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漫遊의漢詩紀行

月下獨酌(월하독작)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13. 11:22

月下獨酌(월하독작)       달빛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李白(이백)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밭 가운데 술 한 항아리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함께 할 이 없어 혼자 마신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잔 들어 달을 불러오고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그림자 더불어 삼인 되었구나.

月旣不解飮(월기불해음)             달은 원래 술 마실 줄 몰랐고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그림자 또한 그저 내 몸 따라 움직일 뿐.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그런대로 잠시 달과 그림자 데리고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이 봄 가기 전에 즐겨나 보세.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이고

我舞影零亂(아무영영난)             내가 춤추면 그림자 소리 없이 나를 따른다.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깨여있을 때는 함께 즐기지만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하고 나면 제각기 흩어지겠지.

永結無情游(영결무정유)             아무렴 우리끼리의 우정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다음번엔 은하수 저쪽에서 다시 만나세.




이백(701~762):자는 태백(太白), 고향은 농서 성기(成紀: 감숙성 천수현)인데, 선대가 서역으로 들어가 살았다. 그곳에서 출생하여 어려서 부친을 따라 금주(錦州:사천성)로 이주했다 한다. 어려서부터 호협하여 방랑생활을 즐겼던 그는 42세 때, 당 현종의 인정을 받아 잠시 한림학사가 되었으나 그의 자유분방한 성격이 화근이 되어 장안에서 쫓겨나 천하를 떠돌다 한때는 모종의 사건에 연루되어 유배생활도 하였다. 그 뒤 사면되어 다시 천하를 유랑하다 말년에 친척인 이양수가 현령으로 있던 당도(當塗:안휘성 당도현)에서 62세의 일기로 병사했다. 이백을 모르는 이가 요즘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면 그의 대한 설명이 오히려 구구하다. 아직도 우리는 이백 하면 연상하는 것이 술 마시는 이들에게 빠지지 않는 별호 주태백이요,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하는 유행가 가사처럼 친숙하다.그의 시인으로서의 천재성과  자유분방한 절대 자유인으로서의  이백은  그 로부터  전무후무한 일임엔 만 천하가 인정하는 두 말에 여지없는 당대 최고의 낭만파 시인이다. 작품집으로 “李太白集”이 있다.



주1)요명월: 밝은 달을 맞이하다. 요(邀)는 멀리서 일부러 초대한다는 뜻이 들어있다.

2)무정유: 달과 그림자는 사람과 같이 유정한 감정의 주체가 아니므로 이리 표현했다.

3)운한: 은하수 *: 아득히 멀 막(邈)



달과 술의 시인 이백! 그의 우주관이 여실히 들어나는 시이다. 시제인 (월하독작)이 시 내용의 전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꽃. 달빛. 술. 시인, 시인의 그림자, 은하수, 자연과 우주 그리고 시인! 시의 서두에서 혼자 외로이 술을 마시는 듯 짐짓 너스레를 떠는 듯 하더니 곧 바로 그의 세계로 들어가 달과 우정을 맺고 후일 은하수 저쪽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이백의 넓은 사고와 우주관을 엿 볼 수 있는 광대무변한 자유에로의 나아감이 참으로 느껴지는 이백다운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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