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낙서장(잡)

조폭 동원 살해청부 CJ사건 3대 미스터리

이름없는풀뿌리 2015. 10. 2. 09:20
한국일보

회사명의로 105억 대출… 회장은 몰랐나

기사입력 2008-09-29 02:45 기사원문보기


'그룹총수 재산관리인 살인청부 사건' 갈수록 미스터리
'자금 출처 폭로 입막음용 아니냐' 의혹 증폭
살해 실패 후 되레 총수 협박 계획 세우기도

그룹 총수의 개인자금을 관리하던 A그룹 전 간부 이모(40)씨가 조직폭력배 출신 사채업자 박모(38)씨를 살해 청부한 사건을 두고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씨가 총수의 개인자금뿐 아니라 회사 명의로 100억원대의 거액을 대출받아 개발투자에 나선 사실이 새로 드러났고 조폭들이 그룹 총수를 상대로 협박 계획을 세웠다는 진술도 나왔다. 수사당국도 그룹 총수가 적어도 사건의 흐름은 파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의혹의 동업과 투자

A그룹 총수의 뒷돈 운용을 둘러싼 대기업 간부와 조폭 간 거래는 협박과 살해 청부, 역협박 등 할리우드 깽 영화를 방불케 하는 음모와 뒷거래, 배신이 이어졌다. 무대의 핵심 주인공은 A그룹 전 자금관리부장 이씨와 대전사거리파 조폭 출신 사채업자 박씨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6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그룹 총수 개인자금 180억원을 박씨에게 맡겨 사채업ㆍ재개발사업 등으로 운용토록 했고 2006년 11월부터는 강화 석모도 온천개발사업까지 함께 추진했다.

박씨의 개발 제의로 이씨는 총수 자금과는 별도로, 그룹 계열사 명의로 은행에서 105억원이나 대출 받아 온천개발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씨는 서류를 조작해 단독으로 대출받아 사업을 추진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석모도 부지는 계열사 명의로 저당권도 설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가 회사계열사 명의로 거액을 대출 받아 온천개발에 투자하는 사실을 회사측이 전혀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가 관리해온 자금의 성격과 조성경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 총수 역협박 계획

'형님 동생' 사이로 붙어 지내던 둘 사이가 틀어진 것은 이 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3월부터. 이씨는 박씨에게 빌려줬던 총수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온천개발사업 이권에서도 박씨를 배제했다. 박씨가 이에 앙심을 품고 총수 자금의 정체 등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자 이에 맞서 이씨는 그 해 5월에 조폭 정모(37)씨에게, 7월에는 윤모(39)씨에게 박씨 살해를 청부했다. 하지만 두 차례의 청부 살해는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청부 살해 대금으로 3억 5,000만원을 챙겼던 윤씨는 역으로 이씨에게 살인교사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3억원을 더 뜯어냈다.

급기야 윤씨는 올해 8월 이씨에게 "당신이 '회장님의 뜻이니 박씨를 죽여달라'고 말을 하면 이 말을 녹음해 이 회장에게 가서 50억원을 뜯어내겠다"는 총수 협박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이씨가 이 제안을 거부해 실제 총수에 대한 협박은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 살해청부 동기 의문 - 입막음용?

총수를 역으로 협박한다는 계획은 살해청부의 동기로도 충분해 새로운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박씨 등 사건 관련자들이 이씨가 관리해 온 돈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이씨가 돈의 출처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던 정황들도 속속 나오기 때문이다. 이씨의 부탁을 받은 정모(37)씨가 지난해 5월 강남구 논현동 도로에서 오토바이로 박씨를 들이받은 사건도 그런 예다. 경찰은 이씨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정씨를 동원한 것으로 보고 정씨를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으나,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

검찰은 '돈을 떼어 먹혀 살인을 청부했다'는 경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씨가 자신이 관리하던 자금의 출처가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모종의 자료를 빼앗으려고 범행을 사주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씨를 강도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법원에서 한차례 기각됐던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그러나 A그룹 총수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말 할 수 없다"며 미온적으로 대처해 대기업에 대한 소극적인 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서울신문

조폭 동원 살해청부 CJ사건 3대 미스터리

기사입력 2008-09-29 02:48 기사원문보기
광고
 
[서울신문]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개인 자금을 관리하던 직원이 CJ계열사 명의로 대출을 받아 조직폭력배와 개발사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 이 회장이 이 사실을 알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이 직원이 살해하려 한 조직폭력배가 “이 돈이 비자금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확인돼 입막음을 위해 살해 청부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돈 뜯긴 사실 이회장은 몰랐나

이 회장의 돈 수백억원을 관리해온 CJ그룹의 전 재무팀장 이모(40)씨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조직폭력배 출신 박모(38·구속기소)씨의 꾐에 빠져 2006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사채업, 사설경마, 유흥업소 등의 사업에 180억원을 투자했다. 또 개발호재를 노려 강화도 석모도에 땅을 사자는 박씨의 제안에 이씨가 CJ 계열사 명의로 105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이 땅의 근저당권을 박씨 회사에서 CJ 계열사 명의로 바꾸는 작업까지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계열사 명의로 진행된 일련의 사건을 전혀 몰랐다는 CJ쪽 해명에 의문이 일고 있다. 또 이씨는 사직 전 1년 남짓 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관리인 교체 등의 과정에서 이 회장이 본인 재산 수십억원이 사라지는 등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게다가 박씨가 이씨에게 “살해교사를 이 회장이 지시했다고 말해 CJ그룹에서 50억원을 받아내자.”고 강요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이 이 회장을 끌어들이려 한 배경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비자금 폭로” 협박에 살해청부

박씨가 빚독촉을 해오는 이씨에게 “이 돈이 비자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자꾸 갚으라고 하면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이후 이씨는 정모(37·구속기소)씨 등 폭력배 2명에게 살해를 청부했다. 빚상환보다는 입막음에 청부의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정씨가 살해보다 날치기 지시를 받았다고 말한 대목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씨가 정씨에게 “(박씨의) 가방을 빼앗아라. 필요하면 죽여도 좋다.”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도 이씨가 박씨의 가방에 중요자료가 있다고 판단, 날치기를 시킨 것으로 보고 정씨에게 살인미수가 아닌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차명관리 자금은 상속재산 맞나

이씨가 관리하던 돈의 형성과정을 박씨가 알았는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CJ그룹 임직원 등의 명의로 차명 관리되던 자금의 정체가 미심쩍은 것은 사실이다. CJ그룹 쪽은 문제의 자금이 고(故) 이병철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상속재산으로 사건이 불거진 뒤 세무서에 자진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액의 규모는 밝히지 않은 데다 자진신고한 금액이 얼마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검·경은 CJ 쪽에서 추가로 자료 등을 제출받아 돈의 출처 등 자금 성격을 규명할 계획이다. 유지혜 이경주기자 wisepe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