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데스크] 류융싱 둥팡시왕(東方希望)그룹 회장
요즘 중국 대륙에서 가장 뜨고 있는 기업인은? 이런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 류융싱(劉永行·61) 둥팡시왕(東方希望)그룹 회장이란 대답이 돌아온다. '사료계의 왕(王)'으로 불리는 그는 2007년 중국 갑부 순위(미국 '포브스'지 기준) 20위에서 작년 말 204억위안(약4조6100억원)의 재산으로 랭킹 1위로 도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일 년 만에 황광위(黃光裕) 전 궈메이(國美)그룹 회장 등 10대 부자 가운데 7명이 사라지고, 부호들의 재산이 반 토막 나는 와중에 그는 어떻게 '혜성'처럼 부상했을까?
1982년 3명의 형제와 함께 1000위안(22만원)을 갖고 쓰촨성에서 메추라기와 사료 판매로 사업에 뛰어든 그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이다. 특히 지금까지 금융대출을 받지 않고, 부동산에 손대지 않고 증시에 회사를 상장(上場)하지 않는 '3무(無)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남의 돈으로 사업하면 경영이 방만해져요. 부동산이나 주식에 빠져 본업을 소홀히 하다 패가망신하는 경우를 너무 자주 봤어요."
대신 '무재고 경영'과 '원가 절감'에 매진해 주력회사인 둥팡시왕사료의 지난해 수익은 경기 침체 속에도 전년보다 30% 넘게 늘었다. 그의 공장은 중국 지도부의 단골 견학코스가 됐다.
2007년에는 충칭(重慶), 바오터우(包頭) 등에 석유화학공업과 석탄화학공장에 60억위안을 투자, '중화학공업 제국(帝國)' 건설을 향한 제2의 사업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이 분야 투자 자금도 6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모두 마련했다.
사생활에도 검소와 절제가 돋보인다.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을 준수하는 그는 상하이 푸둥(浦東)에 있는 둥팡시왕건물 15층의 사무실까지 엘리베이터 대신 매일 걸어 올라간다. 올해로 7년째다. 골프나 사업상 접대를 거부하고 술, 담배는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수영과 산보를 즐길 뿐이다. "스무 살까지 신발을 못 신었을 만큼 지독하게 가난했던 과거를 잊을 수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래선지 지난달 말 중국 부자 연구가인 후룬(胡潤)이 전문가들을 상대로 '최고 부자'를 조사한 결과, 80%가 류융싱을 꼽았다. 류 회장의 재산도 250억위안으로 오히려 더 늘었다. 주목되는 것은 지금도 중국에선 류 회장처럼 '차이나 드림(China dream)'과 장사꾼 기질로 똘똘 뭉친 '비단장수 왕서방'의 후예들이 매년 최소 수천명씩 쏟아진다는 사실이다. 세계 5위 자동차부품 업체를 일궈낸 완샹(萬向)의 루관추(魯冠球) 회장,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중국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리판(力帆)의 인밍산(尹明善) 회장 등은 이미 세계적 인물이 됐다.
지난 5일 정부업무보고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올해 8% 성장 달성'을 강조하며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무려 8번이나 썼다. 향후 중국 경제에 비관론도 만만찮다. 그래도 희망을 떨치기 어려운 것은 중국 저변에 이런 '기업가 정신'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야성적인 기업가 정신이 식어가는 한국 산업계에 중국 민영 기업인들의 도전과 응전 드라마는 새삼 경종(警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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