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sr]인류진화

인류 기원 연구 가능케 한 '탄소14' 과학계서 재조명

이름없는풀뿌리 2019. 8. 11. 20:49

인류 기원 연구 가능케 한 '탄소14' 과학계서 재조명

고재원 기자 입력 2019.08.11. 18:00

               
유리상 탄소 샘플. 위키피디아 제공

오래된 화석이나 유물, 예술품의 나이를 측정하고 최대 5만년 전 지질시대 연대를 조사할 때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이 사용된다. 탄소는 질량이 12인 것과 14인 것이 있다. 자연에는 탄소12와 14가 일정한 비율로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탄소14의 양만 일정한 속도로 줄어든다. 이를 역산해 화석, 유물, 예술품의 나이와 지질시대 연대를 조사한다. 


영국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각) 존 마라 미국 브루클린칼리지대 환경학과 교수가 쓴 '뜨거운 탄소: 탄소14와 과학에서의 혁명'이란 책의 출판을 맞아 탄소14의 탄생역사와 발전과정을 짚었다. 이 책은 과학자들이 왜 방사성 원소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하며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북리뷰에 소개되기도 했다.


유기물은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 물질로 모든 생체와 사체의 물질과 관련된다. 가열하면 연기를 발생시키며 검게 타는 탄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효소, 섬유소, 지방질 등 모든 생물체의 기본 성분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98.89%의 탄소는 양성자 6개, 중성자 6개, 전자 6개로 이뤄져 있다. 이에 따라 탄소 원자량은 12가 되고 화학식으로는 C-12로 나타낸다. 탄소12라 불리며 현재 원자 질량의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나머지 1%는 양성자 6개, 중성자 8개, 전자 6개로 구성된 탄소14이다. 탄소14는 1940년 마틴 케이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생화학과 교수가 발견했다. 케이먼 교수는 탄소14에 관한 연구를 하던 도중 연쇄살인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다. 무혐의로 풀려나와 다시 탄소14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고 탄소14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프랭크 리비 미국 시카고대 화학과 교수는 탄소14를 이용해 절대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탄소14는 방사성이 있어 베타선을 방출한 후 질소14로 변한다. 대기 중의 탄소12와 탄소14의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유기물이 살아있는 동안 대기 중의 탄소를 끊임없이 교환한다. 하지만 생명체가 죽은 후에는 대기 중의 탄소 간 교환이 중단되며 탄소14만 지속으로 감소한다. 리비 교수는 이런 성질을 지질이나 화석, 예술품 등에 대한 연대 측정에 사용했고 고고학, 인류학, 지질학 발전에 공헌한 업적으로 196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은 단순히 탄소14에서 방출된 방사능을 측정하는 것에서 동위원소 원자 수를 직접 계산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리비 교수의 절대 연대 측정방법은 약 6만년 전까지의 연대만 측정이 가능하며 수 그램의 시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후반 가속질량분석기(AMS)라는 기술이 등장했다. 리차드 뮬러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물리학과 교수가 1978년 개발한 이 기술은 시료 속 탄소 원자를 이온화시킨 후 입자가속기를 가속해 탄소동위원소를 분석한다. 0.001그램의 시료만으로도 정확한 연대측정이 가능하며 약 6만년 이상의 연대도 밝힐 수 있다.

또 매우 빠른 시간 내에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현재 AMS는 우주에서 온 운석의 낙하연대 등에 쓰이고 있으며 지난 10일에는 독일 뮌헨공대 연구팀이 초신성 폭발로 인한 성간먼지의 흔적을 AMS를 사용해 발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