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하락하는데.."집주인이 보증금을 안줘요"
대출규제·대단지공급 맞물려 하락세.. 전세금 못받으면 지급명령신청 해야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약세다. 이달 들어 고점 대비 수천만~수억 원 낮은 가격에 계약된 매물도 생겼다. 전문가들은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신축 대단지 입주가 몰려 공급 우위 시장이 형성된 가운데 대출규제가 맞물린 결과로 본다.
◇이사철에 떨어진 전셋값, 집주인-세입자 갈등 고조=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2011년(0.13%)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주 마포(-0.31%) 송파(-0.04%) 등은 전셋값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 151㎡(5층)가 지난달 초 9억원에 전세계약을 했다. 연초 같은 평형 4층 전셋값이 12억5000만원이었는데 3억5000만원 떨어진 것. 지난 7~9월 시세와 비교해도 1억~2억원 낮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1층)은 지난달 초 7억2500만원에 전세계약을 했다. 지난 6~8월 같은 크기의 전셋값이 7억8000만원 안팎이었는데 5500만원 내렸다.
보통 9~10월은 가을 이사철로 전셋값이 들썩이기 마련인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집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해 가격을 낮추거나 입주시점을 맞춰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는 사례도 늘었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 설명이다.
전셋값이 내려가는 시점에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보증금 반환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집주인들이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 전까지 보증금 반환을 늦춰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 이사할 주택의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곤혹스런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역전세난이 발생한 동탄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이런 사례가 빈번했는데 서울도 최근 전셋값이 약세로 돌아서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이달말 전세계약이 끝나 지난달 초 계약해지 의사를 밝혔는데 집주인이 만기일에 보증금을 준다는 확답을 하지 않는다”며 “보증금을 받아야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 잔금을 치를 수 있는데 걱정된다”고 했다.
계약이 만료됐는데 집주인이 보증금 일부만 돌려주거나 지급을 계속 미루면 법원에 ‘지급명령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 후 2주 이내 상대방이 별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한다. 해당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내용이 기재돼 권리를 지킬 수 있고 집주인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한다. 소송 제기 전에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해야 하며 구체적인 대응책은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게 좋다.
사전 대응책도 있다. 계약기간 중반이 지나기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이다. 상품에 가입한 뒤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면 HUG가 세입자에 일단 보증금을 주고 집주인에게 사후청구한다. 올해 2월부터 집주인의 사전동의 없이 가입할 수 있고 보증금 보장한도가 수도권은 7억원, 지방은 5억원으로 상향됐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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