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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빗나간 예언 다섯 가지를 꼽아 9일 소개했다. 빗나간 예언 중에는 낙관적인 것도 있고 비관적인 것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예언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 ①지구 냉각화=지금은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편. 그러나 불과 30년 전만 해도 빙하기의 도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975년 ‘차가워지는 세계’라는 커버스토리를 실었다.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지구의 기온이 꾸준히 떨어지자 기상학자들은 “농업 생산량이 줄고 세계적인 기근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당시 학자들은 온실가스가 햇빛을 차단해 냉각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봤으니 대단한 아이러니다.
②인구 폭발=2차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베이비붐’이 일면서 ‘인구 폭발로 인한 지구 대재앙’이 심각하게 경고됐다. 기근과 자원고갈로 중국과 아프리카 등에서 수억 명이 숨질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국가들이 떨어진 출산율을 고민한다. 또 식량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65억 인구가 지구상에 살고 있다.
③원자력 시대=1950년대 핵 과학자들은 ‘원자력 시대’의 개화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화석 연료 발전이 사라지고, 원자력 발전을 이용해 값싼 전기를 마음껏 쓸 날이 올 거라 했다. 하지만 체르노빌 참사 등이 터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뜸해졌다.
최근 지구 온난화가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핵 폐기물 처리와 높은 건설비용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④초강대국 일본=70~8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머지않아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일대의 폴 케네디 등 저명한 학자들이 미국과 일본의 경제수치를 대조하며 자신있게 내놓은 이 예언은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았고, 실현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 지위를 굳건히 지킨 반면 일본은 1990년대에 ‘잃어버린 10년’을 겪어야 했다.
⑤제2의 9·11테러=9·11테러 이후 미국 정치인들과 안보 전문가들은 틈날 때마다 ‘제2의 9·11’을 경고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 내 대형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FP는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덕분일 수도 있고, 알 카에다가 너무 장기 계획을 세운 건지도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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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말 펴내는 ‘세계대전망’ 첫 호는 1987년 당시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일본 노무라 증권이 미국 메릴린치 증권을 인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사를 쓴 사람은 뒤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을 13년간이나 지낸 일본전문가 빌 에모트였다. 예측은 맞지 않았고 일본 경제는 1990년 자산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침체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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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말 간행된 세계대전망 20주년 특집호에서 ‘제국’의 저자 닐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필진인 이 시리즈가 동구 사회주의 몰락, 아시아 외환위기, 중국 급부상 같은 큰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1989년부터 거의 매년 쿠바의 카스트로가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카스트로는 여전히 건재했다.
▶세계 각국의 학자·기업인·정치인이 만든 로마클럽이 1972년 발표한 ‘성장의 한계’는 경제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해 주목받았다. 이 보고서는 석유 소비가 그대로 계속되면 지구의 석유는 31년 만에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석유는 아직도 생산되고 있다. 미국 생물학자 폴 에를리히가 1968년 펴낸 ‘인구 폭탄’은 인구문제에 큰 영향을 미친 책으로 300만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은 “1970~80년대 수억명이 굶어 죽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지난 50년 동안 대표적으로 빗나간 미래 예측 5가지를 꼽았다. ‘원자력 에너지시대 도래’ ‘인구 폭발’ ‘지구 냉각화’ ‘초강대국 일본의 등장’ ‘제2의 9·11테러 발생’이다. 많은 전문가와 언론이 호들갑스럽게 떠들었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흔히 객관적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환경·과학에서도 전문가가 맥을 못 추는 것은 뜻밖이다. 지금 지구 온난화를 앞장서 강조하는 스탠퍼드대 스티븐 슈나이더 교수는 1970년대에 빙하기의 도래를 예언했었다.
▶미래에 대한 학문적 예측은 1960년대부터 본격화했다. 특히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의 저자 앨빈 토플러가 등장한 이래 미래학은 시대를 풍미했다. 수많은 연구소가 서고 석학들의 저서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인식 한계와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 뜻밖의 사건들은 예측을 흐리게 한다. 어쩌면 계속 빗나갈 것을 알면서도 미래를 내다보려 기를 쓰는 ‘시지푸스’가 인간의 속성이고 운명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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