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가시나무 - 이승훈 / 2022 여름호 - 입안에 가시 돋친 그런 날이 있었다 거꿀반응이라던 역류성 식도염증 맥 짚어 당신이 내린 어혈은 내 우울증 벌판으로 뛰쳐나가 속을 다 게워내도 언제쯤 불살라질까 너를 보낸 붉은 죄 평생을 꼬박 태워도 목 깊숙이 걸렸다 여기서 거기까지 몇 년이나 걸릴지 더듬더듬 짚어가는 네 맘속 그 먼 길 온몸이 불에 데인듯 한발 한발 뜨겁다 단원 김홍도,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 조선 18세기 후반, 비단에 채색, 90.4×43.8㎝, 삼성미술관 리움 호랑이 - 이승훈 / 『이승훈시전집』 - 그는 벽에 호랑이를 그리고 벽 속으로 들어갔지 나도 이 시를 쓰고 시 속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가능한 적게 먹고 적게 공부하자 그는 웃고 나는 시를 쓰네 암호 - 이승훈 / 시집 『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