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로 가는 길목에서
- 송수권(宋秀權) -
꽃게같은 잔등을 내리어 오늘도 나는 부두로 간다
밟으면 독사 등어리처럼 꾸물거리는
뱀장어처럼 꼬리는 바다로 묻혀있는
簡易店鋪 유리窓마다 비릿한 바람이 떨어지는
귀틀집 窓을 넘어다보는 人形의 눈꺼풀 속으로도
물결은 들어와 길게 찰랑이는
그 눈썹 위에서도 갈매기가 원을 긋는
부두로 가는 길 그 길 위에서
나는 오늘도 너를 생각한다
빨간 여권을 펼쳐 든
外港에는 캐나다의 船舶이
우리들의 항구를 압박하고 있다
트로이의 木馬같은 입을 벌린 기중기가
原木을 토해내고 있다
통나무들은 항구의 길을 넘치고
어깨가 좁아 돌아서는 행인들
그 발길에 까지 통나무들은 더 길을 메워서
우리들의 항구는 더욱 비탈지고 더욱 어두워져서
바다로 기울어진다
통나무를 보면 조국이여
너의 팔다리가 생각나고
통나무를 보면 조국이여
너의 허파가 생각나고
통나무를 보면 조국이여
이 原木더미를 다 씹어 뱉고도 위가 튼튼한
저 선박같은
캐나다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