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정도전 삼봉집 제8권/ 부록(附錄) /국초 군영의 진적에 씀[題國初羣英眞蹟]
국초 군영의 진적에 씀[題國初羣英眞蹟]
【안】 본주(本註)에 ‘삼봉이 국초 사람의 친필(親筆)을 전하고자 하여 혹은 시문(詩文)도 짓게 하고, 혹은 옛날 사람의 시문을 쓰게 하여 그 이름을 국초진적(國初眞蹟)이라 하였다.’고 했음.
권근(權近)
삼봉과 스승인 양 친구인 양 수십 년 동안 / 師友三峯數十年
그 뛰어난 명망 일찍이 흠모해 왔네 / 早欽譽望出羣賢
치밀한 공부는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 功夫縝密常持守
정밀한 의리는 벌써 환하게 통했구나 / 義理精微已貫穿
무지개를 토할 듯 북두를 찌를 듯한 기운 / 氣若吐虹衝北斗
해를 받들어 하늘 가운데 올려놓을 솜씨네 / 手能扶日上中天
정승이 되었건만 선비의 뜻은 그대로 / 廟堂不變書生志
그 풍부한 경술에 병권까지 겸했구나 / 經術還兼節制權
쌍벽의 칭찬이야 내 얼마나 감격했나 / 待士洪恩雙白璧
청백한 가법은청전 하나 전할 뿐일세 / 傳家淸德一靑氈
천리 밖 싸움 이기는 깊은 꾀가 있고 / 深謀決勝於千里
넓은 아량은 누구나 다 포용하는구나 / 廣度包容則百川
교훈은 사도의 바른 길을 인도해 가는데 / 垂訓要明斯道正
능숙한 말솜씨는 이단을 힘껏 배척하겠네 / 能言力闢異端偏
감사하게죽당에서 함께 거닐었으며 / 竹堂自幸甞聯步
부끄럽게 과장에 같은 시관이 되었네 / 棘院多慚得比肩
교정은적공의 빈부로 변함과 다르다 / 交匪翟公貧富變
영화는곽 자의의 만복과 똑같구나 / 榮如郭氏始終全
이 변변치 못한 글씨를 쓰라 하시니 / 索書不鄙家雞陋
시를 쓰면서도 부끄럽기만 하네 / 爲寫新詩愧斐然
자주(自註)에 ‘삼봉 상국(相國)이 나에게 글씨를 쓰라 하므로 이것을 써서 주었다. 지난해에 내가 삼봉 선생을 위하여 학가(鶴歌)를 지어서 맹운(孟雲) 한선생(韓先生)의 칭찬을 받았으므로 지금 같이 써서 올린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