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족보행 기원 밝힌 프랑스 연구팀, 중앙아프리카서 고대 인류 화석 발견
단층촬영으로 형태 정보 재구성… 침팬지와 해부학적 차이점 알아내
인류와 유인원을 구분하는 기준은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 여부다. 인류학자들은 처음으로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종을 ‘최초의 인류’로 정의한다. 인류가 언제부터 이족보행을 했는지에 대해 약 700만 년 전부터 350만 년 전까지 학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프랑스 연구팀이 이런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프랑크 기 프랑스 푸아티에대 고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약 700만 년 전 고대 인류 화석의 대퇴부(허벅지)와 척골(팔뚝) 분석을 통해 이족보행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25일자(현지 시간)에 공개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약 700만 년 전 화석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고대 인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연구팀이 2001년 중앙아프리카 국가인 차드의 주랍 사막에서 발견한 것으로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라는 학명이 붙어 있다. ‘차드에 살았던 사헬이라는 인류’라는 뜻이다. 이 화석은 차드어로 ‘삶의 희망’이라는 뜻의 ‘투마이’란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연구팀은 이 화석을 발견하고 1년 뒤인 2002년 네이처에 두개골과 아래턱 뼈, 이빨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두개골에 존재하는 큰 구멍의 위치가 유인원보다 앞에 있음을 근거로 이족보행을 한 인류라는 분석을 내놨다. 큰 구멍은 뇌에서 척수가 나가는 통로다. 이족보행을 하는 동물은 사족보행을 하는 동물에 비해 구멍이 앞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족보행을 한 것으로 단정할 수 있는지 학계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져 왔다. 2001년 이후 두개골과 아래턱 뼈, 이빨 외에 추가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고 DNA 추출을 통한 분석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두개골 크기와 형태가 유인원과 유사하다는 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 고대 인류가 주로 발견된 동부아프리카가 아닌 중앙아프리카에서 화석이 발견됐다는 점 등도 논란이 됐다.
이후 프랑스 연구팀은 새로운 증거를 찾았다.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의 화석을 발견한 지역에서 대퇴부와 척골 화석 약 20점을 추가로 발견한 것이다. 발견한 화석을 대상으로 단층촬영법을 적용했다. 단층촬영법은 투과파를 사용해 여러 방향으로 데이터를 얻어 물체 내부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물체 내부의 구조나 기하학적 형태 등과 같은 정보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
대퇴부와 척골 화석을 조사한 결과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는 땅에서 이족보행을 하고 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대퇴골과 척골은 손으로 나무를 붙잡고 다리로 나무를 기어오를 수 있는 형태로 발달했다”며 “땅에서 사족보행을 하는 고릴라나 침팬지가 가진 해부학 구조와는 확연히 다르며 기존의 두개골 분석을 통해 추정된 이족보행을 한 인류라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기 교수는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고대 인류는 침팬지와 분기한 직후 두 발로 걷는 능력을 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나무를 오를 수 있는 뼈의 기존 형태는 유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단층촬영으로 형태 정보 재구성… 침팬지와 해부학적 차이점 알아내
약 700만년 전 고대 인류 화석의 대퇴부(허벅지)를 3차원(3D) 형태로 만들어 현 인류와 침팬지, 고릴라의 것과 분석했다. 오른쪽 사진에서 왼쪽부터 차례대로 약 700만 년 전 고대 인류 화석, 현 인류, 침팬지, 고릴라의 대퇴부. 프랑스 푸아티에대 제공
프랑크 기 프랑스 푸아티에대 고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약 700만 년 전 고대 인류 화석의 대퇴부(허벅지)와 척골(팔뚝) 분석을 통해 이족보행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25일자(현지 시간)에 공개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약 700만 년 전 화석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고대 인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연구팀이 2001년 중앙아프리카 국가인 차드의 주랍 사막에서 발견한 것으로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라는 학명이 붙어 있다. ‘차드에 살았던 사헬이라는 인류’라는 뜻이다. 이 화석은 차드어로 ‘삶의 희망’이라는 뜻의 ‘투마이’란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족보행을 한 것으로 단정할 수 있는지 학계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져 왔다. 2001년 이후 두개골과 아래턱 뼈, 이빨 외에 추가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고 DNA 추출을 통한 분석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두개골 크기와 형태가 유인원과 유사하다는 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 고대 인류가 주로 발견된 동부아프리카가 아닌 중앙아프리카에서 화석이 발견됐다는 점 등도 논란이 됐다.
이후 프랑스 연구팀은 새로운 증거를 찾았다.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의 화석을 발견한 지역에서 대퇴부와 척골 화석 약 20점을 추가로 발견한 것이다. 발견한 화석을 대상으로 단층촬영법을 적용했다. 단층촬영법은 투과파를 사용해 여러 방향으로 데이터를 얻어 물체 내부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물체 내부의 구조나 기하학적 형태 등과 같은 정보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
기 교수는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고대 인류는 침팬지와 분기한 직후 두 발로 걷는 능력을 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나무를 오를 수 있는 뼈의 기존 형태는 유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