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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파트 80살이 최고령..예멘 500살 아파트 비결은

이름없는풀뿌리 2019. 7. 28. 08:00

한국 아파트 80살이 최고령..예멘 500살 아파트 비결은

김민중 입력 2019.07.28. 06:28 수정 2019.07.28. 07:38

               
'사막의 맨해튼' 예멘 시밤
16세기 고층아파트 500동 지어
현재까지 7000명 살아
한국 아파트 평균수명 30년
[김민중의 별별 부동산]
 
예멘 도시 시밤(Shibam) [중앙포토]예멘 도시 시밤(Shibam) [중앙포토]
 
한국 아파트는 지은 지 수십 년 지나면 재건축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예멘에 가면 무려 500년 가까이 된 아파트 단지를 볼 수 있다.

26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예멘 도시 시밤(Shibam)은 ‘여러 층 건축물을 토대로 한 도시 중 가장 오래되고 우수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돼 있다. 1530년대에 지어진 5~8층 아파트 500여 동에는 지금도 7000명가량이 살고 있다. 시밤의 별칭은 ‘사막의 맨해튼’이다.

 

수년 전 시밤에 다녀온 여행작가 강주미씨는 “진흙에 지푸라기를 섞어 말려 벽돌처럼 만든 ‘어도비(Adobe)’로 집을 지었다”며 “그 옛날에 5층 이상 높이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또 강씨는 “건물은 주민들 손에 의해 계속 가꿔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시밤의 아파트들이 오래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건설 과정에서 좋은 자재를 쓰고 건설 후 유지관리를 잘해준 덕분’이라는 의미다.          

 
예멘 도시 시밤(Shibam) [연합뉴스]예멘 도시 시밤(Shibam) [연합뉴스]
 
여기서 의문점은 ‘우리나라 아파트는 진흙 벽돌보다 더 튼튼하다는 철근·콘크리트로 짓고 유지·관리도 더욱 잘되는데 왜 수명은 30년가량에 그치는가’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우리 아파트도 의지만 있다면 예멘 시밤처럼 50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첫 500세 아파트’ 탄생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충정아파트는 일본강점기인 1937년에 지어졌다. 나이가 80세를 넘은 것이다. 충정아파트는 한때 재건축이 추진됐지만, 주민 간에 내홍으로 불발됐다. 현재 서울시는 충정아파트를 문화시설로 보존하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충정아파트. 조용철 기자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충정아파트. 조용철 기자
 
전반적인 한국 아파트의 수명은 평균 30~40년 정도에 그친다. 한용섭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은 “한국은 시장 논리에 의해 건물을 일찍 부수고 다시 짓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빨리 재건축을 할수록 건설사가 매출을 올리고 거주자들의 부동산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 수단으로 건축을 이용해온 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자원 낭비나 전통 단절 등의 부작용은 가려졌다. 
        

물론 아파트를 한 번 짓고 500년까지 쓰라고 강제할 일은 아니다. 구조적으로는 튼튼할지라도, 다른 측면에서 생활 만족도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설비 노후화 문제다. 녹물 나오고, 하수도 막히고, 엘리베이터가 먹통이 된다면 설비 교체를 위해 리모델링을 하거나 심하면 재건축을 해야 할 수 있다. 만성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거나 소방차가 들어오기 어렵게 설계된 아파트 역시 무너질 위험은 없어도 재건축 필요성이 있다.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들 [연합뉴스]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들 [연합뉴스]
 

극히 일부지만 부실 공사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1970년 서울 마포구에선 지은 지 1년도 채 안 된 와우아파트가 붕괴해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철근 70개를 넣어야 할 기둥에 5개의 철근만 넣는 등 부실 공사를 한 탓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해도 한국은 해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빨리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다는 평가다. 100년은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구권 국가의 아파트 평균 수명은 100년가량에 달한다. 영국은 140년을 넘는다고 한다. 이웅종 한국콘크리트학회 공학연구소 연구원(공학 박사)은 “한국인은 유럽 등 해외 국가보다 주생활 트렌드가 급격히 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 또한 건축물의 수명을 단축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내년이면 85살이죠"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다는 아파트의 현재 가격

조회수 12.4만 2021. 12. 02. 09:50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건물
UN 임시숙소, 호텔, 아파트로 변경
주민 갈등으로 건물 보수 어려워
외벽 갈라져도, 거래가는 6억

한국은 현재 아파트 공화국이 됐다. 국내에선 유독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택에 비해 물론 시설이 좋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어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덕에 현물가치를 어느 정도 소유하는 것처럼 인식됐고, 국내에선 아파트가 화폐의 기능을 가졌고,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 와중에 국내에 최초로 지어진 아파트가 작년 2월에 억 단위로 계약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스위트홈’에 등장하는 실제 모델로 입소문을 타기도 한 이곳은 ‘충정아파트’다.

출처 / 나무위키
출처 / 더큐

지어진 지 벌써 84년
일제강점기, 6.25 겪은 아파트

최초의 아파트라면 언제쯤 건축됐을까? 충정아파트는 지어진 지 84년이 넘었다. 1937년에 일본인에 의해서 준공돼서 건축주의 이름 ‘도요타 타네오’의 이름을 따 처음엔 ‘도요타 아파트’라고 불렸다. 이후 광복이 된 이후, 한국전쟁 당시엔 UN 군의 숙소로 사용됐고, 호텔로도 운영이 됐다.

그리고 서울신탁은행이 호텔에서 아파트로 용도 변경을 신청하고 나서, 1957년에는 충정아파트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초기엔 4층 높이의 저층 아파트였지만, 추후 5층으로 증축했다. 불법으로 건물을 올린 탓에 5층은 해당 건물의 토지 지분이 없다는 특이한 사건도 발생했다.

출처 / 조선일보
출처 / 매일경제

재개발 논의만 13년
첫삽도 못 뜬 건 ‘보상금’ 때문

현재 해당 아파트의 외벽을 보면 금이 가있는 모습과 함께 칠이 벗겨진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건물 곳곳에 시멘트가 떨어져 철근이 노출된 모습도 볼 수 있다. 관리도 제대로 안된 곳은 현관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현관 앞 하수구는 음식물로 막혀있어 장판으로 막아야만 했다.

하수구가 막힌지 오래되 모든 생활 하수가 지하로 흘러가며 지하실은 오수로 가득찬 상태다. 이 상태에서 펌프가 망가지며 주민들은 수도를 사용하기 위해선 개인 ‘펌프’를 설치해야만 녹물이라도 나오는 물을 사용할 수 있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 A 씨는 “차라리 건물이 무너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재개발의 첫 삽도 못 뜨게 하는 주민 갈등 때문이었다. 불법 증축된 탓에 5층에 있는 주민들은 토지 소유권이 없는 상태라, 재개발에 들어갈 경우 적절한 보상금을 원한다는 입장이다. 그 탓에 재개발은 물론 보수도 못하게 하는 상태다. 수십 년 동안 아파트 주변에 있는 빌라 주인들과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갈등이 심해져 있는 상태다.

출처 / 국토교통부
출처 / 매일경제

외벽 무너져가도
거래가는 5억 9000만 원

이렇게 다 무너져가는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20평 기준 매매가가 5억 9000만 원이다. 전세는 1억 원대다. 인근에 있는 18평 아파트가 10억대 수준인데, 지어진 지 89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6억에 가까운 실거래가를 보이는 것은 실로 놀랍다.

위치는 충정로역 9번 출구 바로 앞에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는 기업 사옥들로 가득 들어차있어 재개발만 된다면 어마어마한 가능성이 숨겨져 있는 장소기도 하다. 현재 대부분이 세입자로 구성돼있고, 월세를 따져봤을 땐 투 룸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쓰리룸은 3000만 원에 월세는 50만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