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전철 1호선 개봉역 인근 공터. 1949년부터 2011년까지 영등포교도소가 있던 곳이다. 대표적인 기피시설인 만큼 지역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16년 국토교통부가 이곳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단지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11월에 기공식도 했다. 2022년 6월까지 최고 45층 5개동에 총 2200가구의 아파트와 복합행정타운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미 건물이 빽빽한 도심에는 아파트 지을 빈땅이 거의 없다. 더구나 서울에서는 그동안 주택 공급의 주요한 통로였던 재건축·재개발마저 온갖 규제에 묶여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이나 방송국 등이 이전한 부지에서 복합 개발이 잇따라 진행돼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개발 효과 큰 이전 부지…아파트 인기도 ‘상한가’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전철 1호선 독산역 인근에 들어선 ‘롯데캐슬 골드파크’.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4300여 가구에 달한다. 인근에서 보기 드문 신규 대단지 아파트인데다 상가와 호텔, 마트, 초등학교 등 각종 생활기반시설도 함께 개발돼 인기가 높다.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2018년 9월 입주)는 올 6월 기준 7억7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분양가 대비 최고 2억원쯤 웃돈이 붙었다.
독산동에서 이런 대규모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곳이 옛 육군 도하부대 이전으로 생긴 부지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2013년 군부대가 이전하고 난 뒤 롯데건설이 땅을 사들였다.
작년 5월 경기도 수원시 대유평지구에서 선보인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는 1663가구 모집에 1만 9384명이 몰리며 평균 11.66대의 1의 경쟁률로 전 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대유평지구는 KT&G가 연초제조창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2003년 시설을 옮긴 뒤 비어있었다. 지하철 1호선 화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상업시설과 녹지가 가까워 입지 여건이 우수하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이전 부지는 도심지나 업무지구를 끼고 있는 노른자 땅이 많아 대체로 사업성이 좋다”며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부지도 넓어 개발 파급 효과가 크다”고 했다.
■ 정보사·상봉터미널·MBC 부지 잇달아 개발
국내 대형 디벨로퍼인 엠디엠그룹이 1조원에 산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옛 정보사령부 땅도 군부대 이전 부지 개발 사례다. 정보사 부지는 축구장 13개에 맞먹는(부지면적 9만 1597㎡) 규모로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54만㎡ 넓이의 서리풀공원에 둘러싸여 있다. 엠디엠그룹은 이곳에 2023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넘볼 수 있는 친환경 업무복합단지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시 중랑구 상봉터미널 일대를 재개발하는 복합 개발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1985년 운영을 시작한 상봉터미널은 강원도 중심으로 30여개 노선을 운영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시외버스 터미널이었다. 하지만 이용객이 계속 줄면서 2013년부터 초고층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터미널 일대 2만 8526㎡에 지하 8층~지상 49층 규모 주상복합 3개 동을 짓는다는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에서는 IFC·파크원 등 랜드마크 건물과 이웃한 옛 MBC사옥 부지 복합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MBC는 2014년 마포구 상암동으로 이전하면서 1982년부터 32년간 사용했던 여의도동 31일대 부지 매각을 추진했다. 우수한 교통 여건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노른자 땅이어서 디벨로퍼들이 군침을 흘렸다. 2017년 6월 MBC부지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곳에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4개동 규모의 랜드마크 복합단지 ‘브라이튼 여의도’가 들어선다. 전용면적 84~136㎡ 아파트 454가구와 전용면적 29~59㎡ 오피스텔 849실, 사무실·상업시설 등으로 이뤄진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이달 중 오피스텔 849실이 먼저 분양할 예정으로, 2023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 권동훈 기자 승인 2019.07.19 10:38
정비창전면 1구역, 35층 주상복합·업무용건물 신축
신용산역북측1구역, 뉴욕 센트럴파크 형태로 조성
신용산역북측2구역, 지난 4월 정비구역 지정고시
[하우징헤럴드=권동훈기자] 서울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 일컬어지는 용산이 어수선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재개발 사업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와 민족공원 조성 및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계획이 용산재개발 전체 구역을 관통하는 호재로 작용함에 따라 모든 지구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창이다.
정비창전면 제1구역은 국제업무지구와의 인접성으로 인해 개발효과를 톡톡히 볼 전망이다.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은 민족공원과 더불어 남산까지 더블전망권을 누릴 수 있고, 신용산역북측 제2구역은 대형쇼핑몰과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생활편의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발전 잠재성 가장 높은 '정비창전면 제1구역'
정비창전면 제1구역은 국제업무지구 남동쪽에 있는 지역으로서 용산재개발 지구 중 제일 낙후된 곳으로 평가받지만 용산재개발의 중심 지역에 위치해 입지가 뛰어나다. 특히 한강과 민족공원 및 국제업무지구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트리플 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추진위원회는 여기에 준주거지역 400% 및 상업지역 810%의 용적률을 적용해 주상복합·업무용 빌딩을 조성하고, 우수디자인을 적용해 건물 높이를 120m까지 상승시켜 사업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비창전면 제1구역이 여타 용산 재개발구역에 비해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국제업무지구와의 근접성이다. 국제업무지구는 당초 높이 621m 규모의 ‘트리플원’랜드마크 빌딩을 필두로 세계의 저명한 건축가들의 설계에 따라 초고층 건물이 계획될 만큼 잠재력이 컸다. 비록 해당 계획은 2013년 자금난으로 인해 실행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구역이 다른 지구보다 개발이 더뎠다”면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땅값이 최고가를 달리는 이유는 향후 기대되는 수익성이 여타 개발지에 비해 가장 높기 때문이다”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정비창전면 제1구역은 한강로3가 40-461번지 일대 7만1천901㎡의 면적에 지하 4층~지상 35층 규모의 주상복합·업무용건물을 신축할 계획으로, 2017년 12월 정비계획안 심의를 통과하고 지난해 4월 정비구역 지정고시를 받은 후 같은 해 8월에 추진위원회 승인을 얻었다.
▲민족공원과 남산을 한 눈에 담는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
용산민족공원은 주한미군이 2017년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공터로 남은 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사업지다. 특히 이곳에는 단순히 공원만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주한미국대사관과 서울시교육청 이전 및 각종 박물관과 문화시설을 유치하는 계획이 포함돼 미국 뉴욕이 대표 관광지인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은 민족공원과 가장 인접한 데다 남산까지 조망권이 확보돼 더블전망권은 물론이고 문화시설의 개발 영향을 한껏 누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은 사업부지가 작은 데 비해 대주주가 토지의 상당한 면적인 32%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사옥 건물과 주거시설 간 건물 위치를 설정하는 데 이견이 생겨 당초 정비계획안을 변경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이우승 조합장은 “금성출판사는 우리 구역의 대주주로서 재개발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대주주의 입장과 조합의 입장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해결만 잘 된다면 업무지구 활성화로 인해 그만큼의 사업성이 추가로 확보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은 한강로2가 2-116번지 일대 1만4천057㎡의 면적을 대상으로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과 판매시설 및 업무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 구역은 2015년 7월에 정비구역 지정고시를 받고 2017년 7월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또한, 올 6월 초에 정비계획변경안을 접수했으며, 7월 중으로 결과를 살펴 올해 말에 건축심의를 통과한다는 계획이다.
▲'신용산역북측 제2구역' 아이파크몰 및 전자상가와의 인접성 뛰어나
신용산역북측 제2구역은 용산역 및 신용산역은 물론이고 아이파크몰 및 전자상가와 도보거리 10분 내의 위치에 있어 생활편의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신용산역북측 제2구역은 2-1획지와 2-2획지로 나뉜다. 일반상업지역인 2-1획지는 용적률을 기존 905%에서 945%로 높이고 지상 33층 규모의 업무복합 건물에 분양 202가구 및 임대 2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준주거지역인 2-2획지는 용적률을 기존 379%에서 400%로 높이고 지상 21층 주거복합 건물을 올려 분양 112가구를 구상하고 있다.
신용산역북측 제2구역은 인근 전자상가가 재생사업을 통해 새롭게 정비될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전자상가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을 발표하고, 이곳에 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메이커스 플랫폼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2020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오래된 건물을 정비하고 건물 간 구름다리 연결 등의 기반을 구성할 계획이다.
신용산역북측 제2구역 조운갑 조합장은 “우리는 사업에 반대하는 분이 단 한 분도 없어 진행 속도가 빠르다”며 “시공자 선정에서 시간이 조금 지체됐으나 여전히 건설사의 관심이 높아 큰 문제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