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아름다운 문학

<권영국> 벚꽃/백두옹/세월이라한다네/은빛물고기의비애/뿌리

이름없는풀뿌리 2024. 3. 6. 06:01
벚 꽃 - 권영국 / 2003/04/15 - 우르르 구름처럼 하얗게 몰려들어 곤두선 치솟음에 꽃 물을 질금질금 미친 듯 날아다니는 흥분한 웃음 살 ​ 바람에 울먹임을 흥건히 품에 안고 후루룩 사정없이 하얗게 무너지며 까르르 자지러지는 봄눈이 눈물짓다 백두옹白頭翁 - 권영국 / 2003/04/15 - 봄바람 살랑이다 하늘을 비질하면 허공에 매달린 가녀린 구름눈물 뚝 뚝 뚝 봄 언덕길을 적시던 화창한 날 ​ 부서진 햇살 한 톨 한 아름 눈부시면 땅껍질 겨드랑이 간질다 고개 드는 멈춰선 한줄기 꽃자루 무덤 가를 두리번 ​ 온몸을 감아 도는 두루마리 같은 전설 이승의 꽃 향기를 말없이 등 지고 홀로 이 고개 숙이는 붉은 꽃 백두옹 세월이라 한다네 - 권영국 / 2003/04/07 - 핏발이 문신처럼 새겨진 낡은 육신 등허리 굽어 가면 매질하는 욱신거림 지친 몸 깊게 패인 주름 하나 둘 늘어나니 ​ 켜켜로 쌓여 드는 적막한 지친 어깨 하얗게 배인 머리 가슴을 쓸고 웃으면 머리로 하얀 별들이 주절주절 내려앉고 ​ 턱 괘면 비벼대는 지나간 흑백추억 철 철 철 돌아가는 철 지난 필름이다 '훅'하며 스치는 바람이 세월이라 말하네 은빛물고기의 비애(悲哀) - 권영국 / 2003/03/24 - 날렵한 은빛 비늘 바다로 묻어두고 허공을 뻐끔대다 썰물로 떠난 비애(悲哀) 조그만 그릇 사이로 바다 살점 비릿한데 ​ 점점이 사라지는 차가운 파도소리 소돔과 고모라의 처절한 운명처럼 섬뜩한 돋은 소름 살 혀끝에서 사르르 ​ 까르르 자지러진 한바탕 웃음소리 절망을 메아리로 껴안고 철석이면 노을은 눈시울 적시며 바다로 떨어진다. 뿌 리 - 권영국 / 2003/03/18 - 옷 거름 풀어헤친 봄꽃을 바라보며 시인은 노래하지 송이송이 꽃 노래를 하지만 나는 보았어 뿌리들의 눈물을 ​ 세상이 두려운지 땅으로 달라붙어 밀치고 들어가는 희망 없는 절망으로 어둠을 뒤스럭거리다 제 가슴에 묻고 살지 ​ 얄궂은 꽃잎이 햇살 먹고 키 키우면 더 깊은 땅속으로 묻어둔 화두를 향해 붉어진 목젖을 토하며 울고있는 것을 시조창 강좌 1 / 시니어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