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sr]역사,종교

길가메쉬 서사시의 홍수 이야기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22. 13:55

길가메쉬 서사시


반인반신의 영웅. 여신과 인간의 결합으로 태어났으므로 2/3는 신, 1/3은 인간이라고 한다. 

아카드 인의 서사시에서 길가메시는 위압적인 폭군이었다.

사람들은 신들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아루루는 점토를 침으로 이겨서 엔키두라는 야성의 사나이를 대초원에서 만들었다. 

그 소식을 듣자 길가메시는 엔키두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그에게 신전의 매춘부를 보냈다. 

          길가메쉬

 

그 매춘부는 엔키두를 다른 동물무리들과 분리시키고

길가메시를 타도하려는 그의 야망을 자극했다. 

그러나 싸움은 엔키두의 패배로 끝나고,

두 영웅 사이에서는 일생에 걸친 우정이 시작되었다. 

그 두 사람은 함께 일련의 모험을 시작했다. 

불을 뿜는 거인 훔바바를 샤마시의 도움으로 죽였다. 

이슈타르가 길가메시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길가메시는

이슈타르의 변덕과 바람기를 지적하면서 그 유혹을 거부했다. 


격노한 이슈타르는 아누에게 하늘의 수소가 지상을 파괴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그 그 수소는 두 영웅이 죽였다. 

그러나 신들의 분노가 거세어져 엔릴은 그들의 오만에 대한 처벌로

엔키두를 병에 걸려 죽게 만들었다. 

친구를 잃은 슬픔과 죽어야 하는 인간의 운명에 상처받은 길가메시는 대초원을 방황했다. 


길가메시는 영원한 생명을 찾아 우트나피슈팀을 찾아갔다. 

찾아가는 도중, 세계를 둘러싼 바다의 가장자리에서 이슈타르의 변신인 시두리가 말을 걸었다. 

시두리는 인간은 어차피 죽을 운명이니 포도주나 마시자고 길가메시를 유혹했지만

길가메시는 엔키두가 매장되도록 좌시하지만은 않겠다고 하며

엔키두의 시체의 코에서 벌레가 기어나올 때까지 이레 낮 이레 밤을 애도하기만 했다. 


시두리는 길가메시에게 '신들은 인간에게 죽음을 점지하고, 자신들은 영원히 산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굴의 영웅은 마침내 '천상의 술집 주모'로부터

우트나피슈팀이 죽음의 바다 건너편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나루터의 사공인 우르사나피의 도움을 얻어야만 했다. 

길가메시는 사공을 찾아냈고 특별한 나룻배를 만들어 죽음의 바다를 건너,

그들이 우트나피슈팀 부부에게 영원한 거처로 준 "만강(萬江)의 입구"로 갔다. 


우트나피슈팀은 길가메시에게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임을 말한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불사의 풀"에 걸고 우여곡절 끝에 심해에서 그 풀을 구한다. 

우르크로 돌아오는 도중, 샘가에서 자고 있는 동안에 한 마리의 뱀이 그 풀을 먹어버렸다. 

뱀은 즉시 허물을 벗을 수 있게 되었다. 

길가메시는 잠에서 깨어나자 자기가 죽을 운명임을 깨닫고 비탄의 눈물을 흘렸다. 


다른 문헌에는 길가메시는 이난나를 도와 뱀, 바람, 독수리가 보호하고 있던 나무를 잘라 

넘어뜨리는 얘기가 나온다. 

이난나와 길가메시는 그 신성한 나무로 마법의 북과 북채를 만들었는데,

훗날 길가메시는 우연히 그것을 지하세계로 떨어뜨리게 된다. 

엔키두가 그 북과 북채를 되찾아오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받은

특별한 가르침을 잊는 바람에 영원히 지하세계의 포로가 되었다. 


이 죽은 영웅의 영혼은 에아가 대지에 열어놓은 구멍 밖으로 한 줄기 바람처럼 나타나

왕자들이 하인이 되고 지상에서의 신분은 아무 쓸모도 엇는 것이 되어버리는

"먼지의 집", 곧 저승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모험이 끝난 후, 지하세계에서 왕궁을 부여 받아 죽은자들의

하위신(lessor god)으로 숭배되었다.

 

                          길가메시 서사시가 적혀있는 점판


 

길가메쉬 서사시 중 홍수 이야기


길가메쉬는 우트나피쉬팀이 어떻게 영생을 얻었는가를 알아내기 위해 길고 힘든 여정을 걸어왔다. 

우트나피쉬팀은 그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먼 옛날에 신들이 슈루파라는 고대도시를 대홍수로 멸망시켰다. 

그러나 '에아'신에게서 미리 경고를 받은 우트나피쉬팀은 거대한 방주를 만들어서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류를 멸망시킨 것을 후회하고 있던 신들은 다시 희생제물을 바친

우트나피쉬팀의 신실함과 정성을 인정하여 그에게 영생을 선물로 주었다.


슈루파 -- 당신이 알고있는, 유프라테스 강둑 위에 세워진 그 도시는

그 안에 신들이 살던 오래된 도시였다네

그들의 마음이 위대한 신들이 홍수를 만들도록 이끌었을 때 그들의 아버지인 아누가 

있었고 그들의 조언자인 용감한 엔릴, 그들의 전령인 니누르타,

관개시설로 경작하는 엔누게, 그리고 니니기쿠가 있었지 -- 에아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신들의 말씀을 갈대로 만든  에게 반복해 말해주었다. 

갈대 오두막아, 갈대 오두막아, 벽아, 벽아! 갈대 오두막아, 경청할지어다!

벽아! 잘 생각해보아라! 수루팍 사람,  집을 허물어라,

방주를 만들어라! 가진 것들을 포기하고 생명을 찾아라. 

재산에 집착하지 말고 영혼이 살아 있도록 하라. 

방주에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종자를 같이 실어라. 

네가 만들 방주는 다음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라.

너비와 폭은 똑 같을지어다. 천장벽을 칠하라.


나는 그 말을 알아듣고 에아에게 말했다. 

나의 주님 보소서, 나의 주님, 당신이 내게 주신 명을 저는 영광으로 여기며 따르겠나이다. 

그러나 제가 도시의 사람들과 장로들에게 뭐라고 답해야 합니까? 

에아가 입을 열어 그의 종인 나에게 말했다. 그러면 너는 그들에게 말할지어다. 

"나는 엔릴이 내게 적의를 품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의 도시에서 살 수가 없으며 엔릴의 영토에 발을 들여 놓을 수도 없다. 

그러므로 나의 주님 에아와 같이 살기 위해 저 깊은 곳으로 나는 내려가리라. 

그러나 여러분에게는 풍부한 물질을 소나기처럼 쏟아부으리라 선택된 새들과

희귀한 물고기들이 떨어질 것이며 땅은 풍성한 수확물을 내리라. 

그는 황혼녁에 조용한 초원에 명령을 내려 여러분에게 빗줄기처럼 밀을 쏟아 부을 것이다"


새벽의 빛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 땅은 내 주위에 모여들었다.  

어린 아이들은 역청(瀝靑)을 날랐고 어른들은 그 밖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가져 왔다. 

다섯째 날 나는 방주의 골격을 만들었다. 

방주의 바닥면적은 1 에이커였고 각각 벽의 높이는 120 큐빗이었으며

사각형 갑판의 각 변들은 120 큐빗이었다. 


나는 배의 옆면들의 모양을 내었고 그것들을 조립했다. 

나는 여섯개의 갑판을 넣었고 따라서 배를 일곱 부분으로 나누었다. 

바닥은 아홉 부분으로 나누어 사용할 계획이었다. 

나는 배에 물마개들을 망치로 두드려 넣었다. 

나는 삿대를 톱질했으며 필요한 물품들을 실었다. 


나는 용광로에 여섯의 역청을 부어넣었고 아스팔트 세 사르도 내부에 부어 넣었다. 

짐꾼이 나른 세 사르의 기름 바구니, 누수방지 작업에 소모된 한 사르를 제외하고

두 사르의 기름은 사공이 차곡차곡 챙겨두었다. 

사람들을 위해 수송아지들을 도축했으며 매일 양을 잡았다. 

과즙액, 붉은 포도주, 기름 그리고 백포도주들을 일꾼들에게

마치 강물이나 되는 것처럼 퍼주었다.

그들이 마치 새해 첫날을 맞은 것처럼 향연을 즐기도록 ... 일곱째 날 배가 완성되었다.


출항은 매우 힘든 작업이어서 그들은 바닥의 판자를 위와 아래에서

배의 삼분의 이가 물에 들어갈 때까지 들어올렸다. 

내가 가진 것은 모두 배에 실었다. 내가 가진 모든 은을 배에 실었다. 

내가 가진 모든 금을 배에 실었다. 내가 가진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배에 실었다. 

내 식구 모두와 일가친척들을 배에 오르게 했다. 


들판의 짐승들과 야생 동식물들을 배에 실었다. 

기술자들도 모두 배에 실었다. 

샤마쉬가 나를 위해 예정된 시간을 정해주었다.

"밤의 공포를 지시하신 그분이 파멸의 비를 쏟아

부으실 때 너는 배에 타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라."


예정된 시간이 왔다. 나는 그 날씨의 모양을 지켜보았다.

날씨는 바라보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나는 배에 올라타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었다. 

배를 단단히 단속하기 위해 나는 뱃사공인 푸자르-아무리에게

배와 그 안의 모든 것들을 넘겼다.

새벽에 먼동이 틀 무렵 시커먼 구름이 수평선에서 피어올랐다. 

그 속에 가 머무르며 그 동안 샬라트와 하니쉬가 전령으로서

산과 평야를 휘저으며 다녔다. 


(지옥의 신) 에르라갈이 세상의 댐들을 무너뜨렸으며 네번째로 니누르타가 와서

제방들을 잇달아 부쉈다. 

아눈나키는 횃불을 치켜 들어 온 세상이 화염에 휩싸이도록 불을 질렀다. 

아다드에 의한 경악이 하늘에 닿아서 모든 빛나던 것들이 암흑으로 바뀌었다. 

그 넓은 토지가 항아리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단 하루만에 남쪽에서 폭풍이 불어서 갈수록 바람이 거세어지더니

모든 산들을 잠수시키고 사람들을 전쟁터에서처럼 휩쓸어 날려보냈으니

사람들은 아무도 자기 동료들을 찾을 수 없었으며 하늘인지 사람들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였다.


 신들은 대홍수에 놀라 겁을 집어먹고 천상의 아누에게 올라갔다. 

신들은 개처럼 떨었고 외벽에 웅크리고 달라붙었다. 

이쉬타르는 진통을 겪는 여자처럼 울부짖었다. 

달콤한 목소리를 냈던 신들의 여왕은 큰소리로 곡했다. "옛 시절들은 흙으로 변했네. 


이는 내가 신들의 집회에서 (인간들) 욕을 했기 때문이라. 

어떻게 내가 신들의 집회에서 욕을 하며 나의 인간들을 파멸하는 전쟁을 요구할 수 있었을까 

내 인간들을 낳은 자는 바로 나인데 그들은 물고기떼처럼 바다를 가득 메웠구나"

아눈나키신도 그녀와 같이 울었다. 

모든 신들이 풀이 죽어서 앉아서 울었다. 그들의 입술은 모두 하나같이 굳게 닫혀졌다.


여섯의 낮과 여섯의 밤 동안 남쪽의 폭풍이 토지를 휩쓸고 가자 바람이 홍수를 밀어냈다. 

일곱째 날 남쪽의 폭풍이 전투를 마친 군대처럼 사그러들자 홍수는 전장에서 가라앉았다. 

바다는 조용해졌으며 폭우도 잠잠해지고 범람도 멈추었다. 

내가 날씨를 보았다. 평온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모든 인류는 흙으로 돌아갔다. 

주위 경치를 보니 마치 평평한 지붕처럼 평평하게 되어있었다. 

나는 갑판 문을 열었고 빛이 나의 얼굴에 쏟아졌다. 고개를 깊이 숙이고 앉아서 울었다. 

눈물이 나의 얼굴을 타고 흘러 내렸다. 


나는 바다의 광활한 수면에서 해안선을 바라 보았다. 

열 네개의 각 지역에서 산이 솟아 올랐다. 

니쉬르 산에 이르러서 배가 꼼짝도 않고 멈추었다. 

여섯날 동안 배는 니쉬르 산에 붙잡혀 있었다.


 일곱째 날이 오자, 나는 비둘기 한 마리를 날려보냈다. 

쉴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비둘기는 다시 돌아왔다. 

그 다음으로 나는 제비 한 마리를 날려보냈다. 

제비는 앞으로 날아갔으나 다시 돌아왔다. 

쉴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왔다. 


그 다음으로 나는 갈가마귀 한 마리를 날려보냈다. 

갈가마귀는 앞으로 날아가서 물이 빠진 것을 보고 먹고,

빙글빙글 돌고 까악까악 우짖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에야 나는 네 개의 문을 모두 열어젖혔다. 

그리고 희생제물을 바쳤다. 


나는 산의 꼭대기에서 신에게 바치는 술을 따랐다. 

일곱개와 일곱개의 제사용 잔을 차려놓고 그 받침대위에

(종려)나무줄기와 삼나무와 도금양(나무이름)을 쌓아올렸다. 

신들이 그 향기를 맡았다. 신들은 그 향기를 맡고서 희생제물 주위로

파리떼처럼 우르르 몰려들었다.


 이 도착하자 그녀는 아누가 그녀가 좋아하는 것에 맞추어 준 거대한 보석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대 여기있는 신들이여, 나는 내 목에 걸린 청금석처럼 결단코 잊지않으리라. 

이 날들을 항상 염두에 두며 결코 잊지 않겠노라. 

신들이 공물에 오게 하라. 

그러나 엔릴은 오지 말게 할지어다. 


분별없는 그가 내 백성들에게 대홍수를 일으켜 파멸로 넘겼기 때문이다." 

엔릴이 도착하자마자 그 방주를 보고 엔릴은 격노했다. 

그는 신들에 관한 분노로 가득 차있었다. 

"어떤 살아있는 영혼이 도망쳤단 말인가? 

그 누구도 파멸에서 살아 남아서는 안되었는데!" 

니누트라가 입을 열어 용맹스러운 엔릴에게 말했다. 

"에아 말고 누가 그런 꾀를 내었겠소?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자는 에아 혼자뿐입니다."


에아가 입을 열어 용맹스러운 엔릴에게 말했다. 

"그대 신들중에 가장 현명한 자, 영웅이시여, 당신은 어찌하여 분별없이 대홍수를 일으키셨소? 

죄수에게는 그의 죄를 씌우고 무단침입자에게는 무단침입의 죄를 씌워야 하는 것이지만 그가 

잘려나가지 않도록너그러워야하며, 그가 쫓겨나지 않도록 참아야 하오.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차라리) 사자가 일어나서 사람의 수를 감소시켰더라면 좋았을 걸!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늑대가 일어나서 사람의 수를 줄였더라면 좋았을 걸!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극심한 기아상태가 발생하여 인류를 쓰러뜨렸더라면! 

당신이 홍수를 일으키는 대신에 전염병이 돌아서 인류를 휩쓸었더라면! 

위대한 신들의 비밀을 폭로한 것은 내가 아니요. 

난 에게 꿈을 보게 했소. 그러자 그는 신들의 비밀을 알아차렸소. 

이제 그럼 그에 관하여 상의하기로 합시다."


 그리하여 엔릴은 방주에 올라갔다. 

나의 손을 잡고 그는 나를 배 위로 데리고 갔다. 

그는 나의 아내를 데리고 가서 내 옆에 무릎을 꿇게 하였다. 

우리 사이에 서서 그는 우리의 이마를 만지며 우리를 축복하였다. 

"지금까지 우트나피쉬팀은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아내는 우리 신들과 같이 되리라. 

우트나피쉬팀은 저 멀리 강 입구에서 살게 되리라." 

그래서 그들은 나를 데려가서 저 멀리에서 살게 하였다. 강의 입구에서.

 

 

실제 ‘노아’?…6,500년 전 대홍수기 유골 첫 발견

입력: 2014.08.10 00:00 ㅣ 수정 2014.08.10 14:35
 

노아(Noah)는 성경 창세기에 언급되는 인물로 아담과 이브의 셋째 아들인 셋의 후손이다. 당시 타락한 세상을 심판하려 야훼가 내린 대홍수 심판에서 유일하게 방주를 만들어 생존한 인물로 이때 함께 살아남은 일가족과 한 쌍의 동물들이 현재의 세상을 구성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다.

최근 개봉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노아’로도 알 수 있듯 이 신화적인 인물의 실존 여부는 수세기간 많은 고고학자들의 연구대상이었다. 가장 사실에 근접한 추론은 기원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발생했던 실제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한 인물이 노아의 모델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노아의 실제 모델이 나타난 것일까?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
대학 펜 고고인류학 박물관(Penn museum) 연구진이 6,500년 전 생존했던 노아의 실존 모델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남성 유골은 본래 85년 전 해당 박물관
지하에 보관되어왔던 것으로 최근 박물관 직원들에 의해 재발견됐다. 식별번호도 없고 분류목록에도 올라와있지 않은 이 신비한 유골의 정체를 밝히려 최근 100여 년간의 박물관 과거 발굴기록을 디지털 복원한 결과, 연구진은 이 남성 유골의 주인이 ‘노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기원전 대홍수기의 생존자임을 알아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 남성 유골은 1929~1930년 사이 이라크 남부 우르 지역에서 대영 박물관, 펜 박물관 고고학 연구진에 의해 최초 발견됐다. 본래 이 지역은 유프라테스 강 유역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존재했던 곳으로 수메르 왕조가 지배하던 도시 국가였다. 특히 이 지역은 기원전 5500~4000년 경 실제 대형 홍수 범람기록이 남아있는데 이는 길가메시 서사시와 성경에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대홍수 시기와 거의 일치 한다.

이 남성은 당시 발굴됐던 우바이드기 왕조
무덤 48개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발견된 유일한 유골로 키는 173㎝~178㎝, 사망당시 나이는 50세이거나 이보다 살짝 더 많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특히 몸 형태, 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이 남성이 성경 속 ‘노아’의 실존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들은 보고 있다. 이는 신화적인 해석이 아닌 실제
역사 속 메소포타미아 대홍수 기록에 기반을 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유골은 고대 메소포토미아 문명인들의 식습관, 건강상태, 질병 유무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사진=Penn Museum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숨어 있는 세계사] 영원한 생명 찾아나선 4500년전 半神半人의 모험

입력 : 2019.07.31 03:00


[길가메시 서사시]
고대 메소포타미아 영웅 이야기… 역사 속 우루크 왕 길가메시가 주인공
친구가 세상 떠나자 죽음의 공포 느껴 영생 찾지만 결국 죽음 받아들여                              

영화배우 마동석씨가 2020년 개봉 예정인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 역을 맡아 할리우드에 진출하게 됐어요. 이 캐릭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대서사시인 '길가메시 서사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어요. 인류 최초의 문학작품이라고 평가되는 길가메시 서사시는 과연 어떤 작품일까요?

일리아스보다 1800년 먼저 나온 서사시

서양 서사시 중 최고 작품으로 꼽히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지금으로부터 약 2700년 전에 나왔어요. '길가메시 서사시'는 그보다 한참 앞선 약 4500년 전의 작품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자 '최초의 문학작품'으로 꼽히죠. 현대 이라크 지역에 뿌리내렸던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산이에요.

길가메시(왼쪽)가 신들이 내려 보낸 재앙이었던 '하늘의 황소'를 제압하는 모습을 담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테라코타 조각입니다.
길가메시(왼쪽)가 신들이 내려 보낸 재앙이었던 '하늘의 황소'를 제압하는 모습을 담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테라코타 조각입니다. 벨기에 브뤼셀 왕립미술관 소장. /위키피디아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있던 도시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인간 아버지와 여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이에요. 오만하고 난폭한 왕이었던 그는 인간의 손길 없이 야생에서 자란 사나이 엔키두를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두 영웅은 입으로 불을 내뿜는 숲속의 괴물 훔바바를 물리치며 함께 성장해나가죠.

여신 이슈타르가 길가메시에게 청혼하면서 비극이 벌어집니다. 길가메시는 청혼을 거부하고 이슈타르를 모욕합니다. 신들은 거대한 황소를 보내 길가메시를 응징하려 하죠.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황소를 물리치지만, 그 과정에서 신들의 분노를 사 엔키두가 죽고 맙니다.

충격을 받은 길가메시는 불사의 비결을 찾겠다고 결심합니다. 불사가 불가능하다면 늙지 않는 법이라도 찾겠다며 바다에서 불로초를 캐지만, 길가메시가 잠든 사이 뱀이 불로초를 먹어버리고 말지요. 마지막에 길가메시는 젊은 여인 시두리를 만납니다. 길가메시에게 그녀는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현실의 평범한 행복을 즐기라'고 충고하죠. 길가메시는 죽음을 당당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영웅

우루크
독일 시인 릴케는 '길가메시 서사시는 죽음의 공포에 대한 위대한 서사시'라고 말했어요.

처음에 길가메시는 자신을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하지만 엔키두가 죽은 뒤 자신도 언젠가는 죽을 운명임을 깨닫고 공포에 빠지죠. 그는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역설적으로 자신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필멸의 존재라는 걸 깨닫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내세보다 현실의 삶을 더 중시했던 수메르인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부분이에요.

길가메시 서사시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믿어온 종교와 신화에 큰 영향을 줬기에 더 중요합니다. 수많은 이야기의 '원형'이 이 서사시 안에 담겨 있어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도 길가메시 서사시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오디세이아는 세상 곳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온다는 점, 주인공의 핵심 조언자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길가메시 서사시와 닮아있어요.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의 모험 이야기에도 영향을 줬을 거란 시각이 있어요. 길가메시가 엔키두와 함께 모험을 떠나 황소를 격퇴하고 사자를 잡는 장면 등이 헤라클레스의 열두 고난과 겹친다는 겁니다.

수메르 역사와 신화를 연구해온 저술가 김산해씨는 '최초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라는 책에서 "오디세이아뿐만 아니라 게르만 민족 서사시 '베오울프',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 모두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출발했다"고 평가했어요.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등장]


길가메시 서사시를 기록한 점토판 12개는 영국 고고학자였던 호르무즈드 라삼이 1853년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 '니네베'에 있는 유적에서 발굴했어요. 다만 큰 화제는 되지 않았어요. 쐐기문자 기록이라 정확한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죠.

1872년 영국 고고학자 조지 스미스가 서사시의 11번째 점토판을 해석해 영어로 발표하면서 서양에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바로 '대홍수'가 닥쳤을 때 '우트나피시팀'이 방주를 건설해 살아남아 인류의 조상이 됐다는 이야기였는데요, 성경 속 '노아의 방주'와 비슷해 크게 주목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