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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잼 사이언스] 최대 1만 9100년 전..고대 인류 발자국 400여 개 무더기 발견 / 2만3000년 전 아이들 발자국...북미 인류사

이름없는풀뿌리 2020. 5. 15. 16:33

[핵잼 사이언스] 최대 1만 9100년 전..고대 인류 발자국 400여 개 무더기 발견

박종익 입력 2020.05.15. 14:41 수정 2020.05.15. 14:41

        

[서울신문 나우뉴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지만 아프리카에 살았던 고대 인류는 자신의 흔적을 발자국으로 남겼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해외 주요언론은 탄자니아 북부 엔가레 세로라 불리는 마을 인근에서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의 고대 인류 발자국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금으로부터 5760년 전에서 최대 1만9100년 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발자국들은 총 408개로 17명의 흔적이 담겨있다. 연구팀은 이중 14명은 성인 여성, 2명은 성인 남성, 나머지 1명은 청소년으로 분석했으며 함께 팀을 이뤄 식량을 찾아다닌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를 이끈 채텀대학 생물학과 캐빈 하탈라 교수는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인류의 화석 기록 중 가장 많은 발자국이 수집된 사례"라면서 "발자국은 보존이 힘든 희귀한 연구자료로 과거를 직접 볼 수 있는 창"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발자국 크기와 보폭, 방향 등을 분석한 결과 성인 여성들이 주도하는 그룹이 만들어 낸 것으로 먹을 것을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면서 "그 당시 남성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지만 수렵채집 환경에서 여성들이 사냥에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발자국은 어떻게 지금까지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이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이다. 지역이 고원에 위치해 매우 건조하고 인근에서 날아온 화산재가 발자국 생성 후 곧바로 덮어버려 상태가 매우 좋은 것. 곧 당시 인류가 진흙을 밟았고 이 위에 화산재가 덮힌 후 마치 콘크리트처럼 단단히 굳어버려 학술적 기록이 된 셈이다.

 

한편 앞서 지난 2016년에도 애팔래치아 주립대 연구팀이 엔가레 세로에서 1만~1만9000년 전 인류의 발자국을 무더기로 발견한 바 있어 이 지역은 고대 인류 발자국의 성지가 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2만3000년 전 아이들 발자국...북미 인류사 다시 쓸 화석 나왔다

[사이언스샷] 기존 이론보다 7000년 앞서 시베리아에서 북미 대륙으로 이주 증거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1.09.24 09:00

 

 

미국 뉴 멕시코주 화이트 샌드 국립공원에서 발굴된 2만3000년 전 발자국 화석. 주로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의 발자국이었다./미국 본머스대

2만3000년 전 아이들이 호숫가에 남긴 발자국이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발견됐다. 연대가 맞는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7000년이나 앞서 아메리카대륙에 인류가 정착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 대륙의 인류사를 새로 써야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본머스대의 매튜 베넷 교수 연구진은 “뉴멕시코주 남쪽 화이트 샌드 국립공원에서 2만3000년~2만1000년 전 인류가 남긴 발자국 화석을 발굴했다”고 24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베넷 교수는 “양피지에 글씨를 지우고 새로 쓰기를 거듭한 것처럼 오랜 시간 사람들이 걸어간 기록이 지층 7군데에 60개의 발자국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발자국 크기로 보아 대부분 청소년이나 어린이가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미국 뉴 멕시코주 화이트 샌드 국립공원에서 발굴된 2만3000년 전 발자국 화석. 주로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의 발자국이었다./미국 본머스대

◇북미대륙 이주 시기 7000년 앞당겨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인류가 북미 대륙에 정착한 것은 1만6000년 전 이후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발굴한 발자국의 연대가 맞는다면 그보다 7000년이나 앞서 인류가 북미 대륙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발자국 자체로는 바로 연대를 알기 어렵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지질조사국 연구진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위아래에서 찾은 씨앗으로 연대를 간접 측정했다. 씨앗의 탄소동위원소를 통해 이 발자국이 2만3000년에서 2만1000년 사이 형성됐음을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2만3000년 전 호숫가에서 아이들이 어른을 도와 사냥감을 몰거나 나중에 사냥감을 처리하기 위해 땔감을 모으는 과정에서 발자국이 남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랫동안 학계에서는 북미 대륙에 인류가 정착한 시기를 1만3000년에서 1만1000년 사이로 추정했다. 당시 인류는 끝이 뾰족한 창과 같은 석기를 남겼다. 후기 빙하기에 북미 대륙에 형성된 석기 문화를 클로비스 문화라고 부른다. 당시 인류는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육지와 연결된 베링 해협을 통해 시베리아에서 북미 대륙으로 이주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에는 인류의 북미 대륙 이주 시기가 최소 1만6000년 전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아직 베링 해협의 수면이 낮아지기 전 인류가 시베리아에서 보트를 타고 북미 대륙으로 진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전자를 분석하면 북미 원주민은 1만6000년에서 1만5000년 사이에 아시아인과 갈라진 것으로 나온다.

2만3000년 전 발자국 화석이 발굴된 지층에서는 메머드 같은 대형 포유류 화석들도 나왔다. 당시 인류가 이곳에서 사냥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미국 본머스대

◇연대 측정 정확성 두고 논란도

심지어 지난해 네이처에는 멕시코 사카테카스 동굴에서 2만7000년 전 석기가 발굴됐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당시 이 석기가 실제로 인류가 만든 인조물인지 자연적으로 돌이 부서지면서 우연히 석기 형태를 갖게 된 것인지 논란이 분분했다. 이번 발자국 화석의 연대가 맞는다면 멕시코 동굴의 석기도 실제 인류의 유물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초기에 북미 대륙으로 이주한 인류가 멸종하고 이후 새로 이주한 아시아인들이 북미 원주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연대 측정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발자국 위아래에서 발견된 씨앗이 더 오래 된 지층에 있다가 발자국이 생긴 진흙으로 쓸려 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즉 발자국이 씨앗보다 훨씬 뒤에 생겼을 수 있다는 말이다. 연구진은 씨앗 대신 발자국 주변에 석영 알갱이가 마지막으로 빛에 노출된 시기를 알아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뉴 멕시코주 화이트 샌드 국립공원에서 발자국 화석을 발굴하는 연구원들./미국 본머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