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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환종주1. 수승대에서 세속의 시름을 잊다. / 산사랑방

이름없는풀뿌리 2015. 9. 15. 15:58
덕유산 환종주1. 수승대에서 세속의 시름을 잊다.
산사랑방  (Homepage) 2009-02-18 20:25:37, 조회 : 872, 추천 : 0

덕유산 환종주1.

수승대에서 세속의 시름을 잊다.

 

 

 

 <수승대에서 말목재를 넘어 지나온 능선들>

 

'덕유산 환종주'는

수승대에서 출발하여 성령산-말목재-현성산 갈림길-금원산-수망령-큰목재-월봉산-남령-

남덕유산-삿갓봉-무룡산-백암봉-지봉-대봉-갈미봉-아랫칡목재-시루봉-호음산-수승대로

이어지는 도상거리 약 52km의 물을 건너지 않는 환모양의 산줄기를 말한다. 

 

 

 

덕유산 환종주 위성도(출처 : J3클럽) 

'J3클럽'에 의해 2007년도에 개척된 코스다. 꼭지와 대간 덕유산구간을 종주하면서

대봉에서 호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들을 바라보며 언젠가 이 능선을 걸어보리라 마음을 먹었었다.

J3는 무박으로 끝냈지만 감히 엄두를 못내고 우리는 4구간으로 나누어서 진행하기로 한다.

하지만 꼭지가 사정으로 함께 갈 수 없다하여 혼자 길을 나선다.

 

 

 

 덕유산 환종주도

 

 

 

제1구간 (수승대 - 금원산 - 월봉산 - 남령) 약18km

 

 

 

 <수승대 주차장에 세워져있는 안내도> 07:03

개인마다 들머리 선택의 차이가 있지만 2번 구연교에서 홍색선방향으로 진행하였다.

지도상의 경계 마루금을 기준으로 삼았다.

 

주차장의 고도는 300m

금원산의 고도가 1353m이니 표고차가 1000m나 된다.

환종주중 오늘 코스가 가장 힘들지 싶다.

 

 

 

 

운치있는 현수교

밤에는 다리에서 비치는 불빛이 주위의 경관과 어우러져 참 아름답다고 한다.

그렇다고 밤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하여 일단 다리를 건넌다.

들머리를 찾기위해 J3리본을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원각사 방향으로 상류따라 걸음을 옮긴다.

계곡의 물소리가 조용조용들린다.

가뭄은 물소리조차 숨죽이게 만들어버렸나 보다. 

 

 

 

 <구연교와 너럭바위>

 

 

수승대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았다.

 수승대는 삼국시대에 백제에서 신라로 사신을 떠나보내던 곳이라 하여

처음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했다는 뜻으로 수송대라 불렀다.

조선 중종 때 '요수 신권'선생이 이곳에서 은거할 당시, 퇴계 이황 선생이 수승대의 아름다움을 전해 듣고

방문하던 중 그만 왕의 부름을 받고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이곳의 산수를 본 퇴계는

속세의 시름을 잊을 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고 격찬하였다.

그리고 근심을 보낸다는 뜻의 '수송대'라는 이름이 주위 경관에 비해 아름답지 못하다며

수승대라 고칠 것을 권하는 사율시를 지어 요수에게 보냈는데

이후 수승대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수승대는 본래 높이 10m의 커다란 천연바위로 덕유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위천으로 흘러들어

큰 못을 이루면서 생겨났으며 수승대 위에는 자고암과 요수정, 관수루, 구연서원 등이

수려한 경관속에 어우러져 있다. 1986년 국민관광휴양지로 지정되었으며

야외수영장과 야영장, 각종 놀이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구연교 옆에 위치한 요수정>

 

요수정은 중층의 정자로 '요수 신권' 선생이 풍류를 즐기며 제자를 가르치던 곳이다.

1542년 구연재와 남쪽 척수대사이에 처음 건립하였으나 임란 때 소실되어

그 뒤 1805년 후손들이 수승대 건너편 현 위치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요수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세속의 시름을 잊기에 충분하다.

3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에고~~ 내 정신 좀 봐..

 

 

요수정에서 상류로 500m정도 걸으니'정상500m' 이정표가 반긴다. (07:34)

지도를 확인하니 마루금으로 이어질 것 같아서 바로 오른다.

수승대에서 이미 세속의 시름을 잊었고 산문에 드는 순간 이제는 나를 잊는다.

그래도 한 가지 근심은 남는다. 길이 맞나? 

 

 

 

이정표에서 5분여 올라서니 건너편으로 환종주의 날머리가 보인다.

나중에 저곳으로 내려서면 성공할 것 같다.

 

길이 맞긴 맞나? 근심을 안고 오르는데 백구를 데리고 산책나온 주민을 만났다.

반가움에 인사를 나누고

"이곳으로 가면 금원산으로 갈 수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금원산은 이쪽이 아닌데.." 하며 걱정하는 투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면 현성산으로는 갈 수 있습니까?" 하고 다시 물으니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여 준다.

동네주민도 이곳으로 오르면 금원산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보다.

현성산으로는 갈 수 있다니 일단 길은 제대로 찾은 것 같다.

이제 근심까지 내려놓는다.

 

 

 

 

 

정상에 올라서니 헬기장이 있고 그 옆에는 이정표가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현성산 이정표는 없으나 리본이 붙어있는 헬기장 우측길을 따른다.

좌측은 수승대야영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길은 희미하지만 또렷하다. 멀리 현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제야 빛은 바랬지만 애타게 찾던 'J3'리본과 '국제신문'표시기가 보인다.

반갑다.

 

 

 

 가지치기 작업으로 베어낸 소나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말목재에 내려설 때까지 긴장은 하였지만 산길이 호젓하여 걷기가 좋았다.

하지만 여름에 녹음이 우거지면 진행하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목재 (08:15)

자동차는 아래 터널로.. 사람은 위의 동물이동통로로..

 

 

  ( 08:53 )

 

말목재에서 잠시 휴식하고 20여분 경사를 치고 오르니

현성산 1.3km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길은 좌측으로 급하게 꺾인다.

마루금 우측은 특용작물 재배지로 출입을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주 능선에 올라서니 지나온 능선이 환하게 보인다. 녹색선은 덕유환종주의 예상되는 날머리

뒤로 멀리 오도산과 비계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때로는 바위를 타 넘기도 하고 암봉을 우회하기고 하며..

그 때마다 막힘없이 펼쳐지는 조망에 혼자만의 탄성을 지른다.

햐~~ 좋다!

 

 

 

우측으로 현성산 암군이 살짝 보이고 뒤쪽으로 기백산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시원하다.

  

 

 

뾰족한 봉우리 너머로

다음에 내려서게 될 날머리와 우측으로 걸어온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처음 만난 로프구간을 지나 암봉에 올라 뒤를 돌아본다. 

멀리 가야산이 희미하게 보이고 오도산과 비계산도 빼꼼 고개를 내민다.

거창에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산들이 많아서 좋다.

산산산..

행복이 쌓여가는 소리다.

 

 

 

삼각점이 있는 필봉에서 바라본 현성산

 

 

 

드디어 가야할 금원산이 어서오라며 손짓한다.

 

낙엽이 쌓여 발목까지 푹푹 빠진다. 스틱도 힘을 쓰지못하고..

오름길은 급경사인데다 낙엽이 덮혀 미끄러워 진행하기가 무척 힘들다.

꼭지가 함께 왔으면 고생깨나 했을 것 같다. 

 

 

 

<현성산 갈림길> 10:21

이정표가 있어야할 지점인데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단지 표시리본만이 양쪽에서 바람에 파르르 떨며 길을 안내한다.

저 아래 수승대에서 현성산까지 5.5km라는 이정표에 표기된 거리가 맞지 않는 것 같다.

1.3km의 거리를 1시간 30분 걸릴 수는 없는 일..

5.5km가 아니라 7km는 되어보인다.

 

 

 

고도 1300지점

금원산이 가까워지니 빙판으로 변한 등로가 나와 숨박꼭질을 하자고 한다.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낙엽아래에 숨어서 있는 듯 없는 듯 귀신 흉내를 낸다. 

아마 내가 쫄딱~! 하고

미끄러지기를 바랄 것이다. 고소한 미소..

 

그렇다고 콩~! 하며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찍을 산사랑방이 아니지. 조심조심..

그랬더니 이번에는 하늘이 갑자기 변덕을 부린다.

일기예보는 약간 흐리고 맑다고 했는데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세차다.

한 무리의 남여 산꾼들이 차례로 내려온다.

연세가 많아 보였지만 발걸음은 날렵하다.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염려해 주는 마음이 참 고마웠다.

휴~~ 그래서 그분들 덕분에 쫄딱을 면했다.

 

 

 

 

금원산 (12:00) 

기온은 영하5도, 운무가 가득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강한 바람때문에 오래서있기조차 힘들다.

내림길은 빙판이라 아이젠을 착용하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이 상태로는 오늘 남령까지 가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이 든다. 무엇보다 조망이 없는 날 월봉산을 만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벼락맞은 나무 같은데..

 

여름에는 참으로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얀 진눈개비가 내려앉은 정겨운 산죽길이다.

하지만, 허전하고 공허함이 가득하다. 발자국의 흔적조차 지워지고 없어서 더욱..

길 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쓸쓸함을 떠나 고통이다.

 

 

 

 

<수망령> 12:50

악천후속에 더 이상 진행한다면 극기훈련이 될 것 같아서

용추사로 하산하기로 마음을 정한다. 조망좋은 월봉산은 다음으로 미루어 꼭지와 함께하리라..

갑자기 장수사 일주문이 보고싶다.

예전에 해병대부부와 기백-황석종주를 하면서 일주문과 조우했지만

그때는 어두운 밤이나 제대로 인사를 못했다.

 

 

 

 

수망령에서 장수사터로 내려가는 길은 시멘트포장이 말끔하게 되어 있다.

이곳까지 택시가 올라올 수 있겠다 싶어 부를까 하다가

그냥 터벅터벅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30여분이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일주문이 도망갔는지 걸어도걸어도 나타나질 않는다.

눈은 계속내리고.. 홀로 걷는 길 위로 또 쓸쓸함이 베어난다.

꼭지의 뒷모습이 그립다.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이라는 편액이 걸린 장수사 일주문

수망령에서 1시간 20분이나 걸렸다.

눈은 그치고 하늘은 내 언제 그랬나는둥 시치미를 뗀다.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 하다.

다시 수망령으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아쉽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텅빈 일주문으로 바람만이 휑하다. 장수사의 부처님은 어디로 가셨을까..

 

..............................

 

산행일 : 2009.2.15.(일) / 산사랑방 홀로 약 7시간

차량회수 : 안의개인택시 055-962-3400 메타요금 23,000원

..........................................

 

- 구간별 산행시간 -

 

07:00 수승대주차장

08:15 말목재

10:20 현성산 갈림길

12:00 금원산

12:50 수망령

14:10 장수사 일주문(조계문) 주차장

 

 - 끝 -

덕유산 환종주1-1 월봉산에서 백두대간을 바라보다.
산사랑방  (Homepage) 2009-03-21 08:02:30, 조회 : 116, 추천 : 0

 

덕유산 환종주 (월봉산 구간)

 

 

2009. 3.   15. (일)맑음

꼭지와 둘이서

산행시간 : 6.35km 휴식포함 5시간 15분(08:45 ~ 14:00) 

차량회수 : 남령~수망령 25,000원

(서상개인택시 박상희 010-9963-0094)

........................

 

 

 

수승대에서 수망령까지 홀로 산행이후 근 한 달만에 길을 나섰다.

지난번에 악천후로 남령까지 진행하는 것을 포기하고 용추폭포로 하산했는데

오늘 산행을 하고 나서야 그때 판단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봉산에서 칼날봉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봉산 칼날봉>

 

 

 

<오늘의 산행 출발지인 수망령>

 

수망령에서 월성리까지 임도는 시멘트포장이 잘 되어 있다.

용추계곡에서 수망령을 넘어 월성리까지 승용차 통행이 가능하지만

월성리 방향은 길이 좁아 차량 두대가 교행이 힘든 것이 단점이다.

 

오늘은 차를 남령에 세워두고 월성지구에서 택시를 타고 수망령까지 올랐다.

마지막 갈림길에서 기사님이 어디로 갈까 망설이시길래

"우측 전봇대방향으로 갑시다." 하고 계곡쪽으로 진행했는데 길을 잘못들고 말았다.

좁은 다리를 건너고 나니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이 나타났다.

에고~~ 이를 어째, 좁아터진 임도에서 후진할 수도 없고 하여 계속 고~~

 

부드득부드득.. 차량하체가 땅에 긁히는 소리..

서상택시 사장님께 미안했다.

때 마침 밭으로 들어가는 공터가 있어 겨우 차를 돌려 나왔다.

조금전 갈림길까지 되돌아와 좌측으로 오르니 수망령까지 시멘트포장이 말끔히 되어 있었다.

"좋은 길 놔두고 괜히 차만 긁었네.."

까닥했으면 좁은 비포장임도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큰일날번 했다.

휴~~.

 

 

 

<수망령에 세워져있는 산행안내도>

 

안내도에는 수망령에서 남령까지 6.35km로 되어있지만

꼭지의 느린걸음으로 5시간이 넘게 걸렸다.

너무 심했지 싶다.

 

하긴, 백두대간 시작하신 분들이 우리 산행기를 보고

꼭지(?)도 가는데 우리가 못가겠냐며 용기를 얻어 자신있게 진행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꼭지의 걸음은 자타가 인정하는 느림보인 셈이다.

그렇다고 백두대간 그거 웬만하면 따라하지 마세요.

 

 

 

<덕유산 삿갓봉과 무룡산이 겨울나무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이곳은 고도가 높아서인지 아직 봄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남도에는 벌써 봄이 왔는데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봄소식을 전해주질 않는다.

생강나무는 물론이고 노루귀조차 겨울잠에 푹 빠진듯 하다.

 

 

 

수망령에서 큰목재로 오르는 길.. 

가파르기도 하고 순하기도 하여 적당하게 강약을 조절해 주어서 좋다.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기백산 능선과  거망산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예전에 해병대부부와 저 능선을 한 바퀴 돌았었다.

그때는 모두 산에 미쳤기 때문에 힘들어도 그 고통 자체가 좋았다.

그런데 요즘은..? 

든든했던 해병대부부가 도통 함께할 생각을 않는다.

꼭지와 둘이서 산에서 죽으라는 건지 전화하면 맨날 아프단다.

 

 

 

그러고 보니  

어디든지 묵묵히 함께해주는 꼭지가 제일 고맙다.

 

 

 

 

<거망산-월봉산 갈림길인 큰목재의 이정표>

 

 

 

가야할 월봉산이 지척이다. 

앞에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인줄 알고 힘들게 올랐는데 아니었다.

헬기장이었는데 진짜 정상은 그 뒤에 있었다.

그때의 허탈감이란..

 

 

 

금원산이 꼭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빙그시 웃는듯 하다.

"뭐가 그리 힘들어~~?"

늘 고통스런 걸음걸이.. 꼭지에게 산행은 무엇일까?

언덕길은 조금만 경사가 있어도 힘들어한다.

그뿐이 아니다. 산행거리 10km만 넘어서면 체력이 소진되기 시작한다.

다리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나중에는 더 이상 못가겠다며 버티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내리막길에서는 총알처럼 사라지는 꼭지..

 

 

 

큰목재를 내려서니 4거리 안부다.

지도상 고개이름은 없으나 서상면 상남리로 이정표가 붙어있다.

리본도 많이 걸려있는 것을 보면 산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코스 같다. 

 

 

 

월봉산 오름길..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낯 익은 산세가 시야에 들어온다.

가스가 차서 조망이 흐렸지만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마치 바다위의 섬 같다.

지리산!!

언제 불러보아도 정겹고 기운찬 이름이다.

  

 

 

덕유환종주의 호음산 방향

산불경방이 풀리고 덕유산 철쭉이 절정일 때 쯤

 저 능선을 걸어보리라.

 

 

 

수망령에서 월성리로 이어지는 임도와 금원산

 

 

 

월봉산에서 바라본 금원산

정상석이 두 동강이 난 것을 누군가 붙여놓았다.

 

 

 

월봉산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백운산 방향

 

잠시 상념에 잠겼다.

제 작년 여름에 지나온 대간마루금이다. 지리산에서, 봉화산에서, 백운산에서..

계속 빗속을..

육십령까지 진행하는동안 흐림과 비의 연속, 하여튼 우중충한 대간이었다.

만복대구간에서는 날씨가 좋은 대신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서 더워서 혼줄이 났다.

고기리를 지나 수정봉 능선에 붙으니 온도가 30도? 세상에~ 산길이 그렇게 더운줄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그 길을 같이 걸어온 꼭지가 대견하다.

 

 

 

월봉산을 내려서니 기암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가야할 칼날봉과 남덕유산, 삿갓봉..

꼭지는 지금 어떤 생각으로 저 능선들을 바라볼까? 

ㅋㅋ.. 빨리 하산했으면 하는 생각 뿐일 것이다. 꼭지다운 생각..

 

 

 

 

 

 

북사면의 빙판길..

아지젠을 가져갔지만 거리가 짧아서 그냥 지나가자 했는데

꼭지가 그만 엉덩방아를 ㅇㅇㅇ

아이젠 안신겨 줬다고 왜 나한테 화풀이를..ㅠㅠ

 

 

 

우측으로 육십령 고갯마루가 보인다.

제 작년, 육십령휴게소에 들러서 아주머니(?)께 막걸리부터 한병 달라고 했다.

육십령휴게소 막걸리를 먹어야지 일병진급을 시켜준다기에..

 

 2007. 9. 30. 그래서 꼭지와 대간일병 진급을 했다.

지금은 말년병장이라며 아무도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 일병(?)이었던 그때가 그립다.

일병 진급하고 났더니 대간선배들과 지인들이 많은 격려와 용기를 주었었다.

 

 

 

암릉을 타는 재미가 솔솔하다.

덕유산을 가슴에 품고 가는 느낌이다.

 

 

  

 

 

암반 위에는 로프도 없고.. 바위틈새로 바짝 업드려 기어가야 하는데

 ㅋㅋ.. 꼭지가 요렇게 건너오라며 시범을 보인다.

신기하게도 대간을 하고부터 꼭지의 달라진 모습이다. 간이 쪼매 커진것 같다.

 

 

 

칼날봉능선은 음지인 월성재와 일직선상에 있다.

좌측은 남덕유산, 우측은 삿갓봉이 떡 버티고 있어서 묘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다.

 

 

 

우회길이 없어서 무조건 바위를 타 넘어야 하는 구간이다.

로프도 없다. 약간은 까다로웠지만 꼭지가 잘 넘었다.

 

 

 

뒤돌아본 월봉산, 북사면에는 아직도 잔설이 하얗게 보인다.

 

 

 

칼날봉이 위용을 들어낸다.

 

 

 

 

겨울 산수국?

 

 

 

칼날봉에서 바라본 할미봉

 

할미봉이 볼록 고개를 내민다. 

겨울철 할미봉의 로프구간은 무척 위험하다.

그래도 대야산 로프구간보다는 낫겠지만..

제작년 할미봉에서는 꼭지가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떨어질 번 했다.

그때는 참으로 아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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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사진은

백두대간 할 당시의 할미봉과 대야산의 로프구간을 내려서는 꼭지

 

 

<2007. 10. 14. 08:25 할미봉 로프구간>

 

 

 

<2008. 3. 9. 16:04 대야산 로프구간>

 

 

칼날봉을 우회하는 북사면에는 잔설이 얼어 미끄러웠다.

하지만 급경사 구간에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서 진행하기는 좋았다.

 

 

 

 

송곳니 처럼 오똑 솟은 칼날봉을 뒤로하고

경사면을 내려서니 꼭지의 뒷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내려갈 때는 휑~~ 하며 사라지는 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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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이어가야할 남령재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잿빛 능선이 부드럽다.

하지만 무박으로 진행한다면 저 오름길이 무척 힘들게 느껴질 것 같다.

 

 경방이 해제되면 덕유산에는 봄기운이 가득할 것이다.

그 때가 기다려진다.

 

- 끝 -

 

 

 

<수망령에서 남령까지 산행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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