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떼일라’…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뉴시스 입력 2018-11-09 09:10:00 수정 2018-11-09 09:11:51
경기도 시흥에 사는 회사원 차모(49)씨는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둔 차씨는 3개월전 집주인에게 더 이상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알렸다. 3개월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종종 있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차씨는 만기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차씨는 집주인에게 황당한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집주인은 차씨에게 “이미 빚이 8억원이 넘어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여윳돈이 있다면 자신에게 빌려 달라”고 말했다. 이에 차씨가 수차례 항의하자 집주인은 “만기일이 지나더라도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으니 아예 집을 사라”고 막무가내였다.
차씨는 “새로 이사 갈 집 계약서를 쓰기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다가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결국 이사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애만 태웠다”고 토로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역전세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세금을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 여파 등으로 자칫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금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
우선 임대차 계약을 맺을때 등기부등본의 집주인을 확인해야 한다. 등본에 나온 사람이 실제 집주인이 맞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겨 임차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확정일자는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다.
또 이사하는 날 반드시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이사 때문에 전입신고를 미룬다면 자칫 전세금을 지킬 수 있는 권리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 잔금을 치른뒤 이사하는 날 전입신고를 하면서 확정일자도 함께 받아야 전세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기관이 운영하는 ‘전세금 반환보증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도움된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때 보험을 든 기관이 전세금을 보장해준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면 전세계약 만기일 한달후부터 HUG에 전세금 지급 청구가 가능하다. 보증 상품 수수료는 전세금의 0.128%로, 보증금 1억원 기준 연간 12만8000원이다.? 만기가 지나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하면 된다. 이는 관할 지방법원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임차권 등기명령은 임대 계약이 끝난 뒤 임대차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경우 임차인에게 단독으로 임차권 등기를 할 수 있는 권리다.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기재되면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이사를 해도 대항력과 우선 변제력이 그대로 유지돼 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또 대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지금명령을 신청하면 법원에서 집주인에게 관련 서류를 등기로 보낸다. 집주인은 등기를 받은 뒤 2주내에 의의를 신청할 수 있다. 만약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가압류나 경매 등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집주인이 이의신청을 할 경우 전세금반환소송으로 넘어간다.
전문가들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직접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일자 등 필요한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병욱 변호사는 “확정일자와 주민등록 이전, 전세권 설정 등기 등을 반드시 해야 전세금을 지킬 수 있다”며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하면 전세금을 지키면서도 법적 소송이 가능하고 증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너무 높아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집값이 집주인 대출액과 전세금을 합한 것보다 많다면 전세계약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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