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낙서장(잡)

충주 120만, 광명 年50만원..몰라서 못 받는 '효도 수당'

이름없는풀뿌리 2019. 2. 1. 08:51

충주 120만, 광명 年50만원..몰라서 못 받는 '효도 수당'

이에스더 입력 2019.02.01. 01:00 수정 2019.02.01. 06:49

               
중앙일보 온라인판 지역별 정리
과천, 80세 이상 월 3만원 장수수당
아산, 목욕탕·미용실 무료 이용권
서울 강동구는 99세 잔치 열어줘
2017년 서울 강동구에 사는 한무경(101) 할머니의 100세 생일 잔치가 열렸다. 이해식 전 강동구청장(왼쪽)과 한무경 할머니 [강동구청]
충북 충주시에 사는 조화숙(64)씨는 친정어머니(85)와 딸 내외, 손자와 한 집에 산다. 4대 가족이다. 조씨 가족은 2017년부터 매달 10만원의 ‘효도수당’을 받고 있다. 충주시가 만 70세 이상 부모ㆍ조부모 등을 부양하는 4대 이상 가족에게 주는 혜택이다. 만 100세 이상 부모ㆍ조부모를 부양하는 가족에게도 준다. 조씨는 “효도수당으로 어머니 간식도 사드리고, 교회 갈 때 입으시도록 예쁜 나들이 옷도 사드린다. 정말 고마운 제도다”라며 웃었다. 그는 “15년 전부터 4대가 함께 살았는데 2년 전 우연히 이런 제도가 있다는걸 알게 됐다. 복지 혜택이 있어도 직접 찾아서 발로 뛰지 않으면 받을 수 없는 것 같다. 누가 좀 이런걸 널리 알려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원희(67ㆍ서울 성동구)씨는 아내와 함께 국내 여행을 자주 다닌다. 월 1~2회 꼴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그럴 때 기차 경로 할인이 큰 도움이 된다. 동갑내기인 정씨 부부는 2년 전 만 65세가 되면서 KTXㆍSRT 등 기차표를 30%씩 할인 받는다. 정씨는 “지난해 12월엔 부산에 가서 겨울 바다 구경을 했고, 이달엔 전주에 가서 맛집 탐방을 했다. 부담이 줄어드니 한번 갈 걸 두번 가게 된다. 정말 고마운 혜택이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노인과 노인을 모시는 가족을 위한 혜택을 한번에 찾아볼 수 있는 ‘우리동네 어르신 혜택(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42)’ 디지털스페셜을 1일 공개했다. 사진을 클리하면 페이지로 바로 연결됩니다. [중앙일보]
노인과 노인을 모시는 가족을 위한 할인 혜택이나 지원이 상당하지만 몰라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앙일보는 1일 이러한 정보를 한번에 찾아볼 수 있는 ‘우리동네 어르신 혜택(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42)’ 디지털스페셜을 공개했다. 2018년 1월말 기준 중앙정부와 전국 광역ㆍ기초 지방자치단체가 노인과 노인을 부양하는 가정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정리했다. 17개 광역 시ㆍ도와 229개 시ㆍ군ㆍ구,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취재했다. PC나 스마트폰으로 페이지에 접속해 검색창에 지역만 선택하면 기초연금부터 경로 우대 할인, 장수수당, 효도수당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어머니ㆍ아버지, 할머니ㆍ할아버지께 도움되는 쏠쏠한 혜택을 전하자는 취지다. 
        
우리동네 어르신 혜택 페이지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는 만 75세 이상 부모를 부양하는 4대 이상 가족에게 매년 50만원의 ‘효행장려금’을 준다. 광명에 사는 주부 전미선(49)씨 가족은 3년째 효행장려금을 받았다. 전씨 부부는 친정어머니(81)와 세 딸, 외손자들과 함께 산다. 대가족이 함께 사는걸 눈 여겨본 동사무소 직원이 귀띔해줘 신청하게 됐다. “목수로 일하는 남편이 벌어서 대가족을 부양하려면 생활비가 늘 빠듯해요. 돈 있는 사람들에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이겠지만, 저희같은 경우에는 도움이 많이 되죠.” 전씨는 “1년에 한번 9~10월께 효행장려금이 들어오는데 어머니 외식을 시켜드리고 외투도 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제공하는 어르신 혜택       
노인 본인에게 수당이나 현물을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다. 경기 과천시는 6개월 이상 거주한 만 80세 이상 노인에게 월 3만원의 장수수당을 준다. 세종시는 만 85세 이상 시민에게 사회활동 장려금을 준다. 충남 아산시는 만 65세 이상 시민에게 목욕탕, 미용실 무료 이용권을 준다. 서울 강동구는 만 99세 생일을 맞은 노인에게 구청에서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준다. 만 100세 이상 부모를 부양하는 가족에겐 매년 20만원씩 효행장려금을 준다. 시어머니 한무경(101)씨를 40년째 모신 신봉주(71ㆍ서울 강동구)씨는 “구청장이 직접 집에 찾아와 생일을 축하해줘 놀랐고 고마웠다. 지난해 처음 장려금을 받았는데 포상을 받는 느낌이 들어 흐믓했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국 만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지원되는 정부 운영 경로 우대 제도도 있다. KTXㆍSRTㆍ새마을호ㆍ무궁화호를 이용할 때 기차 요금을 30% 할인받을 수 있다. KTXㆍSRTㆍ새마을호는 평일에만 할인 받을 수 있다. 통근열차는 기차 요금의 50%를 할인해준다. 수도권 전철, 대전ㆍ부산 등 전국 도시철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고궁이나 능원, 국ㆍ공립박물관, 국ㆍ공립공원, 국ㆍ공립미술관은 무료 입장 가능하다.      이에스더ㆍ김나현 기자, 김나윤ㆍ김소연 인턴기자 etoile@joongang.co.kr



일단 뿌리고 보자… '현금복지 중독'

조선일보 입력 2019.02.03 03:00

[지자체마다 베끼기 복지 남발]
순천이 책 구매비 절반 지원하자 성남은 도서관서 책만 빌려도 2만원 지역상품권 지급하기로
4년마다 선거 치르는 단체장들 全연령·全계층으로 '현금' 확대

이르면 다음 달부터 경기도 성남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사람이 만 19세 되는 해에 관내 공립도서관에서 책을 여섯 권 이상 빌리면 지역 상품권인 '성남사랑상품권' 2만원어치를 받게 된다. 대출한 책을 실제로 읽었는지, 수령자의 소득 수준이 어떤지 등은 고려하지 않고 지급한다. 성남시는 이 제도를 4년간 운영하기 위한 예산 8억9000만원을 편성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전남 순천시가 2017년 시작한 '청년 꿈 찾기 도서 지원 사업'에서 뼈대를 가져왔다. 순천시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19~39세 시민이 지정된 서점에서 책을 살 경우 구입비의 절반을 대준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비슷비슷한 현금성 복지 제도(이하 현금복지)를 남발하고 있다. 2016년 성남시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3년 이상 관내 거주한 만 24세 주민에게 연간 100만원어치 지역 상품권을 주는 '청년배당'을 도입하며 불을 지핀 뒤 확산하는 추세다.

지급 방식은 현금이나 지역 상품권, 체크카드 등 자치단체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은 주민 혈세가 밑천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주요 후보들이 각종 선심성 현금복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해 당선된 일부 단체장이 실제 '주민들에게 공약한 걸 지키겠다'며 앞다퉈 현금복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지방선거 입후보자들의 선심성 표심 경쟁에 주민 혈세가 악용되는 악순환이 4년마다 반복되면서 지방 재정 건전성을 빠르게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 간 현금복지 경쟁이 심화하면서 각양각색의 제도가 생겨났다. 농가 소득에 보탬이 되겠다는 '농민수당', 구직자 집값을 지원한다는 '청년월세지원', 공인(公認) 해녀 중 고령자에게 주는 '해녀수당'까지 등장했다. 서민·청년·노인·실업자 특정 계층에 집중됐던 현금복지 수혜자들이 전 생애·전 계층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3/201902030013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