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sr]우주,지구

하늘에서 떨어지는 행운벼락 ‘운석’

이름없는풀뿌리 2015. 9. 17. 14:47

하늘에서 떨어지는 행운벼락 ‘운석’

 

이성규의 이야기가 있는 과학 이슈

http://www.sciencetimes.co.kr/ 

 

 

“빨래 널기에 딱 좋은 날씨야!”
2004년 여름 영국 서퍽주의 로스토프트에 사는 폴린 애거스 할머니는 빨래를 널기 위해 집 뒷마당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폴린 할머니는 빨래를 널다 말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무언가 팔을 강하게 내리쳤기 때문이죠.

▲ 199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상공에 나타난 화구와 그때 떨어진 운석  ⓒ

남편인 잭 할아버지가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 보니 할머니는 이미 팔에 깊은 상처를 입고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랬을까요. 노부부는 갑자기 일어난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마침내 수상한 물체를 하나 발견해냈습니다. 할머니가 서 있는 자리 근처에서 호두만한 크기의 갈색 물체를 주웠던 거죠.

폴린 할머니의 팔에 상처를 입힌 그 물체는 바로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이었습니다. 그동안 운석이 사람 사는 집의 지붕을 뚫고 들어왔거나 차에 충돌한 경우는 있었지만, 사람이 운석에 직접 맞은 경우는 이 사건이 최초인 셈입니다. 그럼 사람이 운석에 맞을 확률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요?

무게 1톤 정도의 운석은 수 년에 한번 정도 떨어지고 그보다 더 작은 것은 매일 하나 정도의 비율로 지구 대기권에 돌입하는데, 그 양으로 따지면 연간 수백 톤의 운석이 지구를 방문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대기마찰로 인해 가열되어 타 버리고 지표에 도달하는 것은 아주 적어서 수십 kg밖에 되지 않는데, 사람 눈에 띄어 회수되는 것은 연간 서너 개에 불과합니다.

폴린 할머니가 맞은 아주 작은 크기의 운석이 1년에 약 500개 정도 지구에 떨어진다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지구의 표면적이 약 5억㎢인데, 남한의 표면적은 10만㎢이므로 남한에는 10년에 1개 정도의 운석이 떨어집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성인의 체면적을 약 0.8㎡로 잡으면 우리가 8×10의 14승 년, 즉 800조년을 산다면 한 번 정도는 운석이 머리 위로 떨어질 확률이 있습니다.

즉, 지구 나이의 약 20만 배를 살아야 운석을 직접 맞을 확률이 생기는 셈인데, 76세인 폴린 할머니가 그에 해당되었으니 정말 재수가 없는 경우죠. 하지만 운석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나면 폴린 할머니가 꼭 운이 나빴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우선 운석은 시중에서 거래되는 시가만 해도 1g당 1달러에 이르는 아주 값비싼 물건입니다. 또 운석에는 지구의 암석으로부터는 얻을 수 없는 태양계 형성기의 아주 귀중한 정보가 감추어져 있기도 합니다.

운석은 소행성의 파편이나 혜성, 유성 등이 지구의 중력권에 붙잡혀 낙하하다가 대기 중에서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지상에 떨어진 것을 일컫습니다. 거의 대부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소행성대로부터 오지만, 가끔 달과 화성으로부터 온 운석도 발견되곤 합니다.

운석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마찰로 인해 타버리거나 잘게 쪼개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떨어지는 것을 직접 관찰하여 회수한 운석을 관측운석이라 하고, 비록 떨어지는 것을 관찰하진 못했지만 나중에 발견하여 운석으로 판명된 것을 발견운석이라 부릅니다.

운석의 종류는 크게 분화운석과 시원운석(미분화운석)으로 나누어집니다. 즉, 분화 여부가 분류의 척도가 되는데, 분화란 근원이 되는 물질이 녹아서 구성 성분의 밀도에 따라 중력으로 분리되어 각각의 층 구조를 이루는 현상입니다. 무거운 것은 중심부로 뭉쳐지고 가벼운 것은 표면에 뜨게 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가장 좋은 예입니다.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식으면서 중심의 핵에서부터 맨틀, 지각의 순으로 무게에 따라 뚜렷한 층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화 운석은 이 3개의 층 가운데 어떤 부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인가에 따라 다시 3종류로 나누어집니다.

▲ 1920년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발견된 호바 철운석. 무게가 60톤으로 현존하는 최대의 운석이다  ⓒ
가장 중심인 핵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철운석으로서, 주로 철과 니켈을 주성분으로 하는 광물로 이루어져 있죠. 다음의 중간층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암석과 철ㆍ니켈의 합금이 1:1의 비율로 되어 있어 석철운석이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표층에 해당하는 부위에서 떨어져 나온 석질운석은 거의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에이콘드라이트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분화된 천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은 분화운석이며, 시원(始原)운석은 규모가 너무 작아 미처 분화되지 않은 운석을 말합니다.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원운석은 표층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에이콘드라이트와 같이 석질운석으로 분류되는데, 그것과는 달리 콘드률이라 불리는 아주 작은 유리구슬 같은 입자를 포함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지구상의 암석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콘드률을 포함하는 석질운석을 에이콘드라이트와 구분하여 콘드라이트라고 합니다.

그럼 우주로부터 날아온 돌멩이에 불과한 운석에 어떤 귀중한 정보가 들어있는 것일까요. 현재 물질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에 의하면 운석의 연령은 46억년입니다. 물론 예외가 있긴 하지만 그 오차는 겨우 천만년 정도일 뿐 거의 모든 운석의 나이가 46억년 정도로 나옵니다.

하지만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으로 밝혀진 그린란드 남서부의 이수아(Isua) 지방에서 발견된 변성퇴적암은 나이가 약 38억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태양계의 생성 당시 만들어진 지구 나이와 암석 사이에서 8억년이란 긴 공백이 생기는 거죠. 이 공백을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운석입니다.

대다수의 운석은 2차적인 변성을 받지 않고 태양계 형성 당시의 정보를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내부의 마그마가 분출, 냉각되어 만들어진 암석은 굳어서 고체가 된 시점이 곧 나이가 됩니다. 즉, 한번 만들어진 암석이라도 침식이나 용융 같은 작용을 받아 그 형태를 잃어버리면 그 이전의 나이는 사라지고 다시 굳어지는 시점이 그 암석의 새로운 나이가 되는 거죠.

결국 지구에서 38억년 이전의 암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이전의 암석이 모두 어떤 원인에 의해 지하 밑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나이의 암석으로 재탄생했음을 의미합니다. 즉, 38억년 이전에는 지구의 표층부가 유동적이었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침식과 용융 작용뿐만 아니라 대륙의 이동, 맨틀의 대류 등에 의해 지구의 표층이 끊임없이 변화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운석은 지구에서의 최초 생명 탄생을 설명해주는 장본인으로도 꼽힙니다. 현재 여러 가지 생명기원설이 있지만, 그 어떤 설명도 한계와 가정을 지니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특히 원시지구의 단순한 무기물에서 복잡한 유기물질이 만들어질 확률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이런 난관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생명의 기원을 우주에서 찾고 있습니다. 우주기원설이 바로 그것인데, 우주로부터 날아온 운석에 유기물질 혹은 미생물 종자가 묻혀 왔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1969년 오스트레일리아 머치슨 지역에 떨어진 운석에서 다양한 유기물 분자가 발견되어 이 주장에 더욱 힘을 보태주기도 했습니다. 혹시 지상에 떨어진 후 지구의 유기물에 오염된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지만, 반대 증거가 너무도 뚜렷했습니다.

우선 그 운석 조각은 낙하한 그날 바로 채취되어 오염되지 않도록 조치가 취해졌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 그 운석에서 발견된 몇 종류의 아미노산은 지구상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운석에 실려 온 유기물질이 분명 우주에서 온 물질이라는 걸 증명하는 셈입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보관중인 두원운석  ⓒ

우리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운석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보관된 두원운석이 유일합니다. 두원운석은 1943년 11월 23일 오후 3시경 전남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산에 떨어진 것을 당시 근처 학교에 재직 중이던 일본인이 채집했습니다. 그 후 1958년부터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가 56년만인 지난 1999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 옮겨 왔습니다.

두원운석은 1985년 대영박물관이 발행한 운석 카탈로그에 실림으로써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현재 이 카탈로그에 등재된 한국 운석은 총 3점입니다. 두원운석 이외에 2점이 더 있지만 나머지 2점도 모두 국외로 반출되어 현재 그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무게 2.1kg의 두원운석은 콘드률을 함유한 시원운석으로서 철 함유량이 적은 석질운석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운석이 희귀하다보니 가끔 외국에서 수입된 텍타이트가 운석으로 둔갑해 팔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텍타이트는 19세기 말경 보헤미아 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달에 떨어진 운석에서 튕겨져 나온 암석이라는 설과 우주에서 유리성분이 녹은 액체가 비 오듯 떨어져 내렸다는 설 등 생성 기원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운석이 지표면에 떨어질 때 충돌한 부분이 높은 열과 에너지에 녹아서 빗방울 모양으로 공중에 튀어 올랐다가 떨어진 지구의 암석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텍타이트는 이처럼 대기 중에서 급속 냉각되다보니 운석과는 달리 표면에 기포자국을 띤 반들반들한 유리질로 되어 있습니다. 또 대기 중을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만들어져서 독특하고 신기한 모양을 한 것이 많습니다.

 

 

또 다른 별에서 날아든 보석
테크노 리더스 다이제스트(TLD)

 
보석처럼 빛나며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의 장엄한 광경 앞에서 인간으로서 경외감마저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자연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그 환상의 보석들이 초고온의 불덩어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그러한 밤하늘의 보석에서 만들어진 실제 보석이 지구에서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최근 워싱턴 카네기 연구소에서는 또 다른 별에서 온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알갱이를 관측했다. 이것은 알데바란(황소자리에 있는 매우 밝은 적색 거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돌아오는 임무와 같은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멋진 것이다. 그들은 금 표면 위에 샘플을 올려놓고 이온빔을 쪼여 이 알갱이들이 다른 별에서 온 것임을 확인했다.

이 결정은 태양 질량의 4~7배 정도되는 중간급 질량을 갖는 별이 적색 거성 단계에 이르렀을 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이러한 별은 초신성 폭발로 생을 마감하고 중성자 별을 남긴다. 논문의 주저자인 네덜란드 유트레히트(Ultrecht) 대학의 이탈리아 천문학자 마리아 루가로(Maria Lugaro)는 이와 비슷한 조각을 찾아 분석한다면 적색 거성의 내부 환경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문의 조각은 OC2로 명명되었다. 이 물질이 지구로 유입된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으며, 유일한 정보는 1895년 인도의 Bishunpur, 1940년 인도의 Semarkona, 또는 1946년 우크라이나의 Krymka에 떨어진 석질 운석 중 하나에서 나왔다는 것 뿐이다.

연구자들이 3개의 운석 잔해의 내용물을 분석하기 위해 산에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OC2가 발견되었는데, 어느 운석에서 나왔건 간에 이것은 한 때 운석의 일부였고 그 이전에는 태양의 원시 성운과 먼지를 이루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태양계 형성 이전에 이곳으로 유입되어 태양계의 형성 과정에서 다른 물질과 섞이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강옥, 하이보나이트, 첨정석을 포함한 다양한 광물로 이루어진 수천 개의 알갱이들을 확인함으로써 이 입자들이 태양계 이전 물질이라는 것을확인했다. 알갱이들은 그들의 성분 원자들의 비율을 통해 확인되는데, 이러한 성분 분석은 이온빔으로 원자들을 떼어내 분석하는 질량 분광기에서 수행된다.

마그네슘, 알루미늄, 산소 원자로 구성된 루비와 비슷한 첨정석의 경우 태양계 이전 변종들 내에 포함된 마그네슘의 평균 질량은 질량수 25, 26을 갖는 동위원소를 더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운석 속에 포함된 같은 물질 내의 마그네슘의 질량보다 더 무겁다.

별이 수소 연료를 태워 헬륨을 만들고 더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되는 과정을 모사하는 컴퓨터 모형은 마그네슘이 형성되고 고온의 기체에 의해 이동되며 우주로 방출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특히 중간 질량의 적색 거성에서‘준설’이라 불리는 현상은 헬륨이 타는 안쪽의 깊은 곳에서 수소가 소비되는 층으로 뜨거운 물질을 끌어 올린다. 이러한 모든 과정이 서로 다른 마그네슘 동위원소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고 최종 혼합 비율을 결정한다.

이 연구는 천문학 뿐만 아니라 화학, 핵물리학, 실험실 분석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논문도 4개 국가에서 온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현단계에서는 저질량 적색 거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OC2가 중간 질량을 가진 적색 거성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그들의 결론은 이러한 별들의 화학 조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욱 흥미로운 것이다.

OC2의 유사물이 발견되고 그들의 근원이 되는 별의 형태에 대한 확신이 서게 되면 OC2와 같은 먼지 알갱이들의 형성을 모사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컴퓨터 모형의 제작이 가능할 것이다.

우주의 모든 물질에는 수명이 있다. 천문학의 기본 요소인 별은 물론이고 물리학의 기본 입자들조차도 유한한 수명을 갖는다. 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며 생명의 순환을 일으킨다. 자신과 주변의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초신성 폭발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돕고 보석까지 남긴다니 우주는 참으로 신비한 곳이다. 아기공룡 둘리에서 나온 보석별이 우주 어딘가에 정말로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 투명한 초록색을 띠어 보석으로 사랑받고 있는 몰다바이트  ⓒ

[아하 우주] 金보다 10배 비싼 '운석' 의 모든 것

서울신문 | 입력 2015.12.25. 07:25

[서울신문 나우뉴스]

작년 12월 남극에 있는 우리 장보고 과학기지 남쪽 300㎞ 청빙지역에서 우리나라 연구팀이 대형 운석을 발견하는 행운을 잡았다. 그동안 찾아낸 남극 운석 중 가장 큰 운석(사진)으로, 가로 21㎝, 세로 21㎝, 높이 18㎝, 무게 11㎏이나 나간다. 남극 운석은 우주 공간을 떠돌던 암석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떨어진 것으로, 태양계 탄생 초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화석이라 할 수 있다. 원래 남극은 지구상에서 운석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지역이다. 흰 눈벌 위에 시커먼 돌덩어리가 눈에 띈다면 운석일 가능성이 높다.

남극에 있는 우리 장보고 과학기지 남쪽 300㎞ 청빙지역에서 우리 연구팀이 발견한 대형 운석. 그동안 찾아낸 남극 운석 중 가장 큰 운석으로, 가로 21㎝, 세로 21㎝, 높이 18㎝, 무게 11㎏이나 나간다.
남극에 있는 우리 장보고 과학기지 남쪽 300㎞ 청빙지역에서 우리 연구팀이 발견한 대형 운석. 그동안 찾아낸 남극 운석 중 가장 큰 운석으로, 가로 21㎝, 세로 21㎝, 높이 18㎝, 무게 11㎏이나 나간다. 극지연구소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여덟 차례 남극운석 탐사를 벌여 42개의 운석을 확보하여, 우리나라는 모두 282개의 남극 운석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3월에는 진주에 운석이 여러 개 떨어져 너도 나도 운석 찾으러 나서는 통에 온 나라에 운석 바람이 불기도 했다. 왜 사람들이 운석을 찾으러 그렇게 법석을 떠는 것일까? 운석이 무게로 따져 금값의 10배가 되는 것도 있다니, 그럴 만도 하다. 물론 모든 운석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리고 운석을 발견한 후에도 뒤처리를 잘못하면 운석 가치는 뚝 떨어진다.

매일 1백 톤씩 떨어지는 운석

그런데 이런 운석이 매일 평균 1백 톤, 일년에 4만 톤씩 지구에 떨어지고 있다. 먼지처럼 작은 입자의 우주 물질은 1초당 수만 개씩, 지름 1㎜ 크기는 평균 30초당 1개씩, 지름 1m 크기는 1년에 한 개 정도씩 지구로 떨어진다. 하지만 그 3분의 2가 바다에 떨어지고, 나머지는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 떨어지는 통에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날마다 지구를 찾아오는 외계 손님, 운석이란 과연 무엇인가? 운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별똥별, 곧 유성체가 타다 남은 암석이다. 그래서 운석을 '별똥돌'이라고도 한다. 그러면 이런 유성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대부분은 지구에서 약 4억km 떨어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소행성대에서 온다.

운석이 날아오는 소행성대.(그림/위키)
운석이 날아오는 소행성대.(그림/위키)

소행성이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보다 작은 천체를 말한다. 소행성대에는 크기가 트럭만한 것에서부터 수백km나 되는 거대한 우주 암석들이 빽빽이 모여 있는데, 2010년 1월 30일 현재 23만 1,665개가 등재되어 있다.

이 수많은 소행성들은 모두 45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부터 존재해온 물질들이다. 이것들은 잘하면 행성이 될 수도 있었는데, 목성의 조석력이 하도 크다 보니 행성이 채 되기도 전에 바스라져버린 행성 부스러기라 할 수 있다.

행성 간 공간에 혜성이나 소행성이 남긴 파편들이 떠돌아다니다가, 초속 30km의 속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로 끌려들어오면, 초속 10~70km의 속도로 지구대기로 진입, 대기와의 마찰로 가열되어 빛나는 유성이 된다. 이를 화구(火球, fireball)라 한다. 대부분의 유성체는 작아서 지상 100km 상공에서 모두 타서 사라지지만, 큰 유성체는 그 잔해가 땅에 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운석이다.

공룡 대멸종도 운석 충돌로...

매일 1백 톤씩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 생각해보면 이 우주 안에서 100% 안전한 곳은 하나도 없다. 그 확률이 희박할 따름이지, 운석은 지금 이 순간도 내 뒤통수를 후려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 지붕을 뚫거나 차를 찌그러뜨리는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하지만 당신이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지만 않는다면, 그건 횡액이 아니라 엄청난 행운이다. 운석이 지붕 수리비나 찻값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의 값어치가 나가기 때문이다.

오염되지 않은 희귀 운석은 이처럼 ‘우주의 로또’가 되기도 한다. 화성에서 온 운석이나 지구 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운석 등은 1g당 1000만 원을 호가한다. 그러므로 운석이 떨어진 걸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재빨리 비닐 장갑을 끼고 운석을 수거해서는 밀봉한 다음 냉동고에 집어넣는 일이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운석 충돌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에 떨어진 소행성 충돌일 것이다. 지름 10km의 소행성이 떨어져 지름 180km의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약 6500만 년 전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멸종했는데(K-T 대량멸종 사건), 그 원인이 바로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이라고 한다.

운석 충돌이 한 나라에 거대한 부를 안겨준 희귀한 사례도 있다. 운석 충돌로 인한 고열과 압력으로 엄청난 규모의 다이아몬드가 생성되었던 것이다. 그 행운의 나라는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에 전 세계 매장량의 10배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수조 캐럿이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지난 2012년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장소가 바로 운석이 충돌한 크레이터라는 것이다. 매장량은 자그마치는 향후 3000년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지구 종말은 소행성 충돌로?

약 65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에 지름 10km의 소행성이 떨어져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지구생명체의 약 70%가 멸종했다.(그림/NASA)
약 65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에 지름 10km의 소행성이 떨어져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지구생명체의 약 70%가 멸종했다.(그림/NASA)

이처럼 다양한 얼굴을 가진 운석이지만, 문제는 그 가공스러운 충돌이 가져올 대재앙이다. 지름 10km짜리 소행성 하나가 초속 20km 속도로 지구와 충돌하기만 해도 강도 8 지진의 1000배에 달하는 격동이 지구를 휩쓸 것이며 대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연유로 지구 종말은 소행성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공포가 광범하게 퍼져 있는 실정이다.

시속 수 만km의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는 운석의 파괴력은 실로 가공스러울 정도다. 지름이 수백 미터의 운석이 지상에 떨어지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 순간의 파괴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수십만 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것과 맞먹는 끔찍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러한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최선의 방법들을 찾아내는 데 여념이 없다. 지구로부터 0.05AU(지구-태양 거리 1AU=1억 5천만km) 이내에 접근하는 천체를 지구접근천체(Near-Earth Object, NEO)라 하는데, 지구에 잠재적인 위협을 줄 수 있는 소행성 100만 개 중에 발견된 건 단 1%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 100만 개 이상의 소행성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이다.

주목! 2029년에 접근하는 소행성 아포피스

특히 천문학자들이 우려의 눈길로 주목하고 있는 소행성이 하나 있다. 축구장보다 큰 이 철광석 소행성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13일 금요일, 3만 5,000km 이내로 근접 통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지구-달 사이 거리의 1/10 수준으로 거의 충돌이나 마찬가지다. 그 접근 거리는 지구 표면과 정지 위성 사이를 통과할 정도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과학자들은 위협 천체와 지구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고출력 레이저로 소행성을 태우는 방안은 그중 하나다. 비행기에서 고출력 레이저를 쏘아 소행성 한쪽 면에 태워버림으로써 소행성 무게 평형을 깨뜨려 궤도를 뒤틀리게 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지구위협천체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작년 12월 국회에서 ‘우주개발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우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우주환경감시기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원래 우주는 폭력적인 장소이다. 우주 안에서 100% 안전한 장소는 없다. 소행성 충돌은 백만분의 1초 만에 모든 게 끝장날 행성 충돌이나 중성자별 충돌, 블랙홀 충돌, 그리고 은하 충돌에 비하면 씹던 껌에 얻어맞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지구로 향해 꽂힐 때는 말 그대로 지구 종말이 될 것이다.

과연 지구는 소행성 충돌로 끝장날 것인가? 그것이 신의 시나리오인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인류는 이 광포한 우주 속에서 오로지 우연과 행운, 그리고 신의 가호에 의지한 채 살아가야 할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만은 확실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