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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행성 5개 모인 ‘오성결집’ 삼국사기서 발견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22. 13:58

 

행성 5개 모인 ‘오성결집’ 삼국사기서 발견

동아일보

 

입력 2015-05-08 03:00:00 수정 2015-05-08 03:00:00

고구려본기 “149년 동방에 모여”… 전문가 “200∼300년에 한번 일어나”

151년 8월 10일 새벽 동쪽 하늘에 수성, 토성, 화성, 금성, 목성(왼쪽부터 차례대로) 등 다섯 행성이 모여 있는 상상도.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제공
 
“우리 고대사에는 천문 기록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오성(五星)결집’에 관심이 갔죠. 삼국사기를 살피다가 고구려 때 오성 기록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오성결집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5개 행성이 하늘의 일정한 영역에 한데 모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황보승 대구운암고 교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회원)는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서 ‘차대왕 4년(149년) 5월에 오성이 동방에 모였다’는 기록을 찾아낸 뒤 올해 초 천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황 교사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당시 천문 현상을 추적해 보니 151년 8월 10일 새벽 동쪽 하늘에서 오성이 30도 이내에 모였음을 확인했다”면서 “고구려본기의 기록은 이를 관측하고 적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 정도 전의 기록임을 감안할 때 1, 2년의 오차가 생길 수 있다”며 “오성결집 현상은 200∼300년에 한 번씩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인 만큼 기록의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오성결집은 고조선 때 한 차례 기록된 바 있다. 환단고기(桓檀古記)에는 ‘무진오십년오성취루(戊辰五十年五星聚婁)’라는 구절이 나온다. 천문학자인 고(故) 라대일 박사와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이 구절을 기원전 1734년 7월 중순 저녁 서쪽 하늘에 화성, 수성, 토성, 목성, 금성이 순서대로 늘어선 것으로 해석해 1993년 한국천문학회지에 발표했다.
 
특히 이 기록은 5개 행성이 ‘루’라는 별자리(현재 양자리)에 모였다는 뜻으로 ‘오성취루’라고 불린다.박 위원은 “이번에 발견된 다섯 행성은 지금의 게자리에 해당하는 ‘귀(鬼)’에 위치한 만큼 ‘오성취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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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E-mail : dr_blackhole@naver.com
    서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블랙홀 천..
입력 : 2015.05.12 06:04 | 수정 : 2015.05.12 08:31

 

그래, 줄줄이 나올 줄 알았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는 황보승 회원이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이 한 곳에 모이는 오성결집(五星結集) 기록을 배달국, 고구려, 고려 역사에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독자는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아는가? 나는 이미 2014년 10월 1일자 24번째 프리미엄 조선 ‘박석재의 우주 이야기’에서 고조선의 오성결집 기록 오성취루(五星聚婁)에 대해 기고했다. 그 칼럼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국사 교과서에서 BC 2333년 왕검이라는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후 고구려가 건국될 때까지는 내용이 거의 없는 ‘블랙홀’이다. 그런데 그 역사의 블랙홀 한복판에 천문관측 기록이 있다. ‘환단고기(桓檀古記)’의 ‘무진오십년오성취루(戊辰五十年五星聚婁)’ 기록이다. 여기서 ‘무진오십년’은 고조선 건국 600주년이 되는 BC 1733년을 말하고, ‘취’는 모인다는 뜻이고 ‘루’는 동양 별자리 28수의 하나다. 즉 이 문장은 ‘BC 1733년 오성이 루 주위에 모였다’ 같이 해석된다.

천문 소프트웨어를 돌려봤더니 BC 1734년 7월 중순 저녁 서쪽 하늘에는,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화성·수성·토성·목성·금성 순서로 오성이 늘어섰다! 특히 BC 1734년 7월 13일 저녁에는 달과 해 사이에 오성이 ‘주옥처럼’ 늘어섰다. 오차가 1년 있기는 하지만 4000년 전 일을 추정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 바로 오성취루라고 봐야 한다. 그 당시 달력이 어땠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28수 중 루(婁) 별자리(양자리 β별 주위)가 아니라 성(星) 별자리(바다뱀자리 α별 주위)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 오성취성(五星聚星)이 맞다. 이는 4000년 전 28수가 현재와 다르다고 결론내릴 수 밖에 없다. 지난 24번째 칼럼에서는 오성취루가 정(井) 별자리(쌍둥이자리 μ별 주위)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 오성취정(五星聚井)이라고 했는데 이는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칼럼에서는 천문학자와 아마추어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정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Starry Night’ 소프트웨어를 근거로 기술하겠다.

하지만 이미 오성취루로 너무 많이 알려져서 오성취성으로 바로 잡히지는 않을 것 같다. 과학사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중요한 사실은 오성결집이 실제로 일어났고 옛 기록이 옳다는 것이다. 오성취루 같은 천문현상을 임의로 맞추거나 컴퓨터 없이 손으로 계산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BC 1734년 우리 조상들은 천문현상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조직과 문화를 소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천문대를 가진 고조선은 고대국가였던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고조선을 신화의 나라로 치부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천문 소프트웨어로 확인한 오성취루. BC 1734년 7월 13일 저녁 8시 서쪽 하늘의 모습이다.
천문 소프트웨어로 확인한 오성취루. BC 1734년 7월 13일 저녁 8시 서쪽 하늘의 모습이다.

오성취루 상상도. 왼쪽부터 화성·수성·토성·목성·금성이다.
오성취루 상상도. 왼쪽부터 화성·수성·토성·목성·금성이다.
오성취루를 처음으로 검증해 본 천문학자는 고(故)라대일 박사와 박창범 박사다. 그 검증 결과는 ‘단군조선시대 천문기록에 관하여’ 논문으로 작성돼 1993년에 발행된 한국천문학회지에 실렸다. 이 논문에서 BC 2000년부터 BC 1450년까지 550년 동안 오성결집 현상이 BC 1953년 2월에 한 차례 더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성취루 219년 전이었으므로 오성결집 현상이 최소한 200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는 편견을 심어줬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오성결집이 불과 1년 만에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공전 주기가 긴 목성과 토성이 하늘에서 모였다가 멀어지기 전에 수성·금성·화성이 신속하게 다시 결집하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②편에 계속>


이번 칼럼에서는 배달국 시대의 오성결집에 대해서만 알아보기로 한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회원들에게 옛 천문기록을 찾아내달라고 호소해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황보승 회원이 오성결집 기록을 여러 개 발견했다고 나에게 알려왔다! ‘그래, 그럼 그렇지! 우리가 누구인가? 천손의 후예 아닌가!’ 나는 쾌재를 불렀다.

배달국의 오성결집 기록은 ‘천문류초(天文類抄)’에서 발견됐다. 이 책은 세종대왕의 명에 의해 천문학자 이순지가 옛 기록들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오성결집에 관련된 기록은 전제(顓帝), 즉 전욱 고양씨(顓頊 高陽氏) 부분으로 아래와 같다.

‘…상고에 해의 이름이 갑인(甲寅)일 때, 갑자(甲子)월 초하루 아침인 동짓날 한밤중에 해와 달 및 오성이 자(子)방에 합하였다. 그래서 일월과 오성이 주옥처럼 모여 이어진 상서로움이 있게 되었고, 그 상서로움에 응해서 전욱 고양씨가 책력을 세우는 기원으로 삼았다(上古歲名甲寅 甲子朔旦 夜半冬至 日月五星 皆合在子 故 有合壁蓮珠之瑞 以應顓帝建曆之元)…’

즉 배달국의 오성결집은 ‘천문류초’의 ‘일월오성개합재자(日月五星皆合在子)’ 기록에 명시돼 있는 것이다. 마치 고조선의 오성결집이 ‘환단고기’의 ‘무진오십년오성취루(戊辰五十年五星聚婁)’ 기록에 근거를 둔 것처럼 말이다. 전욱은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하나로 BC 2513년부터 BC 2436년까지 78년간 생존했다. 따라서 갑인년은 BC 2467년이라야 한다. 천문 소프트웨어를 돌리자니 가슴이 떨렸다. 무려 4500년 전 선배 천문학자의 기록을 후배가 맞춰보고 있는 것 아닌가!

정작 BC 2467년에 오성결집이 나오지 아니하자 숨이 막혔다. 하지만 BC 2471년부터 BC 2465년 사이에 오성결집이 무려 두 차례나 일어났다! BC 2470년 9월 새벽과 BC 2469년 6월 저녁 무렵으로 둘 사이 간격이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동지와 간격도 먼데 4000년 전 오성취루보다 더 과거인 4500년 전 일을 추정하다보니 어느 정도 오차는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오성취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사실은 오성결집이 실제로 일어났고 옛 기록이 옳다는 것이다. 두 기록 중 ‘아침(旦)’에 일어났고 동지에 더 가까운 BC 2470년 9월 새벽 오성결집에 주목했다. 천문 소프트웨어를 돌려봤더니 BC 2470년 9월 중순 새벽 동쪽 하늘에는,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수성·토성·금성·목성·화성 순서로 오성이 늘어섰다! 특히 BC 2470년 9월 9일 새벽에는 해와 달 사이에 오성이 ‘주옥처럼’ 늘어섰다.

‘천문류초’ 기록은 비록 3년이나 오차가 있지만 이 오성결집을 기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오성결집은 처녀자리와 사자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자자리는 28수에 해당되지 않고 처녀자리의 각(角, α별 주위)과 항(亢, κ별 주위) 둘 중 각이 오성결집 중심에 가깝기 때문에 ‘오성취각(五星聚角)’이다. 하지만 다른 문헌에서 또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오성취각으로 정확하게 표기돼 있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고조선의 오성취루도 정확하게 표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문 소프트웨어로 확인한 오성취각. BC 2470년 9월 9일 새벽 5시 동쪽 하늘의 모습이다.
천문 소프트웨어로 확인한 오성취각. BC 2470년 9월 9일 새벽 5시 동쪽 하늘의 모습이다.

오성취각 상상도. 왼쪽부터 수성·토성·금성·목성·화성이다.
오성취각 상상도. 왼쪽부터 수성·토성·금성·목성·화성이다.
‘환단고기’는 삼황오제가 동이족(東夷族), 즉 배달국 사람들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삼황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태호 복희씨(太昊 伏羲氏)는 5500년 전에 음양오행 우주론과 태극기를 만든 배달국 5대 태우의(太虞儀) 환웅의 막내아들이다. 전욱은 삼황의 하나인 황제 헌원(皇帝 軒轅)의 손자로서 역시 오제의 하나다.

이번 오성취각의 발견으로 삼황오제 시대는 전설이 아니라 천문대가 있었던 역사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물론 배달국의 역사 또한 결코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도 저절로 입증된 셈이다! 고조선도 신화라고 하는 마당에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배달국의 오성취각, 고조선의 오성취루(정확히는 오성취성), 고구려의 오성취귀, 이 ‘오성결집 삼총사’는 우리 민족의 상고사를 밝혀줄 영원한 등불이 될 것이다. 고구려의 오성취귀(五星聚鬼)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안내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