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r]그림,詩畵

박 꽃

이름없는풀뿌리 2015. 9. 22. 14:15

     

     

    내 마음은 밤에 피는 박꽃이다

     

                         강 해 산 

     

     

    뜨거운 햇살이
    밀려오는 어둠에 부러지고
    으스름 변덕스런 달과
    청초하고 아름다운 별이 뜨면
    안으로 안으로만 다져진
    그대 향한 그리움이
    시리도록 하얀 모습의 박꽃으로 피어난다.
     

    아, 참을 수 없는 열정이
    그대 뜨거운 사랑 아래 타서
    그리움으로 터져 나오는가?
    밤이 깊어지면 외로움도 깊어지고
    외로움이 깊어지면 그리움도 깊어진다.


    이제, 여명의 아침이 오면
    내 마음은 이슬을 머금고
    그 이슬이 마를 때면 져버리는
    밤에 피는 서러운 박꽃이다.


    죽도록 사랑하고 사랑 받고 싶지만
    그대 사랑 더 받지 못하는
    내 마음은 밤에 피는 박꽃이다.
    시리도록 서러운 하얀 모습의 박꽃이다.

     

     

     

    박꽃 피는 밤은

     

    장 대 현

     


    초저녁
    개짖는 소리 들리면
    시골처녀 옆동네로 마실 가는밤

     

    작은 초가집 지붕에
    하얗게 달빛을 받아
    수줍게 피어나는 화사한 박꽃

     

    여인의
    감추어진 속살같이
    하얀 모습이 달빛에 수줍어

     

    살짝이 미소 지으며
    밤이 깊도록
    별빛이 반짝이며
    소박한 꿈으로 내려앉아

     

    아침이 밝아오면
    박꽃은 그렇게
    한 생명 잉태 하고
    다시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그대는 수줍은 하이얀 박꽃 

     

     

     

     

     

     

     

     

    박 꽃

     

                           신 대 철

     

     


    박꽃이 하얗게 필 동안

     

    밤은 세 걸음 이상 물러나지 않는다

     

     

    벌떼 같은 사람은 잠들고

     

    침을 감춘 채

     

    뜬소문도 잠들고

     

    담비들은 제 집으로 돌아와 있다

     

     

    박꽃이 핀다

     

    물소리가 물소리로 들린다

     

     

        ♬Merci Cherie - Franck Pourc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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