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펄 - 무창포2 / 박은숙 - 물 빠진 자리에 길 게 누운 바위는 질척한 가슴 해풍에 널어 말리고 흰 거품 가득 담고 세상 구경 나온 방게는 어지러워 바로 걷지 못했다. 바로 걷자 바로 걷자 다짐하지만 세상이 옆으로 간다 눈감아도 넘실대는 그리움 수평선 끌어와 안과 밖 경계삼고 가슴 열어 쏟아지는 해풍에 온몸을 씼는다 갈대 - 박은숙 - 풀어 헤친 머리 해산한 여인처럼 그렇게 고통스러웠니 끊어질듯 꺾어질듯 가녀린 허리로 익어 가는 들판을 너는 그렇게 지켰니 골수에서 퍼올린 너의 모든 열정 다 태우고 지쳐 몸 가누지 못하고 이리 저리 쓰러져도 뜨거운 볕이 가을을 익게할 때 탈색된 머리 카락 뽑아 하나 둘 날려 보내고 눈물로 온몸으로 익어 가는 들판을 너는 그렇게 지켰니 가을 어느 날 - 박은숙 -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