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sr]인류진화

"직립 보행하는 호모 에렉투스, 자바섬에 10만년 전까지 생존"

이름없는풀뿌리 2019. 12. 19. 15:29

"직립 보행하는 호모 에렉투스, 자바섬에 10만년 전까지 생존"

호모 에렉투스의 가장 최근 유골 연대 측정 성공
자바섬 호모 에렉투스, 기후 변화로 멸종한 듯

영장류 중 직립 보행을 하는 호모 에렉투스가 불과 10만년 전까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생존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2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로 이동한 호모 에렉투스가 25만년 전 지구에서 사라졌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러셀 치오촌(Russell Ciochon) 아이오와대 인류학 교수와 연구팀은 18일(현지시간)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자바섬의 마지막 호모 에렉투스, 11만7000년∼10만8000년 전'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논문에서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는 50만년 전에, 중국에서는 40만년 전에 사라졌지만,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는 10만년 전까지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31∼1933년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솔로강 유역 응간동(Ngandong)에서 발견된 호모 에렉투스 두개골과 다리뼈를 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해당 유골이 11만7000년∼10만8000년 이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새로운 분석 기술을 통해 유골의 연대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1930년대 네덜란드 연구팀이 처음 발굴한 응간동 터는 호모에렉투스의 해골과 다리뼈 등을 포함해 2만5000여개의 인류 화석이 발굴됐다.

자바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호모 에렉투스 유골은 170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팀이 지구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최근에 해당하는 호모 에렉투스의 유골 연대를 측정함으로써 이 종이 멸종되기까지 자바섬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치오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모 에렉투스가 광범위한 지역적 분포로 인해 상당히 오랜 기간 생존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자바섬에 살던 호모 에렉투스가 기후 변화 때문에 멸종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자바섬에서 발견된 호모 에렉투스 유골은 모두 자바섬이 초원지대였던 시대 것들이다. 호모 에렉투스가 진화한 아프리카와 비슷한 기후 환경에서 살던 동물 뼈와 함께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바섬이 열대 기후로 바뀐 뒤 호모 에렉투스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치오촌 교수는 "호모 에렉투스가 새로운 열대기후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실패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후 호모 사피엔스가 자바섬에 출현할 때까지 다른 인류 활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은 있다. 손가락뼈와 치아만 남긴 채 멸종한 데니소바인(人)과 호모 에렉투스가 조우했을 가능성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는 앞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9/20191219022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