 滿開하고 있다. (2) 한봉성 봉암성 일대의 봄 새싹들도 부도덕이 이긴 역사가 허다하지만 내일만큼은 도덕은 아닐지라도 도덕으로 가는 길로 향하는 길로 인도라도 하듯 그 어여쁜 새싹을 내밀고 있었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9..

튜립(24/04/06, Magical Fantasy / Dmitriy Sevostyanov)

요즈음 – 튜립 – 黃砂가 앞을 가린 灰色의 거리 걷다 우람한 꽃그늘 아래 고단이 앉은 자리 그 앞에 天上의 原色 미소짓던 그 봄날!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튜립 (1) 길 가의 우람한 벚꽃 그늘 아래 새봄을 맞으려 색동옷 차려 입고 방긋 웃는 새색시들이 도열하여 반겨준다. 보면 볼수록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종이로 접은 듯한 아름다움! 분명코 천상의 꽃이리라! (2) 꽃중의 꽃, 튜립 파르르 떠는 꽃잎에 금이나 가지않을까 걱정되어 만지기 두렵고 바라보기 조차 두려워 곁눈으로 잠시 눈길 주며 지나친다. 그렇게 또 봄날은 가고 있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송..

석촌호수 ③소도(蘇塗)의 웃음꽃(24/04/04, Welcome to my world / Jim Reeves)

요즈음 – 석촌호수 ③소도(蘇塗)의 웃음꽃 – 총선의 마이크 소리 왈왈왈 울려오는 빌딩 숲 사이지나 내려선 동그란 호반(湖畔)에 소도(蘇塗)의 금 그어놓고 가득 담은 웃음꽃.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소도(蘇塗) : 삼한 시대에 천신(天神)을 제사 지내던 성역(聖域). 이 지역에 신단(神壇)을 설치하 고, 그 앞에 큰 나무를 세워 제사를 올렸음. 이 안에 죄인이 피신하여 들어가면 잡아가지 못했음. 덧붙임) 석촌호수 ③소도(蘇塗)의 웃음꽃 (1) 엊그제 봄비 속 아쉬움에 22대 총선의 마이크 소리 뒤로하고 다시 찾은 석촌 동호. 벚꽃은 滿開. 人波도 넘실. (2) 오늘 지나면 세상이 무너진다해도 소도(蘇塗)에 들어선 마음으로 이 순간 만큼은 다 ..

은행식물원 ⑨봄꽃의 의미(24/04/04, Springtime / Pavel Ruzhitsky)

요즈음 – 은행식물원 ⑨봄꽃의 의미 부당에 항거하는 아름다운 노력들 시들 수 없다하며 꺾이면 일어나고 따사한 世上 오리라 豫告하는 봄꽃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은행식물원 ⑨봄꽃의 의미 (1) 올해 유난히 아름다운 봄꽃. 많은 아픔과 시련과 부당이 있었지만 한 줌도 안되는 그 부도덕이 도덕과 동등하게 활개치고 있다. 사실 역사적으로도 부도덕이 도덕에 승리한 예가 허다하다. (2) 그러고도 신이 있다 할 것인가? 아니면 죄를 지은 이 세상에 부도덕은 신이 내리는 정당한 징벌인가? 다만 그러한 부도덕에 항거하는 노력에 좋은 결말을 豫告라도 하는 듯 처절하게 아름다운 저 꽃들의 意味를 던진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

"우주는 팽창만 하지 않는다" 새로운 단서 발견

"우주는 팽창만 하지 않는다" 새로운 단서 발견 강영진 기자입력 2024. 4. 5. 10:20 우주 지도 작성 과학자들 암흑 에너지 변화 확인 우주에서 빛조차 소멸한다는 예측 안 맞을 수도 [서울=뉴시스]우주 팽창을 연구하는 DESI(암흑에너지 측정 분광 장치) 연구팀이 작성한 역대 최대 크기의 우주 지도. 지구는 확대된 부분의 한 중앙에 위치해 있다. (출처=DES 연구팀) 2024.4.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암흑 에너지에 대한 이론에 큰 결함이 있는 것으로 천문학자들이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암흑 에너지는 우주 생성 이래 강도가 변하지 않는 상수 에너지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새로운 ..

19[sr]우주,지구 2024.04.05

석촌호수 ②봄비와 벚꽃(24/04/03, Immortality / Vanny vabiola)

요즈음 – 석촌호수 ②봄비와 벚꽃 – 무언가 왔다하여 줄지어 따라가보니 덩달아 박수치고 발구르고 난리도 아닌데 봄비는 진정하라며 손사래치고 있었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석촌호수 ②봄비와 벚꽃 (1) 봄비 내리는 날. 석촌 인근에 볼 일 있어 간 김에 들러본 석촌호반 한바퀴. 뭔가 좋은 일 있는듯 웃고 있는 인파와 벚꽃. (2) 누가 왔다고, 뭔가 졸은 일 있다고 그렇게 격하게 환영하는지 아무리 둘러보아도 알 수 없다. 그런데도 놓칠 수 없다는 듯 줄지어 가며 덩달아 박수 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하라며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석촌 서호 ①번..

청노루귀4(24/04/01, Dreams That We Share / Back to Earth)

요즈음 – 청노루귀4 – 안 보면 보고 싶고 만나도 그저 그런데 빵집에 오래 앉아서 이일 저일 이야기하는 풋풋한 큰아들 내외 청노루귀 닮았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청노루귀4 (1) 전공의 파업중인 큰 애 내외의 방문으로 산성 경성빵공장에서 오래인 담소후 동문 아래 청노루귀 삶터 방문. (2) 시기를 놓쳐 올해도 벌써 시들어가는 그들의 자생지. 얼마 전 왔을 때 봉우리 단계라서 지금 쯤 만개하리라 생각했는데 벌써 고개를 숙이는 중. 아쉬웠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Dreams That We Share / Back to Earth Back to Earth - Dreams Tha..

강동허브천문공원 ③손흥민(24/03/31, Poeme / Giovanni Marradi)

요즈음 – 강동허브천문공원 ③손흥민 – 동양인 차별하는 텃세 드센 유럽리그 헌신과 겸손함과 무엇보다 월드클래스급 실력으로 그들을 감동시키는 허브 香의 손흥민!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3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강동허브천문공원 ③손흥민 (1) 몇 년 전 이 천문공원에 왔을 때 진한 허브향을 느끼며 클롭 감독을 생각했었다. 오늘 와 보니 이곳의 그 많던 허브는 많이 쇠약해진 느낌. 하지만 아직 군데군데 솟아나는 허브의 새싹. (2) 천대받는 동양인으로 세계 제일이라는 프르미어의 텃세를 헌신과 겸손과 실력으로 월드클래스로 자타가 공인하는 손흥민! 국보 손흥민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3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응봉산 개나리(24/03/30, When I Need You / Leo Sayer)

요즈음 – 응봉산 개나리 먹음직한 빌딩들 날아가 덮치려고 매로 떠 떨어지자 달아나는 자동차들! 너 설마 노오란 딱지 무서운건 아니지?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3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응봉산 개나리 (1) 용비교를 건너니 임금님의 매사냥터였다는 응봉산자락 팔각정을 정점으로 잘 단련된 근육질의 벼랑에 노오란 쇼올을 걸친 철갑기사의 위용을 지녔다. (2) 올림픽 도로와 아파트와 빌딩들은 무언가 모의하는 22대 총선의 추잡한 소음이다. 노오란 쇼올을 걷어올리면 드러날 일인데도 이제는 백주대낮을 활개친다. (3) 응봉 자락에 올라보니 난 매가 된 느낌. 발 아래 먹음직한 빌딩들을 덮치고 싶은데 매가 된 내가 무서워 자동차들은 응봉산 개나리의 노오란 교통 딱지가 무서워 달..

서울숲 ⑬그 感想 달아났다(24/03/30, 사랑했어요 / 유강하)

요즈음 – 서울숲 ⑬그 感想 달아났다– 숲 사이 얼핏 보인 그 感想 기척있어 손 뻗어 잡으려해도 느낌은 무뎌지고 그 마저 소란한 人波에 달아나고 말았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3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서울숲 ⑬그 感想 달아났다 (1) 아내의 제안으로 [서울숲-응봉산]산을 갔다. 성수동 살 때 자주 갔었던 [서울숲-남산]길 사실은 응봉산 개나리 滿開를 기대했다. (2) 예전보다 많아진 인파(人波). 식물원은 예전의 생기를 상실. 숲도 아기자기하게 가꾸어야할 손길이 느껴지지않음. 멀리 노란 쇼올을 걸친 응봉산이 보여 하늘다리를 건너 용비교로 응봉산 남측 자락에 달라붙다. (3) 드넓은 공원 구석구석 흐느적이며 느꼈던 감상(感想)들은 넘쳐흐르는 탐방객 소란스럼에 도..

<서벌> 너는 / 마감약속어기고서 / 버릇 / 지극히조용한날의말 / 그런데 / 이제는(미발표유고시)

너는 - 서 벌 미발표 유고시 / 평론집 고요아침 2020 - 너는 계단이다, 오르도록 내리도록 언제나 강요하는 아주 얄궂은 계단. 오르고 딴 데로 갔었다만 도로 와 내려 앉는다. 마감 약속 어기고서 - 서 벌 미발표 유고시 / 평론집 고요아침 2020 - 휑하니 뚫리다가 폐광으로 남은 가슴. 몇 뼘 헛소리짓 그 매장량 고작 믿고 파내어 날려버린 일 이미 잊혀 안 떠오른다. 버릇 - 서 벌 미발표 유고시 / 평론집 고요아침 2020 - 할 말 있었으나 입 다물고 돌아온 날. 그 사람 보낸 건지 초저녁 비 세차더군. 그 이후 세찬 밤비 오면 입 다물린 이 결국結局. 지극히 조용한 날의 말 - 서 벌 미발표 유고시 / 평론집 고요아침 2020 - 있었다, 하나의 섬 그 바다가 가졌던 섬. 밀면 밀수록 물결 ..

<서벌> 관등사 / 메밀밭에메밀꽃피어 / 속사모곡 / 낚시심서 / 연가

​ 관등사 - 서 벌(서봉섭) - 1 彼岸의 꽃밭일레 일렁이는 꿈의 靑紅 오오랜 念願들이 어여삐 저자 이룬 여기가 바로 우린 모두 菩薩(보살)들. 2 어쩔거나 합장한 너와나의 이 속엣 恨 저 달이 지고 말면 무슨煩惱(번뇌) 다시일까 드뇌어 말 없으렷다 불 밝힌 먼 그리움. * 룸비니(Lumbinī) : 석가모니가 태어난 곳으로 중인도 카필라바스투의 성 동쪽에 있던 꽃동산. 지금 의 인도와 국경을 이루는 네팔 남부 타라이 지방에 해당한다. * 번뇌(煩惱) : ①마음이 시달려서 괴로워함. 또는 그런 괴로움. ②마음이나 몸을 괴롭히는 노여움이 나 욕망 따위의 망념(妄念). * 드뇌어 :되뇌어 메밀밭에 메밀 꽃 피어 - 서 벌(서봉섭) - 흰나비 수 만 마리 한데얼려 수련수련 무슨 뜻을 펴는 건지 하얀 소리 수..

은행식물원 ⑧봄비(24/03/26, Donde Voy / Chyi Yu)

요즈음 – 은행식물원 ⑧봄비 – 부스러기 떨어지고 머리도 하얘지는 육십대 몸뚱아리 큰 대자로 눕혀놓고 은침(銀針)을 혈(穴) 한가운데에 찔러대는 의원님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2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혈(穴) : ①민속 풍수지리에서, 용맥(龍脈)의 정기가 모인 자리 ②14경맥(經脈)에 속해 있는 혈 (穴)을 이르는 말. 경락(經絡)의 기혈(氣血)이 신체 표면에 모여 통과하는 부위로, 침을 놓거나 뜸을 떠서 자극을 내부 장기(臟器)로 전달하기도 하고 내부 장기의 징후를 드러내기도 한다. 덧붙임) 은행식물원 ⑧봄비 (1) 봄비 내린 후의 청명한 하늘 아래 피어나는 봄꽃. 은침(銀針) 같은 봄비를 맞은 수목에도 막힌 혈관이 뚫린 듯 기활찬 모습. (2) 나이 60중반에 접..

<서벌> 몸에관하여 / 헌지갑 / 꼭올그날을위하여 / 그사람의함박눈 / 입동일기 / 노자를읽다가

​ 몸에 관하여 - 서 벌(서봉섭) / 시조집 / 우리시대현대시조 100인선 26 - 한번도 답게 한번 눕혀준 적 없었구나. ​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 것인 줄 알았었지. ​ 드디어 눕고 만 네가 끙끙 앓네 네 소리로 헌지갑 - 서 벌(서봉섭) - 채우면 비워지는 나날들 보내다가 닳고 닳았구나. 쓰임새 잃은 허상(虛像) 소중히 다주었으나 ㅏㄱ엽처럼 누운 너. 손때 짙게 묻어 팽개치진 못하겠다, 명함 크기만한 졸업증서 넣어 주마 품고서 편히 쉬게나, 빌린 꽃도 넣어 주마. 꼭, 올 그날을 위하여 - 서 벌(서봉섭) - 눈물이 나올 때엔 흘려야 하는 거야 엉엉 소리치며 쏟고프면 쏟는거야 하, 하, 하, 크으게 웃을 날 꼭 올 그날 위하여 그 사람의 함박눈 - 서 벌(서봉섭) - 불고 갈 뜻이 없어 바람은 멀리..

<서벌> 그사람의바다/뒤늦게캔느낌/하늘색일요일/백도라지꽃/산수유꽃

​ 그 사람의 바다 - 서 벌(서봉섭) - 남녘, 그의 바다를 한 삽 뗏장으로 떠 고향 두고 올 때 품에 넣어 왔었던가. 서울도 그에겐 한려수도, 날마다 그러했네. 인왕산 인수봉이 얼른 바위섬 되고 남산 수락산 다름 아닌 섬이어서 키 큰 집 키 작은 집 모두, 섬 사이의 해초였네. 태풍에 마음의 기둥 갯바위로 어지러울 땐 동대문 남대문도 다만 한 척 배였다네. 용케도 뒤집히지 않아 머리 세고 빠졌을 뿐. 버스 지하전차 옆으로만 기는 게들. 속엔 든 사람들 알처럼 빽빽하네. 숨 가쁜 틈바구니에 끼인 그, 어느 굽에 그는 있나. 그 사람의 바다 - 서 벌(서봉섭) - 영산홍 그늘 먹은 그 사람의 바다에는 전생부터 쩌려 있던 갈매기 소금울음 댕기빛 숨긴 말씀을 반달이 물고 있네 뒤늦게 캔 느낌 - 서 벌(서봉..

<서벌> 그허씨 / 혼잣말 / 넷째시간 / 풀한잎생각한잎 / 사서6

​ 그 허씨 - 서 벌(서봉섭) - 살그머니 집을 나와 어슬렁거리는 허씨 시청역 지하도에서 웅크린 채 날밤 샌다. 무슨 말 나올 듯하지만 목안 넘지 못한다. 한 때 잘 나가던 가장 허씨 그는 이젠 허기진 아나키스트 가족은 흩어진 구름. 세상을 어떻게 버려야할지 그것조차 모르는 그. 아닌 밤 홍두깨도 마른 하늘 날벼락도 시방은 두렵잖은 사금파리 깔린 마음 허씨는 빈 항아리였다가 어떤 판에 박살났나. 허공, 지하 허공에 한산(寒山)의 달 오르고 습득의 빗자루 떵떵 언 얼음판 쓸어 드디어 허씨는 일어선다 갈 데 가기 위하여 * 작품해설/석야 신웅순 : 중산층에서 갑자기 빈민층으로 추락한 한 노숙자의 실상을 이렇게 고발했 다. IMF사태가 가장을 직장에서 노숙으로 몰아낸 것이다. 노숙자와 다름 없는 시인도 어느..

<서벌> 서울1 / 서울3 / 누설 / 아침구름 / 열세살때 / 금엽

​ 서울·1 - 서 벌(서봉섭) / 서벌 삼장시집(三章詩集) (금강출판사, 1971) 96~97쪽 - 내 오늘 서울에 와 萬坪(만평) 寂寞(적막)을 산다(買). 안개처럼 가랑비처럼 흩고 막 뿌릴까보다. 바닥난 호주머니엔 주고 간 벗의 명함(名啣)... * 나와 서벌(1939 - 2006) 선생, 그리고 류제하(1940 - 1991) 선생 / 남진원 벌써 40여 년 전이구나 서벌 선생을 뵌 것은 서울의 한국시조시인협회 모임에서였다. 그때 옆의 문인 들이 서벌 선생을 ‘시조의 맹장’이라고 알려주셨다. 나는 전에 현대시학에서 이미 서벌 선생의 시 조와 평론을 읽은 바가 있었다. 시조에 대한 평론을 현대시학에 연재하였는데 그 필법이 독특하였다. 순수한 우리 말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이었다. 대학교수들이 쓰는 ..

<서벌> 전지로하늘이내려/하늘님은아신다/무지개/어떤경영/어떤경영별곡

​ 전지全紙로 하늘이 내려 - 서 벌(서봉섭) / 제11회 주앙시조대상 수상작 - 진박새 머리 위로 하늘이 내려 온다. 눈부신 닥나무밭 어마하게 가꾸어져 우리가 잠든 사이에 뜬 전지全紙 내 려 온 다. 살며시 내리는 동안 햇살 누가 채자採字하고 구름이 먹이는 먹물 은윽히도 찍는 전지全紙 스치는 바람들의 도련刀鍊에 참 온전한 경전 經典되네. 어김없이 내려온다. 날이 날마다 전지全紙는 지상地上 늘 아침경전 한낮경전 나절가웃 경전. 한밤엔 또렷또렷한 별빛 서법書法 금강경. 내, 한 마리 새라 친다면 쇠박새쯤 되는 건지. 그조차 못 되는 새 외톨이조調 우지짖지. 설령, 내 잘못 찍힌 글자라한들 이리 아직 숨쉰다네. * 전지(全紙) : ①신문 따위의 한 면 전체 ②자르지 않은 온장의 종이, 전판 ③모든 신문. *..

외성길16(개화開花, 24/03/19, 큰골-한봉-봉암성-장경사-시구문, La légende des glaciers)

요즈음 – 외성길16(개화開花) – 변화는 있어왔고 또 변해 갈 것이고 해마다 피고져서 무덤덤 할법한데 막상은 開花의 순간 떨고있는 숨소리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외성길16(변화) (1) 근 일년여 만에 오르는 외성길. 큰골 돌공원도, 굿당도 그대로인데 찌뿌둥한 하늘에 삼월말에 웬 함박눈 내리다. 하지만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금새 녹아버린다. 이른 아침의 적막을 찢고 굿당을 지키는 견공이 컹컹 짖어댄다. (2) 한봉성 일대를 둘러보다가 남한산에 오르는 내내 숲은 아직 겨울인데 그래도 생강나무와 올괴불나무가 얼굴을 내밀고 쪽동백은 수피를 벗고 봄맞이하고 있다. 복원된 15암문에서부터 이번에 복구된 14암문 주위는 산뜻. 하지만 벌써 바른 ..

<서벌> 산그늘인화/물새는물새/첫닭소리/대숲환상곡/헌책/가슴에다고성

​ 산그늘 인화印畫 - 서 벌(서봉섭) / 시조집 / 우리시대현대시조 100인선 26 - 적막 엉금엉금 등성이 타고 내려 외딴집 뒷방 들창 간신히 두드린다 여보게 허무 있는가 이러면서 두드린다 ​ 아무런 기척없어 머뭇머뭇하는 적막 허허 자네까지 뜨고 없기인가 이러며 징검다리께 가는 허리 구부정한 적막 * 인화(印畫) : 사진(寫眞)의 음화(陰畫)에 인화지(印畫紙)를 겹쳐서 감광(感光)시켜 양화(陽畫)로 만드는 일. 또는 그 양화(陽畫). * 작품해설/김호길 : 적막 산중에 저문날의 산그늘이 내리고 있다. 산그늘이 되어 슬슬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 외딴집 뒷방 들창까지 내려온다. 시인은 그 순간을 숨죽여 바라보며 산그늘 적막이 빈집의 허무를 찾는 순간을 맞는다. 이윽고 외딴집에 살고 있는 허무조차 나가고 없..

<나순옥> 석비에도검버섯이 / 바위 / 과녘 / 강 / 돌무지탑

石碑(석비)에도 검버섯이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윤기 자르르 흐르던 피부 비바람에 거칠거칠 또렷했던 글자들도 치매인 듯 흐릿흐릿 石碑도 세월이 아파 검버섯이 피었다 바위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엎드려 우는 속사정 네게도 있었구나 그리움에 야위어 간 달 하나 걸어 둔 채 부서진 눈물의 흔적을 환히 닦고 있구나 과녘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자, 쏠테면 쏘아봐라 온 몸을 내어 주마 내 심장 깊숙한 곳에 네 원한의 살을 꽂아라 안된다! 빗나가서는 다른 생명 다친다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강’ 육필원고. 강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1993년 《중앙시조백일장》 연말 장원작 - 모이면 힘이 되어 낮은 데로 길을 열어 우리네 가슴 한켠 유역을 다스리며 만 갈..

은행식물원 ⑦윤회설(24/03/16, Free as a Bird / Omar Akram)

요즈음 – 은행식물원 ⑦윤회설 – 지갑에 들어있는 한번 뿐인 내 生涯 부여잡고 걷다보니 어느덧 비워져 가는데 다시 또 움트는 새싹이 채워주는 윤회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은행식물원 ⑦윤회설 (1) 죽으면 다시 환생한다는 윤회설. 평생의 업보에 따라 식물로, 축생으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설. 그러나 대부분 한번 왔다 가면 끝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生涯를 지갑에 넣고 제대로 열어보지도 않은 것 같은데 걷다보니 머리에 서리는 내리고 불현 듯 주머니 속 지갑을 만져보니 생애는 어느덧 다 빠져나가고 얇아져 간다. (2) 은행식물원에 가니 두꺼운 대지를 뚫고 도타운 껍질 틈으로 새싹이 올라오고 여기저기 꽃을 피워 올린다. 한번 왔었던 ..

백병전 능했던 왜군…이순신 군함엔 기어오르지 못했다, 왜

백병전 능했던 왜군…이순신 군함엔 기어오르지 못했다, 왜 중앙일보 입력 2024.03.16 15:00 윤동한의 ‘충무공 경영학’ ②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조선 수군이 왜군을 격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승리 요인은 조선의 무기체계와 전투선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점이다. 그 무기체계를 정비한 사람은 이순신이었다. 한 마디로 조선 수군의 성공은 충무공 경영의 승리였다. 충무공은 개별 전투만 잘하는 무장을 넘어 종합 전략전술 능력을 가진 수군 CEO(최고경영자)의 수준에 올라 있었다. 수군을 기업에 비유하자면 전라좌수사 혹은 삼도수군통제사라는 최고경영자가 총괄 수군 경영의 책임을 진다. 여기에 재무관리와 전략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CFO, 최고 정보책임자인 CIO, 인사총괄 책임인 CHO, 최고기술책임자..

17[sr]역사,종교 2024.03.16

남도여행 ③화개장터(24/03/14, 화개장터/조영남)

요즈음 – 남도여행 ③화개장터 – 여기서 만나왔던 전라, 경상 모인 장터 불에 타 흩어지고 세워진 기와집에 인심은 어디로 가고 적막만이 감돌아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남도여행 ③화개장터 (1) 당초 매실농원을 찾아보고나서 화개장터를 방문하려했는데 우리가 잘 아는 조영남님의 『화개장터』풍경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라하여 그저 차창 밖으로 바라보기만 하다 (2) 2014년 대화재로 재래시장이 전소되어 지금의 재건축된 영호남의 화합의 상징 화개장은 이제 하동군민만 입점이 가능하다하며 74개 점포중 겨우 점포 3개만 전라 상인에 배정하여 영호남 화합의 상징과 옛 정취는 사라졌다니 애석. 여기서 쌍계사로 오르는 벚꽃계곡길이 유명하다 함. 배달9221..

남도여행 ②섬진강(24/03/14, 그런 사람 없습니다 / 이승철)

요즈음 – 남도여행 ②섬진강 – 폰카 들어 어디에 들이대도 한폭의 그림 같은 오백리 섬진의 윤슬 어느덧 나도 모르게 그 속으로 들어갔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덧붙임) 남도여행 ②섬진강 (1) 매화마을로 찾아가는 길은 지리산 자락 아래 섬진의 호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푸른 물색의 윤슬을 자랑하며 오백리 길을 내려가다 청매실농원의 중턱에서 바라보는 분지봉 자락 아래의 祕境. (2) 그래도 세월은 두꺼비의 삶을 빼앗고 재첩의 삶을 빼앗아 중국산이 그 자리에 넘쳐나고 그나마 바다와 만나는 하류에서 섬진 특산 벚굴이 아직은 생산된다하니 오늘 맛보지 못하더러도 언젠가 한..

남도여행 ①매화마을(24/03/14, Dreamy Fairy 꿈의 요정 / 남택상 Nam T.S.)

요즈음 – 남도여행 ①매화마을 – 허리를 구부리며 오만평 農園에 올라 봄 香 가득 담은 섬진을 향한 視線이 돌아와 매화 한송이의 花心 속에 꽂혔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남도여행 ①매화마을 (1) 3/14(목) 남도 매화 마을 여행. 패키지 상품으로 아내와 단촐히 나선길. 덕유산을 지나쳐 지리산 자락 아래 구례에서 하동 섬진 상류에서 하류로 따라 내려 가니 유려한 섬진의 부드러운 물줄기 옆 쫓비산 자락 청매실 농원 도착. (2) 일제 강점기부터 김오천옹에 의해 시작된 해발 1,217m의 백운산, 쫓비산 자락 아래 5만여평의 농원에 본격적으로 매실을 가꾼 것은 며느리 홍쌍리氏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매실 농원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수많은 ..

<나순옥> 봄비1 / 봄비2 / 이봄들녘에는 / 매미껍대기 / 겨울나무

봄비1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1 은침 하나 하나 맥을 짚어 꽂는다 찬란한 태몽 앞에 밀려 나가는 냉증 대지는 몸을 뒤틀며 입덧이 한창이다 ​ 2 호기심이 발동한 개구쟁이 눈빛이다 손톱 밑 까매지도록 땅거죽 헤집어 새싹들 간지럼 태며 키득키득 웃고 있다. * 작품해설 / 조옥동 : 시조의 특성은 정형의 율격을 포함하여 역사성을 밑그림하여 세우고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丹靑으로 채색해 온 문학이다. 나 시인은 피카소보다는 세잔느나 르느아르의 화풍을 좋아할 것 같다. 현대화 중에도 추상화보다는 한국화를 좋아하는 시인일 듯 하다. 왜냐하면 그는 봄 의 정기를 주사바늘로 꽂지도 않았고, 청진기를 대어 진단하는 대신 「은침 하나 하나를 꽂아 맥을 짚는다」라는 표현은 매우 한국적이고 은밀하다. 태몽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