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綠의 季節에 도봉(道峯)을 올랐으되 오르지 않았다.
(1) 산행계획
한양으로 이사 후, 몇 번 오른
아름다운 도봉의 능선과 봉우리들은 나에겐 감격이었다.
新綠의 계절을 맞이하여 옷을 갈아입은 도봉이 보고 싶어
2008/5/11(일) 홀로 집을 나섰다.
[다락능선-포대능선-도봉주릉-오봉]으로 向한 後
下山은 지난겨울 아내와 이루지 못한
통제구역인 [우이령]으로 내린 후(명예삼림요원)
내일 석탄일을 맞는 오봉 아래 [석굴암]을 방문키로 함.
(2) 도봉산역-탐방안내소
[08:50-09:10, +20=20분, +1.2=1.2km]
집에서 한 시간여 만에 도착한 도봉산역은
오늘도 등산객들로 滿員.
그러나 역에서 올려다보는 선인봉의
널따란 이마가 오늘따라 유난히 하얗게 빛나 설레게 한다.
그러나 初入의 음식점에 벌거벗겨져 火刑당하고 있는
과메기, 메추리, 꼬꼬, 돼지 삼겹등으로 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래도 도봉 주릉을 올려다보며 나아가니 조금은 가쁜 숨이 진정되고
눈앞에 탐방안내소가 나온다.
(3) 탐방안내소-광륜사-다락능선
[09:10-09:35, +25=40분, +1.9=3.1km]
탐방안내소를 지나도 끝없이 이어지는 상가.
그들을 지나니 석탄일을 맞아 연등으로 치장한 광륜사가 보인다.
그런데 입구의 입간판을 보고 놀라다.
안동김씨와 권력투쟁을 하던
풍양조씨 문중의 조만영의 딸로 태어나
12살(1819)에 순종의 장자 익종의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27세(1834)에 아들 헌종의 즉위로 왕대비가 되었고
50세(1857, 철종8)에 대왕대비가 되어
60세(1867)에 철종이 승하하자
이하응의 2자 고종을 즉위케하여 수렴청정 하였고
실세 이하응에 정책결정권을 주어
66세(1873, 고종10)까지 대왕대비로써 國政에 간여하다
83세에 壽를 다한 신정왕후(神貞王后, 1808~1890)의 願刹이라는 알림판을 보니
소서노, 유화부인, 선덕여왕, 원경왕후 민씨등 남성 못잖은 權勢를 휘두른
우리 역사상의 女傑 중에 반드시 신정왕후 조씨를 포함하여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다.
문득 광륜사에 휘늘어진 연등 아래로 근엄한 대왕대비마마가
국가 안녕을 빌고 자손 번영을 빌기 위하여
가마를 타고 행차하시는 듯한 착각에 빠지다.
광륜사 모퉁이의 이정표엔 다락능선1.9, 자운봉3.0라 되어있다.
광륜사를 뒤로 하자 짙은 綠陰이 우거진 산행로에
때죽나무의 꽃들이 봉우리를 드리우고 있다.
몇 개의 암봉을 넘어서자 다락능선에 다다르다.
(4) 다락능선-전망바위-포대능선
[09:35-10:50, +75=115분, +1.7=4.8km]
다락능선을 따라 오르니 어느 한순간 시야가 트여지며
깊은 푸르름을 자랑하는 원도봉 계곡이 視野에 감겨온다.
그 계곡 너머 포대능선 아래에 하늘에 걸린 다락같은 망월사가 초록에 떠 있다.
저런 고스락에 절은 지은 先人들이 경탄스럽다.
그렇게 한동안 원도봉계곡의 신록을 감상하다 조금 나아가니 3거리이다.(10:10)
거기의 이정목에는 자운봉1.2, 은석암0.9, 도봉대피소0.8, 탐방안내소2.7로 되어있다.
다시 가파른 경사를 극복하며 숨을 고르니
갑자기 커다란 전망바위가 출현하며
도봉의 眞髓 선인봉, 만경봉, 자운봉이
포대능선에 의지하여 그 우람한 자태를 드러낸다.
자세히 살펴보니 날씨 좋은 오늘,
인수봉만큼은 아니지만 몇몇 클라이머들이 붙어있다.
사실 이 전망바위가 도봉의 진수 仙人峯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한다.
여기서 다시 쇠줄을 부여잡고 수직의 벼랑을 오르니 포대능선.
아직 남은 콘크리트 포대가 호박돌로 위장하고 엎드려 있지만
예리한 나의 눈엔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그 포대에서 바라보는 자운봉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며
자운봉의 어깨너머로 오봉능선, 상장능선 뿐이 아니고
삼각산의 세 봉우리마저 조망 좋은 오늘 한층 가까이 다가온다.
뒤를 돌아보니 사패산과 범골능선, 사패능선 또한 너무 가깝다.
건너편 수락산과 불암산도 지척이다.
포대능선의 이정목엔 자운봉0.3, 탐방안내소 3.2로 되어 있다.
(5) 포대능선-Y계곡-신선대
[10:50-11:20, +30=145분, +0.3=5.1km]
포대능선을 내려오니 Y계곡인데 우회로가 있지만 피할 내가 아니다.
쇠줄을 부여잡고 한량없이 내려가다 오르며 보는
Y계곡의 푸르름은 또한 天下絶景이다.
Y계곡을 오르니 신선대 안부인데
지난겨울 본 꽁지머리에 맨발에 까만 고무신을 신은 奇人은
오늘도 지인들과 어울려 희희낙락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진정으로 도봉을 사랑하는 사람 아닌가 한다.
그는 한겨울에도 맨발에 까만 고무신이었다.
(6) 신선대-주봉(675m)-도봉주릉 3거리
[11:20-12:00, +40=185분, +0.8=5.9km]
신선대는 오늘도 滿員이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자운봉(739m)은 精巧하게 쌓은 커다란 첨탑이다.
예전 같으면 신선대에 오른 뒤 내려갈 때에도 오던 길로 같건만
오늘은 반대편 절벽으로 그대로 가고 싶다.
몇 몇 사람들도 가고 있어 가봤는데 별 것 아니었다.
이어서 우회한 주봉도 오늘은 급경사를 무릅쓰고 올라 본다.
주봉에서 바라보는 신선대, 우이암으로 흐르는 도봉주릉,
칼바위 능선, 파도치는 북한산맥들, 상장능선 모두모두 아름답다.
주봉을 넘어서니 3거리인데 우이암1.9, 만장봉0.3,
마당바위0.9, 탐방안내소3.2로 되어있다.
조금 나아가니 또 3거리인데 우이암1.4 만장봉0.8,
여성봉1.9, 오봉1.0로 되어있는 걸 보니
이전 3거리에서 겨우 500m를 전진한 것이리라.
(7) 도봉주릉-우봉-오봉(655m)
[12:00-12:40, +40=225분, +1.0=6.9km]
우이암으로 향하는 도봉주릉을 버리고 오봉으로 향하니
잘 생긴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牛峯이라고 한단다.
여기서 오봉까지는 그저 평탄한 육산길이다.
(8) 오봉-전망바위-우이령
[12:40-13:00점심-13:40, +60=285분, +1.0=7.9km]
오봉에 다다라 잘생긴 다서 봉우리를 내려다보고 놀라다.
그 다섯 봉우리마다에 클라이머들이 올라있지 않은가?
날씨가 좋아서인지 좁은 봉우리가 滿員이다.
문득 한사람이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한 자일에
거꾸로 매달려 거미처럼 이동한다.
한참 그들을 감상하다 오봉 아래 전망바위로 내려오다.
여기서 바라보는 오봉이 또한 壓卷이 아닌가 한다.
오봉에 매달린 클라이머들이 한층 자세히 보인다.
좋은 자리에 자리 잡고 20여분 휴식하며 오봉을 감상하고
우이령으로 내려갈 루트를 가늠해본다.
사실 우이령으로 가는 길은 初行이고 길이 형성돼 있을지조차 모르지만
우이령을 보겠다고 작심한 오늘 통제구역이란 제재는
나에게 호기심을 더욱 발동시키는 촉매제일 뿐이다.
난 대한민국 산림청이 위촉한 명예삼림보호요원이니 무엇이 두려우랴.
그렇게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오봉을 내려오니
우이령으로 가기는 의외로 쉬웠다.
희미한 오솔길이 그런대로 잘 형성되어 졸졸 시냇물처럼 내려왔는데
계곡이 보이고, 계곡을 건너 상장산 측으로 약간 오르니
옛 신작로 같이 하얗게 빛나는, 김신조가 넘어온 뒤로
군작전도로로만 쓰인다는 우이령이 보였다.
(9) 우이령-석굴암-날머리
[13:40-14:20-15:10, +90=375분, +5.0=12.9km]
길 가엔 양지꽃, 제비꽃, 보리수꽃, 조개나물, 은방울 등이
야생화의 寶庫인양 나의 기대에 충분한 보답을 해주려는 듯 饗宴으로 맞이한다.
이어 저수지가 보이고 거기 군인 몇이 보였지만 게의 않고 나아가니
좌우로 연등을 내건 석굴암 방향 콘크리트 포장 길이 나타났다.
오랜 산행으로 피곤하긴 하지만 기왕 다녀오리라 마음먹은 바에야
다음에 후회하지 않기 위하여 석굴암으로 향했지만
고색창연한 옛 냄새를 기대했던 나의 기대는 무너짐.
다만 내일 석탄일을 맞이하여 부산한 아줌마들,
잘 가꾼 야생화원이 소득이라면 소득.
다시 우이령으로 돌아와 30여분 내려오니 초병이 지키는 초소.
신분증을 보자고 하여 머뭇거리니
“길을 잃고 내려오시는군요.” 하며 바리케이트를 열어줌.
(10) 후 기(後 記)
1) 이번엔 오봉에서 우이령으로 下山 후 장흥방면으로 내려갔지만,
2) 다음에는 우이령으로 하산 후 우이동으로 가보고 싶다.
3) 新綠의 도봉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4) 그러한 신록의 계절에 도봉의 진수인 도봉주릉, 오봉을 보았으니 무슨 후회가 있으랴만
5) 도봉을 제대로 알려면 몇 년을 두고 도봉의 四季를 살펴보고
6) 또한 며칠 도봉의 품속에서 잠자고 지새우며 도봉과 이야기하여 보아야 한다고 보는데
7) 그저 몇 번 도봉을 스쳐 갔다고 도봉을 안다거나 올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8) 따라서 나는 新綠의 季節에 도봉에 올랐으되 오르지 않았다.
배달9205/개천5906/단기4341/서기2008/5/11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2) 도봉산역-탐방안내소
2-1) 언제나 설레이게 하는 선인봉과 도봉능선
(3) 탐방안내소-광륜사-다락능선
3-1) 반가운 쪽동백나무꽃
3-2) 암봉을 넘어서니
3-3) 다가오는 도봉의 樹海
(4) 다락능선-전망바위-포대능선
4-1) 전망바위에서 본 선인, 만장, 자운봉과 해골바위
4-2) 원도봉 계곡과 망월사
4-3) 이 햇살이 쌓여야 단풍이
4-4) 소나무가 많은 도봉
4-5) 조망처에서 본 도봉의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4-6) 선인봉을 오르는 클라이머들
4-7) 노린재나무꽃
4-8) 소나무
(5) 포대능선-Y계곡-신선대
5-1) 포대능선에 오르며
5-2) 사패산 방향
5-3) 포대와 오른쪽 인수봉
5-4) 선인봉, 만장봉
5-5) 건너편(수락산, 불암산) 그리고 지나온 길
5-6) Y계곡에서
5-7) Y계곡을 올라와서
5-8) 소나무의 생명력
5-9)자운봉, 신선대
5-10) 신선대에서 본 도봉주릉
5-11) 신선대에서 본 자운봉
(6) 신선대-주봉(675m)-도봉주릉 3거리
6-1) 주봉에서 본 신선대
6-2) 도봉 주릉과 멀리 오봉
6-3) 뒤 돌아 본 주봉, 신선대
6-4) 주봉, 우봉, 오봉
6-5) 지나온 자운봉, 신선대, 주봉능선
6-6) 칼바위 능선
6-7) 삼각산군, 우이암능선, 상장능선,
(7) 도봉주릉-우봉-오봉(655m)
7-1) 오봉, 우봉
7-2) 물개바위
7-3) 우이암능선
7-4) 지나온 능선
7-5) 우봉
(8) 오봉-전망바위-우이령
8-1) 정상에서 삼각산 방향
8-2) 지나온 길
8-3) 오봉 클라이머 동태(動態)
8-4) 도봉주릉 조망
8-5) 도봉 조망
8-6) 동태(動態)
8-7) 우이령
(9) 우이령-석굴암-날머리
9-1) 상장능선
9-2) 우이령
9-3) 석굴암초입
9-4) 고찰은 간 데 없고 분주한 석탄일
9-5) 절간의 매발톱, 금낭화
9-6) 절에서 본 상장봉
9-7) 오봉 아래 석굴암
9-8) 날머리 오봉
9-9) 유격훈령장
9-10) 만개한 서울제바꽃 열매 맺는 노랑제비꽃
9-11) 우산나물
9-12) 미나리아재비
9-13) 은방울
9-14) 민들레
9-15) 애기똥풀
9-16) 보리수
9-17) 조개나물
9-18) 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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