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건설부동산

4대강과 가뭄해결

이름없는풀뿌리 2015. 10. 19. 07:50

 

'4대강 활용 가뭄 해갈' 과연 얼마나 효과 있을까

막대한 혈세 투입 효율성 논란

전국 다목적댐 저수율1

최악의 가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해결책으로 ‘4대강 보(洑) 활용’을 들고나오자 야당과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정은 가뭄 지역과 4대강 보를 잇는 송수관로를 연결해 물을 공급하면 해갈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막대한 예산만 들어갈 뿐 4대강에 이어 고비용ㆍ저효율 사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가뭄 해법으로 적절한지 그 타당성 논쟁은 또다시 4대강 논란으로까지 비화되는 모습이다.

 

42년만의 최악의 가뭄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은 760㎜. 예년 평균의 62% 수준이다.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43.6%로 1973년 이후 4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충남에서는 식수마저 걱정할 지경이 되면서 8개 시군에서는 제한 급수를 시행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가뭄은 올 가을보다 내년 4~6월까지가 더 큰 문제이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비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바로 4대강 보의 활용이다. 우선 충남 서북부 지역의 식수원인 보령댐을 16개 보 가운데 하나인 금강 백제보까지 잇는 21㎞의 도수 관로를 연결하는 사업은 이미 확정돼 이달 말 착공하기로 했다. 긴급사업이란 점을 감안해 예비 타당성 검사도 거치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625억원에 이른다.

보령댐 도수로 사례를 나머지 4대강 보와 댐에도 적용시키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관련 용역과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인데 결과는 내년 하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중단돼 있는 4대강의 지류 지천 사업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가뭄으로 갈라진 대청호 바닥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청호 상류 바닥이 17일 오후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거북 등처럼 갈라져 있다. 옥천=연합뉴스

가뭄 해법 둘러싼 쟁점들

정부가 4대강 활용 방안을 가뭄 해갈의 ‘제 1방안’으로 들고 나오면서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1조원이 넘는 예산 투입 문제다. 4대강 사업에 지금껏 22조원을 들인데다 수자원공사가 이 사업으로 떠안은 빚과 이자를 갚는데 2036년까지 매년 3,000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한 상황에서 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4대강 사업과 송수관로 사업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반박한다.

또 다른 쟁점은 과연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부어 보와 가뭄지역을 잇는 송수관로를 연결한다고 한들, 실제로 해갈 효과가 있겠느냐 여부다. 정부는 “4대강 16개 보에 저류된 물의 양이 현재 7억2,000만톤 정도 되는데 이를 활용하면 가뭄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측은 “애초 4대강 사업도 2008년 전국적인 가뭄 이후 시작된 것인데 제대로 타당성 검사를 거치지 않아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게다가 봄과 여름에 4대강 보 부근은 녹조로 뒤덮이는데 이런 물을 끌어다가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보가 ‘비상 수원’이 돼버리면 보 등 시설물들이 본래 맡은 역할을 도리어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를 활용해 4대강 물을 끌어다 쓰면 보의 수위가 낮아지고, 인근에 있는 양수ㆍ취수 시설, 어류가 이동하기 쉽게 설치한 어도 등 시설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4대강 보를 활용해도 혜택을 보는 지역은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비용 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한 검토 후에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한겨레]가뭄지역은 대부분 상류


보는 중하류에 지역에 있어 4대강 사업 이후 생긴 녹조 제거 방류 때나 사용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16개 보에 가둔 6억4천만톤의 물은 올해 심각했던, 강원·경북 지역의 가뭄에 단 한 방울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수량 확보는 4대강 사업의 주요 목표였지만, 확보한 수량은 가뭄에 아무 쓸모도 없었던 셈이다. 4대강 보의 물은 보 건설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녹조를 제거하는 데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8월 중순까지의 가뭄으로 강원과 경북의 일부 지역은 심각한 물 부족을 겪었다. 특히 강원 화천 등 1108가구의 2858명은 차량을 통해 물을 공급받고, 경북 안동 등 339가구 786명에는 물 공급이 제한되는 등 모두 17개 지역의 53개 마을 447가구 3644명이 가뭄의 고통을 겪었다.

이런 가뭄을 해소하는 데 4대강의 16개 보에 가둔 6억4천만톤의 물은 전혀 사용되지 못했다. 수공의 정구열 물관리센터장은 "가뭄이 든 지역과 4대강 보가 떨어져 있어 주로 가까운 댐에서 물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가뭄이 든 지역은 대부분 한강과 낙동강의 상류 지역인데, 4대강 보가 건설된 곳은 대부분 4대강의 중하류 지역이다.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은 다른 용도로도 별 쓸모가 없었다. 국회 입법조사처 김진수 조사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희 의원에게 제출한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 활용 방안'을 보면,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은 '녹조 제거를 위한 방류'와 '취수 장애 개선'에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의 16개 보와 93개 농업용 저수지에서 현재 확보한 수량은 9억3천만톤인데, 이 가운데 2013년 6900만톤, 2014년 1100만톤 등 8천만톤을 녹조를 제거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녹조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생겼다는 분석이 유력하다는 사정을 고려할 때 녹조 제거를 위한 방류를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 활용'이라고 말하는 것은 본말이 뒤바뀐 것이다.

'취수 장애 개선'은 4대강 수위를 자연 상태보다 평균 1.7m 더 높임으로써 생활·농업용수 취수의 어려움을 줄였다는 내용이다. 이 대목에도 문제가 있다. 취수 장애가 과거에는 많지 않았다. 1999~2005년 낙동강에서 18차례 발생했으나, 2006년 이후엔 낙동강에서 2008년과 2011년 등 단 두 차례만 발생했다. 한강, 금강, 영산강에선 과거에 취수 장애가 없었고, 현재는 4대강 보에서 아예 취수를 하지 않는다. 결국 16개 보에 가둔 물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 활용 실적이 없는 셈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결론으로 "가뭄이 발생하는 지역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 수립돼 있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 4대강 본류와 지천 지역에 관개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관동대 교수)은 "4대강 보는 국토의 저지대에 있고, 가뭄은 산간 고지대에서 일어나니 보의 물을 가뭄에 쓸 수가 없다. 또 4대강 보 건설로 수질을 악화시키고 4대강 보의 물을 풀어 개선했다는 이야기는 '코미디'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4대강洑 30㎞밖 농민 "이런 가뭄 처음"… 5㎞이내는 '물 걱정' 덜어

입력 : 2015.10.19 03:08

- 4대강, 가뭄 대처에 효과
물 11억7000만톤 확보
洑 주변 농민 "가뭄 잊어… 4대강 덕에 마음 놓고 농사"

- 가뭄 지역에 활용도 높여야
"지류도 제방을 정비하면 가뭄 대처 능력 더 커질 것"

이달 16일 낮 찾아간 충남 부여 금강 백제보(洑)는 최악의 가뭄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보에는 2400만t이 넘는 물이 가득했고 하류로 계속 물을 내려보내고 있었다. 농민 이동한(43)씨는 "가뭄에 보가 없었다면 금강 물이 바닥을 드러냈을 것"이라며 "이젠 물이 없어 농사 못 짓는 걱정을 잊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서북쪽으로 30㎞쯤 떨어진 보령시 청라면 청천 저수지는 딴판이었다.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바닥 위로 죽은 나무가 가득했다. 보령에서 가장 큰 이 저수지는 저수율이 16% 정도다. 4대강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백제보 주변처럼 금강 물을 끌어쓸 수 없는 탓이다. 주민 이경자(64)씨는 "저수지가 이렇게 마른 모습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농사를 다 망쳤다"고 했다.

16일 오후 보령시 청천 저수지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이 가뭄으로 말라버린 작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비슷한 시각 청천 저수지에서 30㎞쯤 떨어진 금강 백제보(洑)에는 비교적 풍부한 양의 물이 하류로 흐르고 있다(오른쪽).
16일 오후 보령시 청천 저수지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이 가뭄으로 말라버린 작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비슷한 시각 청천 저수지에서 30㎞쯤 떨어진 금강 백제보(洑)에는 비교적 풍부한 양의 물이 하류로 흐르고 있다(오른쪽). /성형주 기자
충남 서부와 경북 북부 일대에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42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제한 급수와 농작물 피해가 있지만 4대강 사업이 가뭄 대처에 상당한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5월까지 비 안 와도 걱정 없다"

본지가 원인을 취재한 결과, 4대강 사업을 통해 강의 중·하류에 보(洑)를 건설해 확보한 물은 11억7000만t으로 팔당댐(2억3500만t)의 5배에 달했다. 특히 4대강 사업을 통해 수위가 평균 2m 이상 상승하면서 물이 풍부해져 보로부터 반경 5㎞ 이내 농지 21만4000㏊는 10년마다 심한 가뭄이 닥쳐도 물 걱정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국 수리답(水利畓·물을 댈 수 있는 논·총 77만㏊)의 약 30%다. 낙동강 하구에 있는 경남 창녕함안보 인근 어연양수장은 매년 봄 갈수기에 수위가 낮아져 수중펌프를 설치해야 인근 농지에 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 설치 후에는 수위가 5m 이상으로 높아져 취수 걱정이 사라졌다. 이종진 수자원공사 팀장은 "과거에는 가뭄이 심해지면 용수 부족으로 4대강 하류 지자체에서 댐 물을 방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보가 지어진 2012년부터는 물이 풍부해져 방류 요청이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의 양. 4대강 사업으로 가뭄 걱정 사라진 주변 농지.
강의 중·하류에 있는 보의 물이 풍부해지자 상류 댐에서 방류량을 줄이고, 남는 물을 식수나 공업용수 등으로 돌릴 수 있게 된 것도 가뭄을 이겨낸 요인이다. 이성해 국토부 수자원개발과장은 "현재 전국에 있는 댐 평균 저수율이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4대강 사업 덕분에 내년 5월 우기(雨期)까지 비가 오지 않아도 큰 걱정 없이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도수로와 支流 공사하면 가뭄 대응 효과"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으로 전국에서 완전한 가뭄 해소는 아직 무리라고 지적한다. 장석환 대진대 교수(건설시스템공학과)는 "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가뭄 피해가 심하고 4대강 사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4대강 본류에서 반경 30㎞가 넘으면 사실상 농지에 물을 끌어쓰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상은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4대강 보의 물은 지금 상태로는 본류 인근에서만 쓸 수 있으므로 4대강 보의 물을 가뭄 피해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도수로(導水路) 공사 같은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대강 본류 외에 지류(支流)에도 강바닥을 준설하고 제방을 정비하는 식으로 4대강 후속 사업을 할 경우 가뭄 대응 능력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지류공사에는 수십조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배덕효 세종대 교수는 "현재까지의 4대강 사업이 가뭄 해소에 큰 도움이 된 게 사실"이라며 "댐에서 나오는 상수관로를 보와 연결해서 물공급을 늘리는 것도 가뭄 대처에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대강 물 끌어쓰는데 1조원…"밑빠진 독에 물붓기"

  • 2015-10-19 06:00

여당과 정부가 물이 말라버린 댐에 4대강 물을 끌어다 채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 단위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데, 노후 수도관에서 새는 물을 잡지 못하면 이 또한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남 서부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현재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댐 수위는 '심각' 단계로 내려왔고, 수자원공사의 용수공급전망에 따르면 이대로 가면 내년 1월 6일까지만 용수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이 부족한 충남 서부지역은 제한급수에 들어갔고, 정부는 급한대로 금강 물을 퍼올려 보령댐에 채우는 도수로 공사를 이달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금강 백제보의 물을 하루 11만5천톤씩 끌어들여 보령댐에 공급할 수 있는 물길을 내는 사업으로 6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또 새누리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가뭄 예방차원에서 4대강 물을 주요 댐에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예상되는 공사비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강물 활용 보령댐 공급방안 (자료=기획재정부)

하지만 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이다. 댐에 물을 채워서 상수관망을 통해 내보내도, 해마다 그 10분의 1은 써보지도 못하고 땅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상수도통계에 따르면, 충청남도에서 누수된 수돗물은 4000만 세제곱미터가 넘는다. 저수량이 2400만 제곱미터인 보령댐을 두개 가량 채울 수 있는 수량이다.

또 전국적으로 1년에 누수되는 수돗물을 모두 모으면 6억5600만 세제곱미터로, 충남은 물론 충북과 대전까지 공급되는 총 수돗물의 양과 맞먹는다.

새는 물만 막아도 물부족 사태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지만, 상수관망 교체율은 수년째 1%대에 그치고 있다. 상수도 관로 교체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로 지방비로 해결해야하는데, 재정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상수도관 교체 예산 책정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모두 18만5천여km의 상수도관이 깔려있는데, 이 가운데 27.8%인 5만1천여km의 수도관이 21년이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된 수도관이 너무 많고 누수도 광범위하게 발생해 지자체가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이미 한계치를 넘었다.

때문에 4대강 물을 끌어다 댐에 채울 예산으로 우선 누수 상수관망부터 고쳐서 새는 물부터 막아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에서 아무리 용수를 확보해서 공급해도 아래에서 줄줄 새 나갈 경우, 해당 사업의 실효성은 담보하기 힘들다.

아울러 현재 생활용수, 농업용수, 산업용수 등 각 부처와 지자체가 분담하고 있는 물 관리 업무를 통합해서, 적시적소에 용수를 배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설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장 조단위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일단 운영의 효율성부터 높여놓고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