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sr]우주,지구

[알쏭달쏭+] 공룡은 온혈동물? 냉혈동물? 중온동물?

이름없는풀뿌리 2016. 8. 15. 12:12

[알쏭달쏭+] 공룡은 온혈동물? 냉혈동물? 중온동물?

서울신문 | 입력 2016.08.15. 08:21 | 수정 2016.08.15. 10:11[서울신문 나우뉴스]

공룡은 온혈동물인가? 아니면 냉혈동물인가?

이 질문은 지난 150년 동안 과학자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영화처럼 공룡을 되살려서 측정한다면 한 번에 해결이 가능한 문제지만, 당연히 이런 일은 영화에서만 가능하다.

과거에는 공룡을 파충류의 일종으로 생각하여 냉혈동물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였으나

이제는 일부 공룡의 깃털이 있고 조류와 한 그룹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항온동물(endotherms) 이거나

혹은 체온을 어느 정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온동물(Mesotherm)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알을 품은 상태에서 죽은 오비랍토르과 공룡 화석. (사진출처=wikipedia)
알을 품은 상태에서 죽은 오비랍토르과 공룡 화석. (사진출처=wikipedia)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뼈에 있는 동위 원소나 세부 구조를 해석하여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왔다.

그런데 최근 UCLA의 과학자들은 공룡 알에서 단서를 찾았다.

공룡 알은 물론 공룡 체내에서 형성되는데,

이때 무거운 동위원소인 탄소-13과 산소-18의 구성 및 구조는 온도의 영향을 받는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조류와 파충류에서 이 구조를 분석해

온도에 따라서 알 껍질 속의 무거운 동위원소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했다.


이 결과를 공룡 알에 적용하자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고비 사막에서 발견된 오비랍토르과의 공룡 알 13개(7100만~7500만 년 전)와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거대 초식 공룡인 티타노사우루스의 알 6개(8000만 년)를 분석해서

각각 체온이 섭씨 32도와 37.8도에서 생성된 알이라는 결론을 얻어 저널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오비랍토르는 작은 수각류 공룡이고

티타노사우루스는 긴 목과 꼬리를 지닌 거대 용각류 공룡으로 몸집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전자는 사람보다 작은 것도 있지만, 후자는 코끼리보다 훨씬 거대하다.

그런데 종마다 체온이 달랐다는 것은 공룡이 사실 조류처럼 완전한 항온 동물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항온동물인 포유류나 조류는 종마다 체온에 조금씩 차이는 있어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온도는 냉혈동물보다 높으므로

일부 공룡이 현재의 일부 대형 동물처럼 중간 정도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온 동물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적어도 오비랍토르의 체온이 현생 악어와 조류의 중간 정도라고 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연구 결과는 2014년에 공룡의 성장 속도를 연구한 다른 과학자들이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내용과 일치한다. 이들 역시 공룡이 중온 동물이 가능성을 주장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논쟁이 끝나진 않겠지만,

공룡이 온혈 동물 대 냉혈 동물이라는 것을 뛰어넘어 더욱 흥미로운 동물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