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비색을 휴지한다[休息天下之否]
비괘(否卦) 구오(九五) 효사에,
“비색(否塞)을 휴지하는지라, 대인의 길(吉)이니, 그 망하게 될까 망하게 될까 하며 뽕나무 뿌리에 매듯 하리라.”
하였다.
구오(九五)가 양(陽)의 강단과 중정(中正)한 덕으로써 높은 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천하의 비색함을 휴지시킬 수 있는 것이니, 대인(大人)의 길한 일이다.
대인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그의 도로써 천하의 비색을 휴지하여 태평하게 하였으되, 오히려 비색에서 떠나지는 못하였으므로, ‘그 망하게 될까’ 하는 경계가 있는 것이니, 비색이 이미 휴지되어 점차 앞으로 태평하게 되더라도 곧바로 편안하고 방자하여서는 안 된다.
마땅히 깊이 생각하고 원대하게 경계하여, 항상 비운이 다시 오게 될까 근심하되, ‘망하게 될까 망하게 될까 하며 뽕나무 뿌리에 매듯 한다.’는 것이니, 안전하고 굳은 방도를 마련하기를 뽕나무 뿌리에 잡아매듯 함을 이른 것이다.
休息天下之否
否九五。休否。大人吉。其亡其亡。繫于苞桑。五以陽剛中正之德。居尊位。故能休息天下之否。大人之吉也。大人當位。能以其道休息天下之否。以馴致於奉。猶未離於否也。故有其亡之戒。否旣休息。漸將反奉。不可便爲安肆。當深慮遠戒。常憂否之復來曰。其亡矣其亡矣。其繫于苞桑。謂爲安固之道。如維繫于苞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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