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의 작은 섬 늑도서 유적 우수수… 국내 最古 온돌시설도 발견
조선 둥근고리칼도 꽂힌채 출토 2000년 전 동아시아 교역 중심 역할 추정 유물 잇따라 김준호 기자 입력 2023.02.26 16:09
경남 사천시 늑도에서 국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온돌 시설이 발견됐다. 섬 전체가 유적이라고 할 수 있는 늑도에서는 철기시대 국제 무역항으로서 동아시아 교역의 중심 역할을 수행한 흔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학계의 관심을 끈다.
사천시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 중인 ‘사천 늑도 유적’ 학술발굴조사 현장 설명회를 지난 24일 일반에 공개했다.
사천시는 (재)울산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늑도 890㎡를 대상으로 정밀 학술발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후 초기 철기시대 집터 2기, 구덩이 9기, 고려~조선시대 구덩이 5기 등이 확인됐다. 특히 초기 철기시대 집터에서 온돌 시설이 확인됐다. 용역을 맡은 (재)울산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온돌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온돌은 벽체에서 15~20cm 정도 떨어진 지점에 구덩이를 파고, 내벽에 판석을 바닥과 수직 방향으로 세워 구축한 터널 형태로 설치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판석(넓적한 돌)으로 조립한 터널형 온돌인데, 이는 삼한시대 남부지역에서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원전 1세기 후반에서 기원 전후 일본 야요이 토기와 함께 길이 30cm 둥근고리칼(환두도·環頭刀)도 바닥에 꽂힌 채 출토됐다. 이번처럼 둥근고리칼이 꽂힌 상태에서 발견된 경우는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20cm 내외로 발견되는 것과도 대조적이었으며, 고위층 무덤이 아닌 일반 생활 터전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학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초기 철기시대 집터, 구덩이와 함께 다량의 토기 조각들이 출토됐다.
늑도는 사천시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이다. 지난 1979년 부산대학교박물관의 지표조사를 통해 그 존재가 알려졌고, 이후 수차례 발굴 조사를 통해 패총과 무덤 유구, 주거지 등과 함께 각종 토기류, 화폐, 구리거울, 구슬 등이 출토됐다.
늑도 유적이 고대 동아시아 역사문화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토기 등 유물 중에 중국, 일본에서 제작된 것들이 있어서다. 중국 동전들도 많이 출토됐다. 이는 늑도가 2000년 전 중국과 일본을 잇는 교역 중심지이자 ‘국제 무역항’ 역할을 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늑도 유적은 지난 2003년 사적 제450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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