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최애리(崔愛里) - 흩어져 날아 내리며 우리는 비로소 모이고 있었을까. 저마다 내리어 잠들 데를 찾아, 종일 헤어지던 날개소리- 날개소리를 젖은 날개 아래 잠잠히 들으며, 잠들어 잠시 모일 데를 찾아, 그러나 흐르는 어느 물가에? 불빛 하나로, 오 황폐히 드러나는 밤 휘청휘청 꿈 속으로 미리 우리는 오래 걸어 들어 갔다. 들리지 않을 때까지 들리는 물소리. 강물은 흘러 훌훌- 밤을 벗어나고, 제 꿈에 발이 묶여 내리지 못했을까.- 그칠 수 없이 날개를 치며, 다시 떠나가는 우리들.- 땅이 되고 싶다. 어디쯤일까? 물길을 거슬러 스스로를 거슬러,- 흐르는 샘이 되어 서로 부르며, 또 무엇을 거슬러- 어디쯤에서, 우리는 서로의 땅이 되어 있을까?- 새. 새.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