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정원(15) - 도시의 고요-
(1)
60여 인생을 돌이켜 보니
항상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즐거움 뒤엔 반드시 괴로움이 밀려들었고
기쁨 뒤에도 슬픔이 뒤따랐다.
동양에선 인생을 희노애구애오욕(喜怒哀懼愛惡欲)이라 한다지만
간단히 말해서 좋은 일, 나쁜 일이 반복되는 것이
삶이요, 역사가 아닌가 한다.
(2)
그리하여 지금 좀 어렵다고 실망할 이유 없고
지금 기쁘다고 기쁨에 취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세상은 기쁘면 웃고, 슬프면 찡그린다.
반면에 기뻐도 무덤덤하고, 슬프면 웃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숨긴 감정을 가진 사람은
초월자이거나 철저한 사기꾼 둘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잘 보면 초월자와 사기꾼의 웃음 사이에는
반드시 잠자리 날개의 떨림 같은 미세한 차이가 있기에
초월자의 눈에 금세 포착되기 마련이다.
(3)
작년엔 자주 탄천변을 달려 옥상정원에 오르곤하였다.
올해엔 여러 사정으로 탄천변을 달리지 못했는데
며칠 전 모처럼 탄천변을 나가게 되었다.
이 도회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기적이다.
그런 천변을 거닐어 보니 소란했던 도시가 고요하기까지 하다.
성남비행장에서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비행기조차
커다란 새가 고요히 대자연에 날개를 펴는 것 같이 정겹다.
이런 고요가 그래서 두렵다.
고요 속 어둠의 알을 깨고 뛰쳐나온 교활한 독재자가 두렵다.
배달9215/개천5916/단기4351/서기2018/06/23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탄천변 모감주나무
2) 탄천변 자귀나무
3) 탄천변 창질경이
3) 옥상정원의 고요
4) 매발톱
5) 꽃치자
6) 아로니아
7) 까마중
8) 좀비비추
9) 무늬비비추
10) 털별꽃아재비
초우(初雨, Cold Rain) / 경음악
가슴속에 스며드는
고독이 몸부림칠 때
갈 길 없는 나그네의
꿈은 사라져
비에 젖어 우네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음의 상처
잊을 길 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네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음의 상처
잊을 길 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네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음의 상처
잊을 길 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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