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히어리2 –
-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헌시11 -
어둠에 홀로서서 자신을 불살라서
횃불로 불밝히며 밤세워 지켰기에
山河가 알아채고는 눈물바다 되었다.
배달9222/개천5923/단기4358/서기2025/03/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히어리2
(1)
토종 야생화 히어리.
하도 화려하여 외래종인 줄 알았는데
이름조차 서구적이어서 외래종인 줄 알았는데
토종임에 놀란 히어리.
몇 년 전 어느 봄날
은행식물원에 찾아갔을 때
커다란 나무에 주렁주렁
세상을 불밝히려는 듯 청사초롱같이 불밝힌 히어리.
온 몸에서 광채가 나는 미륵님처럼 서 있던 히어리.
(2)
백척간두에 서 있는 이 나라.
알게 모르게 이미 몰락 직전인 이 나라.
스스로 어둠에 자신을 던진 그 분.
자신을 불살라 불을 밝히니 드러나는
어둠에 숨어있다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골룸들.
골룸들이 스미골로 변신중.
(3)
이제야 젊은이들이 골룸을 보게되어
거리로 뛰쳐 나오고,
흥청망청 먹고살던 평범한 사람들이 골룸을 보게 되어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어둠을 밝힌
그 분을 보고 山河조차 눈물바다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겨우 반의 반이
스미골을 골룸으로 알아보더니
반이 스미골로 돌아오더니
하지만 아직도 구태여 외면하고
골룸의 습성에서 개과천선하지 못하고
괴물같은 모습을 감추고 기어다니고 있다.
배달9222/개천5923/단기4358/서기2025/03/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24/03/26 만개한 토종 히어리
2) 23/03/18 은행식물원 남사면을 뒤덮은 히어리
3) 23/04/22 은행식물원 히어리
히어리(Korean Winter Hazel)
분류 조록나무과 학명 Corylopsis gotoana var. coreana
히어리 무리는 세계적으로 약 30여 종이 있으며, 자람의 중심지는 중국이다.
히말라야와 일본에 몇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한 종이 자랄 뿐이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계산, 백운산, 지리산 일대에서 처음 히어리를 찾아내 학명에 ‘coreana’란
종명을 붙인 특산식물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로서 특별보호를 받고 있다.
히어리라는 이름은 마치 외래어처럼 느껴지지만 순수한 우리 이름이다.
발견 당시 마을 사람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정식 이름이 됐다. ‘송광납판화’란 별칭도 있다.
송광(松廣)은 히어리를 처음 발견한 곳이 송광사 부근이어서 그대로 따왔고,
납판화란 중국 이름을 빌려서 만들었다. 히어리의 꽃받침이나 턱잎은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 특징인데, 밀랍을 먹인 것 같아 납판(蠟瓣)이라 했다.
히어리는 풍년화, 영춘화, 납매 등과 함께 봄이 오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나무로 유명하다.
이들 4인방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벌써 2월이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히어리는 잎이 나오기 전 8~12개씩 작은 초롱모양의 연노랑 꽃이 핀다.
원뿔모양의 꽃차례라고는 하나 꽃대 길이가 짧아 이삭처럼 밑으로 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꽃이 다 피어도 꽃잎은 반쯤 벌어진 상태로 있으며,
안에서 보라색 꽃밥을 다소곳이 내밀고 있는 모습이 소박하고 정겹다.
히어리는 키가 3~5미터 정도 자라는 작은 나무이며, 줄기가 여럿으로 갈라져 포기처럼 된다.
처음 발견된 곳은 남부지방이었으나 경기도까지 자라고 있음이 최근 확인되었다.
잎은 원형이거나 넓은 타원형이며, 하트모양의 잎이 흔하다.
옆으로 뻗은 잎맥이 뚜렷하여 주름이 잡힌 것처럼 보이고
안으로 나 있는 흰 톱니도 특별하다. 추위가 채 풀리지도 않은 이른 봄부터
서둘러 꽃 피우기가 끝나면 열매는 천천히 말 그대로 서둘지 않고 가을까지 내실을 다져간다.
마른 열매이고 갈색으로 익는데,
여러 개의 씨방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방마다 2~4개의 새까만 씨가 들어 있다.
히어리의 속명인 ‘Corylopsis’는 개암나무(Corylus)를 닮았다는 뜻의
‘옵시스(opsis)’가 합쳐진 말이고, 영어 이름도 ‘윈터하젤(Winter Hazel)’,
즉 겨울개암이다. 개암나무와 히어리는 전혀 다른 식물이지만 잎 모양이 닮았으며,
히어리의 열매가 설익었을 때 보면 개암과 비슷하다.
일본에서 자라는 다섯 종의 히어리는 접미어에 모두 층층나무를 뜻하는‘수목(水木)’을 붙였다.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그들도 설명을 못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사람들이 붙인 이름에는 이렇게 엉뚱한 구석이 있어서 헷갈릴 때가 많다.
Mein Brief(나의 편지) / Monika Mar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