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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가득 찬 백록담 언제 본적 있나요? /한라산 생성 연대

이름없는풀뿌리 2015. 9. 15. 16:33

물 가득 찬 백록담 언제 본적 있나요?

서울신문 | 입력 2011.07.09 03:57

 
[서울신문]"물이 가득 찬 백록담의 비경을 보셨나요.?"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다시 뒤덮은 8일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는 전화가 빗발쳤다.

백록담에 물이 가득 찼는지를 물어보는 전화다. 한라산 등산로 입구 가운데 하나인
관음사 야영장은 백록담 만수위의 '장관'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등산객과 사진작가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백록담에 물이 가득 찬 풍경은 한라산 비경 중의 비경이다. 1년에 물이 가득 찬 신비스러운 풍경을 드러내는 건 고작 5~6일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직접 눈으로 보는 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잦은 비와 안개 등 정상의 변화무쌍한 기상 때문에 화구호(화산의 분출구가 막혀 물이 괸 호수)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화산지질의 백록담은 물을 오래 가두지 못해 평소 물이 가득 찬 만수위의 장관을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장맛비가 줄기차게 퍼부은 이날도 이른 새벽부터 어김없이 산행객들이 줄을 이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아마추어 사진가 김모(56)씨는 "백두산 천지에 물이 가득 찬 것을 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백록담의 만수위"라며 "그동안 여름 장마철에만 10여 차례 한라산에 올랐지만 안개 등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물 가득한 백록담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다시 한라산을 찾았다."고 말했다.

물이 가득 찰 경우 여름 장마철 백록담의 깊이는 4m 정도. 분화구 둘레가 1720m, 깊이는 108m다.

동서 길이는 600m, 남북 길이는 400m로 면적은 21만 230㎡에 이른다. 담수면적은 평균 1만 1460㎡로, 최대 만수시 2만 912㎡에 달해 구름이 끼면 낀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그야말로 장관이다.

사실, 백록담의 물 깊이는 옛 문헌에 잘 나타나 있다. 1601년 안무어사로 제주에 온 김상헌은 '남사록'에서 '얕은 곳은 종아리가 빠지고 깊은 곳은 무릎까지 빠진다.'고 적었다. 8년뒤 김치 판관이 부임해 '깊이가 한길(2m)남짓'이라는 기록을 남겼고, 1841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원조는 '탐라록'에서 '백록담의 깊이를 헤아리면 한 장(장은 10척의 길이로 약 3m)'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또 1873년 제주에 귀양왔던 면암
최익현은 '유한라산기'에서 '얕은 곳은 무릎까지, 깊은 곳은 허리까지 찼다.'고 적었다.

요즘 백록담은 장마와 태풍 메아리가 뿌린 600㎜의 폭우로 3m 정도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700㎜ 이상의 비가 한라산 정상부에 2~3일 계속되면 백록담은 만수위에 이를 것으로 관리사무소 측은 내다보고 있다.

2005년 제주대와 부산대 난대림연구소 공동연구팀은 '한라산 백록담 담수 보전 및 암벽붕괴 방지 방안'이란 연구를 통해 백록담 담수 면적과 수위 높이가 줄어들고, 바닥을 드러내는 원인으로 투수 속도가 빠른 화산암반 퇴적층(토사층)을 첫 손에 꼽았다.

그러나 더 심각한 건 몰려드는 등산객들이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강성보 소장은 "1960년대 이후 등반객이 크게 늘면서 답압에 의한 사면의 붕괴가 가속화되면서 백록담 물그릇에 토사가 많이 쌓이는 탓에 담수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처럼 연간 100만명 정도의 등산객은 별 무리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전 예약제와 등산객 총량제 등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화제 | 한라산 생성연대] 한라산 나이는 최소 1만9,000년

입력 : 2017.07.21 11:06 [573호] 20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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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산 분출 시점 추정… 백록담 퇴적층 16m 지점은 1만4,000년 전 방사성 탄소연대로 퇴적층 측정… 레이더로 실측한 정상은 1,947.30m

한라산 백록담은 언제 생겼으며, 한라산 화산 폭발은 언제 마지막으로 이뤄졌을까? 또 한라산의 높이는 일반적으로 1,950m로 알려져 있는데, 실측한 정확한 높이는 얼마일까?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한반도의 유일한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호구역인 제주도 한라산에 대한 본격 연구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한라산연구본부는 연간 4억 원씩 총 16억 원의 예산을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개년 계획으로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대상도 매년 다르다. 한라산의 일정 구역을 정해 그 지역을 한 해 동안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2016년에는 백록담과 그 주변, 2017년에는 물장올(오름)을 포함한 제주 북동부 지역, 내년(2018년)에는 사라오름을 중심으로, 마지막 해인 2019년에는 한라산 소백록을 중심으로 각각 조사가 진행된다. 4년 동안의 조사가 끝나면 그동안 신비에 싸여 있던 ‘한라산의 비밀’이 어느 정도 밝혀지리라 판단된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생물자원연구과 정세호 과장은 “이번 조사는 한라산 지질연대와 더불어 과거의 환경을 알고 싶어서 진행하고 있다”며 “퇴적층 사이 수많은 퇴적을 분석해서 과거의 기후가 어떻게 변해 왔으며, 기후변화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즉 기후변화와 환경역사의 상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정 과장은 나아가 “한라산의 식물과 식생 분석, 토양, 동물, 지의류, 방화곤충 등에 대한 전반적인 작업도 동시에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용역을 받아 진행한 첫 단계인 ‘한라산 천연구역 학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역대 최초로 백록담 바닥을 36m까지 시추했다. 백록담 분화구 형성시기를 밝히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백록담 시추에서 추출한 퇴적층을 방사성 탄소연대로 분석한 결과, 시추 16m 지점의 퇴적층은 1만4,000년 전, 시추 30m지점의 퇴적층은 1만 9,000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한라산 마지막 화산폭발과 용암분출은 1만9,000년 전에 이뤄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백록담의 마지막 화산 분출에 대한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우 의미 있는 조사로 보인다.

이같은 조사는 한라산의 화산활동이 2만 년 전 빙하기가 최전성기일 때 활발했다는 점을 알려 주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1990년대 국내와 일본 학자들이 연대조사를 벌여 한라산의 나이를 2만4,000~2만5,000년으로 추정하며, 한라산 마지막 분출시기로 짐작했다. 이번에 백록담 지층조사로 그 연대를 조금 앞당긴 것이다.

1 2016년 9월 백록담을 시추해서 얻은 퇴적층을 분석한 결과 16m 지점은 1만4,000년, 30m 지점은 1만9,000년 전으로 나타났다. 2 한라산 곳곳에 떼를 지어 다니는 노루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기초 조사에서 노루의 적정 개체수에 대해서 자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 연 강우량 4,500mm

침식작용도 조사

백록담의 침식상태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정 과장은 “한라산의 연 강우량은 4,500mm에 달한다. 보통 태풍이 한 번 지나가고 나면 하루 이틀 동안 강우량이 1,000mm 내외 된다. 이 물이 흘러내려갈 때 지반침식도 일어날 수밖에 없다. 침식으로 인한 백록담의 변화과정을 매년 레이더 영상으로 잡아 기초자료로 DB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백록담에서 시추한 샘플에서 1만 년 전 동아시의 고古기후를 엿볼 수 있는 실마리도 찾아냈다. 항공레이더 측량으로 백록담을 비롯한 천연보호구역의 지형적 형태를 정량화해 지형의 침식 유형과 패턴 등도 파악한 것이다.

한라산 침식과정의 변화조사는 한라산의 높이뿐만 아니라 물길의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한라산의 높이를 레이더로 실측한 결과
1,947.30m로 나왔다. 이미 널리 알려진 1,950m와는 3m가량 차이난다.

이와 함께 1차 연도 학술조사 동·식물 분야에서는 백록담을 포함한 해발 1,700m 이상의 식생과 식물상, 거미류, 지렁이류, 토양 미소동물, 버섯류와 지의류 등 신종 후보 종과 한국 미기록종 23종을 발견, ‘동식물의 보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백록담 일대 26곳에 멸종위기종인 돌매화나무 558개체가 자생하고 있고, 멸종위기종인 한라솜다리는 4곳에 11개체가, 한라송이풀은 1곳에 2개체가 각각 자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새로운 식물·생물자원 발굴은 한라산 동식물의 다양성 및 고유성을 보여 주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질·동식물 조사에 이어 지형의 모습도 새롭게 규명됐다. 한라산 큰두레왓과 용진굴 인근 지역의 경사가 무려 80도 넘는 사실이 확인됐다. 겉으론 완만한 듯하면서 험준한 지형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한라산연구본부는 이와 함께 한라산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릿대 연구도 5개년 계획으로 17억5,000만 원의 예산을 받아 천연보호구역의 학술조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조릿대의 적정 개체수가 어느 정도이며, 기후변화에 따라 조릿대의 서식형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왜 빠르게 확산하는지에 대해서 정밀 분석하고 있다.

노루에 대한 조사도 마찬가지다. 한라산이란 서식장소 내에서 현재의 개체수를 헬기로 정확히 촬영해서 적정 개체수가 어느 정도인지 주도면밀하게 분석해 최종 개체수를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한라산 내 노루는 농작물 피해를 많이 입혀 유해동물로 지정된 상태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조사가 끝나는 2019년 최종 보고회에는 지형·지질 분야에 항공레이더 측량으로 백록담을 포함한 천연보호구역의 지형적 형태를 디지털화하고, 지형 침식유형과 패턴 등에 대해서도 종합 보고할 방침이다. 특히 침식의 경우 초지, 암석, 하천과 계곡, 산림, 등산로 지대로 구분해 침식 패턴이 달리 나오는 원인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정 과장은 “이번 학술조사는 한라산 식생과 동물, 지형·지질의 관한 모든 정보를 GIS(지리정보시스템: 위치에 기반을 둔 정량화된 자료)화해서 자료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 자료는 전부 디지털화해서 한라산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고기후 연구와 앞으로의 기후변화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