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지난 4일 '김일성 3대 세습에 관하여'란 제목으로 '대한민국 건국기념사업회'(회장 이철승)가 발행하는 자유대한신문에 기고한 글을 본지가 입수했다.
황 전 비서는 별세 6일 전에 기고한 이 글에서 국내 친북(親北) 세력들을 향해 "죽은 민족반역자들에게는 후손까지 내력을 캐는 사람들이 어째서 산 반역자(김정일)의 민족 반역행위는 보고도 못 본 척하는가?"라고 말문을 열였다. 이어 "김정일은 나라를 도둑질한 최악의 도적놈이다. 지금 그는 도적의 지위를 3대째 물려주기 위하여 철부지(김정은)에게 대장 감투를 씌워놓고 만세를 부르라고 인민들을 우롱하며 민족을 망신시키며 세계 인민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자기의 비겁성과 허위성을 은폐하기 위하여 김정일과 타협하는 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국민들을 기만하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철승 전 의원(7선)은 "북한이 3대 세습을 공식 발표한 이후 황 전 비서에게 기고문을 부탁했다"며 "이 글이 '유고(遺稿)'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황장엽씨 오늘 영결식] "벌써 떠나야 할 시간…" 마치 운명을 예감한 듯
- 입력 : 2010.10.14 02:54
황장엽씨 2년 전 자작시 처음 공개
고(故)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2년 전 자기 운명을 예감한 듯 썼던 '이별'이란 제목의 시(詩)가 13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시는 지난 2008년 4월 23일 황씨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서정수(66) 민주주의정치철학연구소 이사에게 건넨 자작시다. 황씨는 당시 매주 수요일마다 사무실에서 서 이사를 비롯한 지인 7명과 함께 민주주의 철학에 대해 토론했다.
서 이사는 "평소 황 전 비서가 시를 잘 쓴다고 생각해 '시를 한번 써보는 게 어떠시냐'며 시집 출판을 권유했었는데, 세미나하던 날 '기억력도 감퇴해 더 이상 책 쓰기가 힘들다'고 하시면서 자작시를 내게 보여줬다"고 했다. 그때 서 이사가 "선생님, 왜 가신다고 쓰셨습니까? 가시더라도 김정일이 죽는 것 보신 후에 가셔야죠"라고 하자 황씨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고 한다. 서 이사는 그 자리에서 '이별'이란 제목을 붙여줬다고 했다. 1주일 뒤 서 이사가 시를 타이핑해서 전하자, 황씨는 "서 박사와 나만의 비밀로 합시다"며 시가 적힌 종이를 꼬깃꼬깃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고 한다. 황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아주 절박했을 때 시 몇 편을 썼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이사는 "고인이 자기 운명을 예상하고 쓴 시를 생전에 공개할 수 없었다"면서 "시 중간에 '보따리는 누구에게 맡기고'라는 부분을 읽으며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2008년 1월 1일에 쓴 것으로 돼 있는 이 시는 14일 고인의 영결식 때 상영되는 황씨 추모영상 첫 부분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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