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386)정도전 삼봉집 제12권/경제문감 별집 하/의논(議論)/왕자가 친비하는 도리를 천명하면 천하가 저절로 와서 친비하게 된다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6. 08:12

왕자가 친비하는 도리를 천명하면 천하가 저절로 와서 친비하게 된다[王者顯明其比道 天下自然來比]

 

 

비괘(比卦)의 구오(九五) 효사에, ‘친비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안】 구본에는 ‘비구오현비(比九五顯比)’ 다섯 글자가 빠졌는데, 지금 써넣었다.

인군이 천하를 친비(親比 친밀)하는 도리는 그의 친비하는 도리를 천명할 뿐이다. 만일 지성스러운 뜻으로 사물에 임하고 자기를 두남두는 마음으로 남에게 미쳐가며 정사를 하되, 인을 베풀어 천하로 하여금 그의 혜택을 입게 한다면 이는 인군이 천하를 친비하는 도리이다. 이와 같이 한다면 천하에 누가 군상(君上)에게 친비하지 않겠는가?

만일 그 조그마한 인을 드러내어 도를 어겨 가면서 명예를 구하여 아랫사람들이 친비하기를 구하려고 한다면, 그 도가 또한 좁은 것이다.

왕자(王者)가 그 친비하는 도리를 천명하면 천하가 자연히 와서 친비하게 되는 것이니, 오는 자를 돌보아 줄 뿐인 것이다. 진실로 온정을 베푸는 체하면서 남에게 친비하기를 바랄 것은 없는 것이다.

이는 왕도(王道)와 위대함이니, 그 백성들은 여유만만하고 차분하여 그렇게 된 까닭을 모르는 것이다. 성인이 지공무사(至公無私)한 마음으로 천하를 다스린 것을, ‘친비를 나타낸다.’에서 볼 수 있다.

 

 

王者顯明其比道。天下自然來比。

比九五。顯比。按舊本脫比九五顯比五字。今塡補。 人君比天下之道。當顯明其比道而已。如誠意以待物。恕己以及人。發政施仁。使天下蒙其惠澤。是人君親比天下之道也。如是。天下孰不親比於上。若乃暴其小仁。違道干譽。欲以求下之此。其道亦挾矣。王者顯明其比道。天下自然來比蒭。來者撫之。固不煦煦然求比於物。此王道之大。所以其民皥皥而莫知爲之者也。聖人以大公無私治天下。於顯比見之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