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白頭大幹

요약 백두대간의 사계1부 '산에서 꿈을 품다' / 산사랑방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29. 11:48
백두대간의 사계1부 '산에서 꿈을 품다'
산사랑방  (Homepage) 2009-06-14 08:05:33, 조회 : 164, 추천 : 0

 

백두대간의 사계

 

꼭지(아내)와 대간을 종주하면서

2년여 힘들고 어려웠던 고비,  때로는 긴박하면서도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백두대간상에서 펼쳐지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4부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 몇 장의 사진들이 경이롭고 황홀했던 대간의 풍경들을 다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잠시나마 지난 추억을 회상해보며 함께나누고자 합니다.

 

 

제1부 '산에서 꿈을 품다'

1~7구간(지리산 천왕봉 ~ 덕유산 빼재)

 (2007. 8. 4 ~ 2007. 11. 4)

 

 

 

<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 >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을 건너지 않으며 

우리나라 국토의 근골을 이루는 약 1,400km에 이르는 산줄기를 말한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한 번도 물을 건너지 않고 걸을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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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백두대간을 하면 돈이 나오고 쌀이 쏟아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힘든 '백두대간종주'를 하는 것일까?

그러한 의문이 들 때쯤, 우리에게도 그 '대간병'이란 것이 찾아왔다.

산꾼에게 가장 무서운 병이 대간병이라던데..

 

어느 날 찾아온 이러한 변화에 망설이지 않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랐다.

흔히 말하는 '대간병?' 어쩌면 그것은 우리에게 축복이었다.

대간을 시작하고부터는 좋은점도 있었다. 오늘은 어느 산에 갈까? 하고

고민하지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백두대간' 그 크고작은 산줄기를 걸으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

지나간 역사와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음미해 보기도 하고..

사계절 뿐만 아니라 하루하루 모습을 달리하는 아름다운 산줄기들을 오르고 내리며 

온전히 우리자신을 몰입시켜 자연에 심취할 수 있었다.

하루하루의 일상은 새롭고 처음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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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시작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완주할 수 없다.'는

'백두대간종주'

시작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산에서 꿈을 품으면 그 꿈이 이루어질 것 같았다.

천왕봉에서 가야할 산줄기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백두대간종주' 그 완주의 꿈을 이루게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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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4일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백두대간종주가 시작되었다.

혼자가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싶어 여름휴가를 이용해 꼭지(아내)와

2박3일간 지리산부터 함께하기로 했다.

 

첫 날은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올랐다. 그 감동적인 종주의 첫발을 디딘것이다.

천왕봉에는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기세였고 강풍때문에 서있기 조차 힘들었다.

앞으로의 길이 순탄하지 않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천왕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하봉능선>

 

 

 

<고사목의 쓸쓸함이 베어나는 제석봉>

 

 

 

<제석봉의 구절초>

  

혹독한 환경속에서도 꽃을 피운 제석봉사면의 구절초와 술패랭이가 인상적이었다.

언제까지 저들의 어여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 이튼날 장터목을 나설 때는 비가 쏟아졌다. 연하봉에서.. 

벽소령가는 길에서.. 비를 홀딱 맞으며 온갖 야생화가 우리를 마중 나왔다.

그것은 정말 눈물 겹도록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 연하봉의 동자꽃 >

 

 

 

 < 벽소령 가는 길의 원추리 >

 

벽소령에 도착했을 때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되었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포기할 수는 없잖아.. 하며 산장에 버티고 있으니까

공단직원이 빨리 하산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발부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어쩔 수 없이 음정으로 하산중에 호우주의보가 해재되어

다시 벽소령을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토끼봉에서..> 

 

 토끼봉에서 바라보는 불무장등은 장관이었다.

동자꽃과 원추리, 털쥐손이.. 아름다운 꽃잔치에 운무도 덩달아 춤을 추었다.

길을 이어가면 이어갈 수록

우리의 행복도 소복소복 쌓여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가 잠시 그친 화개재> 

 

 

 

<돼지평전에서 바라본 가야할 만복대> 

 

 

 

 

등산로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동자꽃이 마중나왔고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동자꽃은 비를 맞은 채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누구를 향한 기다림이었을까..

 

돼지평전을 화원동산으로 꾸며주던 일월비비추..

노고단의 원추리와 털쥐손이.. 그들도 우리와 하나가 되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리산구간은 우중에 힘든 종주길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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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26.

그러니까 1구간을 마친 이후 꼭 3주만에 꼭지와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성삼재에 남겨진 행복을 찾아 만복대로 길을 나섰다.

가을의 문턱이었는데도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새벽하늘을 이고 깨어나는 산마루앞에서 우리는 걸음을 멈추었다.

예전에는 새벽이 그렇게 아름다운줄 몰랐다. 그 이후, 늘 동트는 새벽에 산행을 시작했다.

아무리 먼 곳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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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대 사면의 산오이풀

 

 

 

 

 그날은 꼭지 등 뒤에서

섬진강 위로 펼쳐지던 운해가 장관이었다.  

만복대는 대자연 그 자체였고 소우주였다. 지리산 천왕봉능선을 딛고 떠오르는 일출과 섬진강의 운해

만복대사면의 억새와 산오이풀, 이름모르는 들꽃들의 때묻지 않은 수수한 몸짓..

그 모든 풍경이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어찌보면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풍경이었는지 몰랐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었다.

              맑은 하늘 빛이 그랬고, 숨막히는  적막이 그랬다.

 

 

 

  

정령치 가는 길..

가야할 수정봉을 바라보면서 근심이 쌓였다. 갈 길이 멀고도 멀어 걱정을 했는데

꼭지가 여원재까지 잘 걸어주어서 고마웠다.

 

 

 

 

고기리를 지날 때

뙤약볕을 걸어가는 꼭지의 뒷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러나 도로옆에 활짝 핀 코스모스가 손을 흔들며 반겨주어 고마웠지만

가을 하늘아래서 재롱을 떨어야할 코스모스가 폭염속에 얼마나 더웠을까 싶었다.

수정봉을 오르는 숲속의 온도가 30도였으니 대단한 더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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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9. 2. 

만복대구간과는 달리 여원재부터는 우중산행이 시작되었다.

대간은 인생살이와 같아서 늘 좋은날만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담담히 받아드렸다.

'운봉'과 '인월(引月)'의 지명에 얽힌  이야기..

여원재의 주모에 얽힌 전설과 이성계가 왜장 아지발도를 활로 쏘아 죽이고 

황산벌전투를 승리로 이끈 우리의 역사속으로 들어가 고남산을 넘었다.

 

매요휴게소 할매 막걸리의 달콤한 맛..

휴게소 입구 들쭉나무에 걸린 선배들의 발자취를 보면서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꾼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매요휴게소와 들쭉나무에 주렁주렁매달린 선답자들의 발자취

 

 

 

빗속의 봉화산

 

 

 

백운산에서 뒤돌아본 대간 마루금

 

 

 

 

백운산에 올라서니

덕유산이 어서오라며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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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14. 

제6구간 덕유산에 들어서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단풍이 아름다웠던 가을에 국립공원을 지날 수 있었으니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덕유산 할미봉도 서서히 단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할미봉 능선

 

 

 

 

서봉을 오르는 길에 뒤를 돌아보았다.

크고작은 산마루가 마치 우리의 가슴으로 안겨드는 듯 했다.

유난히 아침이 아름다웠던 덕유산..

산 안개속에서 꿈꾸듯 깨어나는 시골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서봉아래에서는 산오이풀이 마중을 나왔다.

만복대이후에는 만날 수 없었으니 얼마나 반가웠으랴.

 

 

 

서봉의 산오이풀

 

 

 

 

서봉사면에도 가을빛이 완연했다.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산등성이가 아침안개속에서 꽃처럼 피어올랐다.

아침에 갓 일어난 새색시처럼 수줍고 다소곳한 표정으로..

산마루는 부드러운면서도 힘이 넘쳤다.

그래서 그 넓기만 하던 하늘이 무척이나 좁아 보였다.

 

산행을 하면서 우리가 늘 꿈꾸던 풍경이 현실로 다가왔던 것이다.

앞으로  백두대간을 하면서 이보다 더한 아름다움을 접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서봉에서 남덕유산으로 가는 길에는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 남덕유에서 바라본 월봉산 방향 >

 

 

 

 

남덕유산을 내려서니 등로에는 단풍이 절정이었다.

삿갓봉가는 길에 단풍나무는 붉게 타고

그 너머로 지나온 서봉(장수덕유산)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가을, 가을, 가을.. 

덕유산 주 능선의 단풍은 화려하거나 요염하지도 않았고,

피아골의 단풍처럼 호들갑을 떨지도 않았다.

가을 햇살처럼 그저 은은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흘릴 뿐이었다.

그것이 덕유의 가을빛이었다.

 

 

2007. 11 . 4.

가을이 막바지에 접어들 즈음 또 덕유산을 찾았다.

황점에서 삿갓재를 오르는데

아침햇살을 받은 단풍숲이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황점에서 삿갓재 오르는 길의 단풍터널

 

 

 

무룡산을 오르며 바라본 남령고개와 월봉산

 

 

 

무룡산에서 가야할 대간길을 바라보며..

 

 

 

백암봉에서 횡경재 방향의 대간능선 

 

 

 

대봉에서 바라본 금원산 방향

 

 

횡경재를 지나 못봉, 대봉, 갈미봉

주 능선에서 펼쳐지는 조망도 당연 압권이었다.

꼭지가 갈미봉 경사면을 내려서며 무릎부상으로 빼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한 마디 했다.

 

"다시는 대간 안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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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2부에서 계속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