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漫遊의漢詩紀行

딸을 시집 보내며...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13. 10:19

送楊氏女(송양씨녀)          양씨 집으로 딸을 시집보내며   韋應物(위응물)



永日方戚戚(영일방척척)            기나긴 날을 너는 항상 근심으로 지냈는데,

出行復悠悠(출행복유유)            이제 문을 나서 떠나는 길 아득하구나.

女子今有行(여자금유행)            딸아이 오늘 시집가는데,

大江溯輕舟(대강소경주)            큰 강 거슬러 작은 배 타고 간다.

爾輩況無恃(이배황무시)            더구나 너희들은 어려서 어미를 잃었기에,

撫念益慈柔(무념익자유)            나는 더욱 부드럽고 자애롭게 너희를 키웠다.

幼爲長所育(유위장소육)            어린 동생은 언니가 양육 했기에,

兩別泣不休(양별읍불휴)            두 자매 이별의 눈물 쉼 없이 흘러내리는구나.

對此結中腸(대차결중장)            이 모습 지켜보니 창자가 맺히나,

義往難復留(의왕난복유)            당연히 가야할 길 만류키도 어렵구나.

自小厥內訓(자소궐내훈)            어려서부터 내훈의 가르침이 없었기에,

事姑貽我憂(사고이아우)            시어미를 잘 섬길 수 있을까 나는 걱정이다.

賴玆託令門(뢰자탁영문)            마침 좋은 가문에 너를 시집보내게 되어,

仁술庶無尤(인술서무우)            부디 인자하고 너그럽게 너무 허물하지말기를.

貧儉誠所尙(빈검성소상)            빈한한 중에도 검소함을 정성으로 숭상했으니,

資從豈待周(자종개대주)            혼수를 어찌 두루 갖출 수 있었겠는가?

孝恭遵婦道(효공준부도)            효도하고 공경하며 아내의 도를 지키고,

容止順其(용지순기유)            용모와 행동거지는 집안 법도를 따라야 한다.

別離在今晨(별리재금신)            오늘 새벽 이별하게 되면,

見爾當何秋(견이당하추)            너를 다시 만날 날은 그 어느 해 될까?

居閑始自遣(거한시자견)            나는 한적하게 그저 그런대로 지내겠지만,

臨感忽難收(임감홀난수)            이제 이별에 임하니 마음 수습키 어렵구나.

歸來視幼女(귀래시유녀)            집으로 돌아와 너의 어린동생을 보니,

零淚緣纓流(영루연영루)            떨어지는 눈물 갓끈을 타고 흘러내린다.

*술: 근심할 술(血+병부 절)



위응물(737~804):중당시 시인. 산시성(陜西省) 장안(長安) 사람이다.

젊어서는 현종을 호위하는 무사로서 호협하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 그 후 안록산의 난을 겪으면서 인민들의 비참한 실상을 몸소 체험하면서 크게 깨달은 바 있어 학문에 정진하여 관계로 진출하여 강주(江州),소주(蘇州)자사를 지냈다.

그는 성품이 고결하고 기품이 있었으며 한적한 전원산림의 생활을 노래한 전원자연시가 많고 그를 일러 왕유(王維),맹호연(孟浩然),유종원(柳宗元)과 더불어 왕맹위유로 병칭되는 전원자연파 시인이다. 작품집으로 (韋蘇州集)이 있다.



주1)유행: 시집가는 것을 의미 한다.

2)무시: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것을 의미한다. (시경. 소아. 육아)에 無父何고(心+古)(무부하고) 無母何恃(무모하시)에서 유래하여 아비 없음을 “무고”라하고, 어미 없음을 “무시”라 한다.

3)유위: 시인이 어린 딸은 양씨에게 시집간 딸에 의해 양육 되었다 自註 하였다.(幼女爲 楊氏所撫育)

4)의왕: 여자는 나이가 차면 당연히 출가를 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5)내훈:母訓(모훈)

6)영문: 좋은 집안(시댁을 뜻한다)

7)인술: 仁恤(인휼)과같다. 시댁어른들이 인자하고 이해심이 많아서 무슨 잘못 된 일은 생기지 않으리란 뜻이다.

8)자종: 혼수와 종복.

9)용지: 용모와 행동거지.

10)유: 法度(법도)


시인이 어미를 일찍 여위고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다 이제 장성하여 시집을 가게 된 큰 딸을 시집보내고 돌아오는 하루의 일정을 시간차대로 서술한 시이다.

사랑하는 딸을 향한 잔잔한 부정을 실감할 수 있는 담담하면서도 애틋한 서술체 시이다.

내게도 딸이 있었더라면 이랬을 것이라 문득 생각게 하는 시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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