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의 가을 음악회
蜀僧俊彈琴(청촉승준탄금) 촉승 준의 거문고 연주를 듣고 李伯(이백)
蜀僧抱綠綺(촉승포녹기) 촉승이 녹기를 품에 안고,
西下蛾眉峯(서하아미봉) 촉땅 아미산에서 서쪽으로 내려왔다.
爲我一揮手(위아일휘수) 나를 위해 거문고 한번 연주하니,
如聽萬壑松(여청만학송) 만산 골짜기의 솔바람소리 듣는 듯 하구나.
客心洗流水(객심세류수) 나그네 마음은 맑은 물에 씻기우고,
餘響入霜鐘(여향입상종) 은은한 여음은 상종과 같구나.
不覺碧山暮(불각벽산모) 나도 모르는 사이 산 빛은 황혼에 물들고,
秋雲暗幾重(추운암기중) 가을 색 구름은 겹겹이 어두워간다.
주1)녹기:명품 거문고인 “綠綺琴”을 말한다. 이 녹기금에는 전한시대 사마상여와 미인 탁문군간의 애정행각을 이어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2)아미봉: 중국 사천성 촉땅에 있는 산이다. 이백의 고향땅이기도 하다. 이백은 아미산을 일러 “촉국에는 아름답고 신비스런 산이 많지만 아미산에 비길 산은 없도다(蜀國多仙山 蛾眉遙難匹)” 하였다.
3)휘수: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에서 “白牙揮手 鍾期聽聲”이라는 고사가 있다.
4)상종: 중국 최고의 지리서인 “山海經” 에 의하면 “풍산에는 9개의 종이 있는데 매년 첫 서리가 오면 종이 스스로 울려서 이를 霜鐘이라 한다.” 하였다. 이 시에서는 동기상응(同氣相應)의 뜻으로 쓰였다.
초가을 이백은 고향 땅인 촉땅 아미산에서 내려온 승려 준이라는 거문고 명장의 탄금독주를 듣게 되어 그 감상을 이 시로 표현하였다.
거문고 명장 준의 한번 손짓으로 튕겨지는 거문고 소리에 고향의 소리를 듣는 듯도 하고, 맑은 가을산골짝의 솔바람소리를 듣는 듯도 하여, 타향살이 세파에 찌든 나그네 객심이 깨끗이 정화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음은 물론이려니와 그 아름다운 여운이 귀에 아련하여 그 옛날 전설속의 상종과 비견되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거문고소리에 취하다보니 가을 구름 겹겹히 아름답게 황혼은 물들어 하루해 저문 줄도 몰랐노라 는 가을 음악회 전경이다.
이백과 더불어 감상한 가을 거문고 독주회! 그 느낌이 어떠했는지요?
좋은 시간되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