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건설부동산

<핫뉴스>3억원으로 73채 `아파트 돌려막기`

이름없는풀뿌리 2015. 10. 2. 09:47

 

광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재권)는 25일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했던 아파트로 임대사업을 벌여 세입자들에게피해를 준 혐의(사기)로 고모(48) 씨를 구속했다.검찰에 따르면 고 씨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뒤 이 아파트를 임대해 주고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임대료를 돌려주지 않아 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씨는 이런 방식으로 2001년 3억원을 주고 사들인 아파트 4채를 2005년 73채까지 불렸지만 임대료 31억원과 대출금 25억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빚이 14억원에 이르고 매월 대출 이자 1500만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려 일부 아파트를 가압류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씨는 그러면서도 이들 아파트로 다시 임대사업을 벌여 A 씨로부터 임대료 5500만원을 받는 등 19명에게서 임대료 등의 명목으로 7억38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돌려막기’형태의 무리한 임대사업으로 고 씨는 6년만에 59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며 “이 때문에 세입자들은 아파트가 경매로 처분돼 거리로 내몰리거나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구입해야 했으며 고 씨에게 돈을 빌려 준 금융기관들도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출처 : [부동산114] 핫뉴스>3억원으로 73채 `아파트 돌려막기`.. /한국경제/2008.12.25

 

 

[Why][왜 그는] 종자돈 3억으로 아파트 74채를 어떻게 샀을까

4채에서 출발… 담보대출 받고 전세금 보태 집 불리기 계속 임대사업 하다

보증금 반환시기 돌아오자 결국 빚더미 올라

 

종자돈 3억원으로 6년 동안 아파트 74채를 구입, 임대업을 해온 40대가 결국 빚에 짓눌려 사기 혐의로 도망자 신세가 됐다. 경향신문 12월 26일자 보도

고모(48)씨는 2001년 3억원으로 광주시 북구에 있는 중소형 아파트 4채를 구입했다. 그는 이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전세보증금을 보태 아파트를 더 사들이는 방식으로 아파트 숫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고씨의 아파트는 10채를 넘어섰다. 7개월 만인 2002년 7월에는 20채를 돌파했다. 넉 달 뒤인 그 해 11월에 10채를 더 구입해 30채, 다시 넉 달 뒤인 2003년 3월에는 40채를 돌파했다. 2003년 7월에는 한꺼번에 11채를 구입, 보유한 아파트 수가 53채가 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9채를 구입해서 62채가 됐다. 2005년 5월 70채를 돌파했고 2006년 2월 마지막으로 74채가 됐다. 5년 만에 무려 아파트 74채를 손에 넣은 '부동산 거부(巨富)'가 된 것이다.

그가 사들인 아파트는 광주시 북구 동림 주공아파트 27채, 용두 주공아파트 27채, 일곡 청솔아파트 5채, 일곡 대림아파트 10채, 문흥 제일아파트 3채, 양산 우미아파트 1채, 운암 우미아파트 1채다.

그는 중소형 아파트만을 노렸다. 구입한 아파트 모두 20~30평형이다. 지방 중산층의 전세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라 유동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애초부터 '돌려막기'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파멸은 이미 2004년부터 예고돼 있었다. 2003년 말부터 전세 보증금 반환이 시작됐다.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기 시작하면서 이자 부담 이외에 큰돈을 단번에 돌려줘야 할 일이 생겼다.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2001~2003년 단 2건밖에 없었던 보증금 반환은 2004년 5건으로 늘었고 2005년 16건, 2006년에는 18건이나 됐다.

최종적으로 고씨의 재무 상황은 알거지 상태였다. 은행 대출금은 25억원이었고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은 31억원이 돼 사실상 빚이 56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74채 아파트의 총 시가는 42억원에 불과했다. 매달 갚아야 하는 은행 대출금 이자만 1500여만원에 달했다. 그는 대출금 이자까지 전세보증금으로 돌려 막아야 했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데는 또 다른 전세보증금을 썼다.

2005년 10월 고씨의 외줄타기는 끝났다. 아파트 매매 잔금을 내지 못해 일부 아파트를 가압류당했다. 하지만 '돌려막기'는 계속됐다. 이미 그에게는 사기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그는 두 달 만에 임대 사업을 재개했다. 서민들의 피 같은 돈은 고씨의 채무 탕감에 쓰였다.

그가 그동안 사들인 아파트에 세 들어 살고 있던 일부 입주자들은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갈 지경에 이르자 부득이 채무 인수 조건으로 아파트를 떠안았다. 이들은 아파트가 경매 처분되면서 거리로 내몰렸다.

결국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과 은행의 고소·고발이 잇따르면서 고씨의 행각은 막을 내리게 됐다. 광주지검 형사2부(박재권 부장검사)는 25일 사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고씨 체포에 나섰다. 고씨는 세입자 19명에게 돌려줄 보증금 7억3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소형 아파트에서 사는 서민들에게 7억3800만원이라는 돈은 지금까지 흘려온 땀과 눈물"이라며 "고씨의 무분별한 임대사업으로 인해 세입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고 밝혔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부동산 거품의 빛과 그림자를 한꺼번에 보여준 사례"라며 "2005년 상반기 이후로 지방 부동산 가격이 폭락세로 들어섰는데 고씨는 시장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거품이 생기는 초기 단계에서 집값이 급상승할 때는 세금과 은행 대출 이자를 제하고도 수지가 맞는다. 하지만 주택 거품이 정점에 이르러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중간에 빚을 청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끊임없이 '돌려막기' 한 게 문제"라며 "아파트 돌려막기는 결국 카드 돌려막기와 같아서 자기 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빚으로 부동산을 불렸기 때문에 파멸은 예고돼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