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건설이슈]현대는 개포8단지에 왜 홀로 뛰어들었을까?
입력시간 | 2015.07.25 09:18 | 이승현 기자 eyes@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하 현대 컨소시엄)이 서울 강남구 일원동 61101번지 일대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 토지와 건물을 1조 1908억 500만원에 낙찰 받았습니다.
이 땅은 원래 공무원연금공단이 가지고 있는 곳으로, 공무원 임대 전용 아파트가 들어서 있습니다.
이 땅의 넓이는 7만 1946.8㎡로 현대차그룹이 사들인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7만 9342㎡)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게다가 서울시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향후 최고 35층짜리 아파트 1000가구 이상을 지을 수 있어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여왔습니다.
당초에는 현대건설 외에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이 입찰에 참여해 낙찰가격이 1조 5000억원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대 컨소시엄’ 단 한곳만이 입찰에 참여했고 결국 최저 입찰가 1조 1907억 9952만원 보다 달랑 500만원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됐습니다.
이 땅을 팔아 구멍이 크게 난 공무원연금 기금을 충당하는데 사용하려고 한 공단 입장에서는 쓴맛을 다실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건설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 같이 사업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참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선 토지매각가와 시공비 등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3.3㎡당 최소 3500만원에서 4000만원은 돼야 하는데 주변 시세가 2500만~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또 분양예정 시기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인데 지금과 같은 분양시장 분위기가 그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놨습니다.
그렇다면 현대 컨소시엄은 왜 이런 리스크를 안고 이 사업에 참여했을까요? 현대 측은 “낙찰받은 부지는 기존 현대건설이 재건축 사업에 참여한 개포주공 1·3단지, 가락시영 아파트와 함께 대규모 프리미엄 브랜드 주거 타운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업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른 대형건설사들에 비해 강남권에 갖고 있는 단지가 없는 현대건설이 최근 들어 강남권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번 입찰 역시 이런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분석 입니다.
어느 정도 위험성을 감수하고라도 강남권에 대표 단지를 만들 수 있는 땅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가지 뒷끝이 개운치 않은 것은 아무리 현대가 적극적이었고 다른 업체들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 하더라도 단독 입찰이 가능할 수 있었는지 하는 점입니다.
현대는 단독 입찰의 과실로 예상 낙찰가 보다 3000억원이란 돈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과거 건설사들의 담합 행태를 보면 도로나 철도공사 발주가 되면 입찰할 때 미리 짜고 한 공구씩 몰아주는 식으로 일을 했습니다.
이번 일을 보면서 이런 건설사들의 담합 행태가 오버랩 되는 건 저만의 우연인지 모르겠습니다.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강남구 내 노른자위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일원동 ‘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였다.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붙어 있고 양재천을 끼고 있는 이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2000여가구 브랜드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의 김승배 대표는 “강남 지역 대단지여서 수요는 탄탄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부동산 경기와 임대주택 건설 등 인허가 절차가 사업 성공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하반기 2000여가구 분양
1984년 완공된 개포8단지는 12층 10개 동 1680가구 규모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의 연면적 비율)은 120%에 불과하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최고 35층에 용적률 250%가 적용될 전망이다. 최대 2000여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부지를 통째로 매입해 재건축을 진행하는 만큼 추진위원회와 조합설립 인허가 절차가 필요 없어 일반 조합 재건축 아파트보다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소유주인 공무원연금공단은 임대 형태로 살고 있는 공무원 가족들을 내년까지 이주시킬 예정이다.
2017년 7월 잔금 납부와 함께 소유권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넘어오는 만큼 새 아파트 분양시기는 2017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새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 에이치(The H)’에 GS건설 브랜드 ‘자이(Xi)’를 결합한 ‘디에이치·자이’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이 없어 2000여가구 모두 일반분양된다.
변수는 2년 뒤 부동산 경기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인근 재건축 아파트값보다 높은 3.3㎡당 4000만원에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경우 분양가 책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포8단지 입찰 참가를 고민했던 한 대형건설사 수주팀장은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땅값과 2000가구 새 아파트 건축비 6000억원에 간접비 등을 포함하면 수익성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개포지구 재건축 추진 탄력 개포8단지 재건축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웃한 개포주공 1·2·3·4·시영 등 5개 개포지구 1만여가구의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5040가구 대단지로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개포주공1단지는 부동산 경기 회복과 개포8단지 매각 호재 등으로 올 들어 실거래가가 3000만원가량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3㎡당 3500만원대였던 개포동 아파트값이 이달 3800만원을 넘어섰다. 내년 초 일반분양을 앞둔 개포주공2단지도 3.3㎡당 4000만원에 가까운 분양가 책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매입에 나섰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를수록 개포8단지 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연금공단은 개포8단지 매각으로 줄어든 임대주택은 바로 옆 개포9단지를 직접 재건축해 부족분을 메울 방침이다. 현재 960가구인 개포 9단지는 2020년까지 2000여가구로 지어진다.
김보형/이현일 기자 kph21c@hankyung.com
이 땅은 원래 공무원연금공단이 가지고 있는 곳으로, 공무원 임대 전용 아파트가 들어서 있습니다.
이 땅의 넓이는 7만 1946.8㎡로 현대차그룹이 사들인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7만 9342㎡)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게다가 서울시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향후 최고 35층짜리 아파트 1000가구 이상을 지을 수 있어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여왔습니다.
당초에는 현대건설 외에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이 입찰에 참여해 낙찰가격이 1조 5000억원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대 컨소시엄’ 단 한곳만이 입찰에 참여했고 결국 최저 입찰가 1조 1907억 9952만원 보다 달랑 500만원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됐습니다.
이 땅을 팔아 구멍이 크게 난 공무원연금 기금을 충당하는데 사용하려고 한 공단 입장에서는 쓴맛을 다실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건설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 같이 사업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참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선 토지매각가와 시공비 등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3.3㎡당 최소 3500만원에서 4000만원은 돼야 하는데 주변 시세가 2500만~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또 분양예정 시기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인데 지금과 같은 분양시장 분위기가 그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놨습니다.
그렇다면 현대 컨소시엄은 왜 이런 리스크를 안고 이 사업에 참여했을까요? 현대 측은 “낙찰받은 부지는 기존 현대건설이 재건축 사업에 참여한 개포주공 1·3단지, 가락시영 아파트와 함께 대규모 프리미엄 브랜드 주거 타운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업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른 대형건설사들에 비해 강남권에 갖고 있는 단지가 없는 현대건설이 최근 들어 강남권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번 입찰 역시 이런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분석 입니다.
어느 정도 위험성을 감수하고라도 강남권에 대표 단지를 만들 수 있는 땅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가지 뒷끝이 개운치 않은 것은 아무리 현대가 적극적이었고 다른 업체들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 하더라도 단독 입찰이 가능할 수 있었는지 하는 점입니다.
현대는 단독 입찰의 과실로 예상 낙찰가 보다 3000억원이란 돈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과거 건설사들의 담합 행태를 보면 도로나 철도공사 발주가 되면 입찰할 때 미리 짜고 한 공구씩 몰아주는 식으로 일을 했습니다.
이번 일을 보면서 이런 건설사들의 담합 행태가 오버랩 되는 건 저만의 우연인지 모르겠습니다.
개포 8단지, 2000여가구로 재건축…현대·GS건설이 짓는다
입력 2015-07-23 21:36:00 | 수정 2015-07-24 02:07:55 | 지면정보 2015-07-24 A25면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1조1908억에 통째 매입
2017년 하반기 분양할 듯…3.3㎡당 4000만원 전망
2017년 하반기 분양할 듯…3.3㎡당 4000만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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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공단 소유의 서울 개포 8단지 공무원아파트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팔렸다. 이 단지는 2000여가구로 재건축된다. 한경DB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강남구 내 노른자위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일원동 ‘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였다.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붙어 있고 양재천을 끼고 있는 이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2000여가구 브랜드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의 김승배 대표는 “강남 지역 대단지여서 수요는 탄탄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부동산 경기와 임대주택 건설 등 인허가 절차가 사업 성공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하반기 2000여가구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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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공단은 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 매각 입찰 결과 예정가격(1조1907억9900만원)을 소폭 웃도는 1조1908억500만원을 써낸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 3개 회사 지분율은 현대건설이 40%로 가장 많고 GS건설이 33.3%, 현대엔지니어링이 26.7%다. 매각가격이 최고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예정가격보다 600만원 높은 가격에 그친 것은 입찰 참여를 고민하던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단독 응찰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84년 완공된 개포8단지는 12층 10개 동 1680가구 규모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의 연면적 비율)은 120%에 불과하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최고 35층에 용적률 250%가 적용될 전망이다. 최대 2000여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부지를 통째로 매입해 재건축을 진행하는 만큼 추진위원회와 조합설립 인허가 절차가 필요 없어 일반 조합 재건축 아파트보다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소유주인 공무원연금공단은 임대 형태로 살고 있는 공무원 가족들을 내년까지 이주시킬 예정이다.
2017년 7월 잔금 납부와 함께 소유권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넘어오는 만큼 새 아파트 분양시기는 2017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새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 에이치(The H)’에 GS건설 브랜드 ‘자이(Xi)’를 결합한 ‘디에이치·자이’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이 없어 2000여가구 모두 일반분양된다.
변수는 2년 뒤 부동산 경기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인근 재건축 아파트값보다 높은 3.3㎡당 4000만원에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경우 분양가 책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포8단지 입찰 참가를 고민했던 한 대형건설사 수주팀장은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땅값과 2000가구 새 아파트 건축비 6000억원에 간접비 등을 포함하면 수익성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개포지구 재건축 추진 탄력
한편 공무원연금공단은 개포8단지 매각으로 줄어든 임대주택은 바로 옆 개포9단지를 직접 재건축해 부족분을 메울 방침이다. 현재 960가구인 개포 9단지는 2020년까지 2000여가구로 지어진다.
김보형/이현일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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