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내가본야생화 308

튜립(24/04/06, Magical Fantasy / Dmitriy Sevostyanov)

요즈음 – 튜립 – 黃砂가 앞을 가린 灰色의 거리 걷다 우람한 꽃그늘 아래 고단이 앉은 자리 그 앞에 天上의 原色 미소짓던 그 봄날!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튜립 (1) 길 가의 우람한 벚꽃 그늘 아래 새봄을 맞으려 색동옷 차려 입고 방긋 웃는 새색시들이 도열하여 반겨준다. 보면 볼수록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종이로 접은 듯한 아름다움! 분명코 천상의 꽃이리라! (2) 꽃중의 꽃, 튜립 파르르 떠는 꽃잎에 금이나 가지않을까 걱정되어 만지기 두렵고 바라보기 조차 두려워 곁눈으로 잠시 눈길 주며 지나친다. 그렇게 또 봄날은 가고 있다.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4/0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송..

풀솜대(22/05/10, In dreams / Joseph Mc Manners)

요즈음 – 풀솜대 – 꺾어다 죽쒀먹던 밥풀이 그리워서 간절한 정성 모아 보살께 빌어보면 흰 이밥 한 사발 정도 나올듯한 기대감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5/1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풀솜대 (1) 박새의 잎처럼 파란 잎에 가려 돋아나다 밥풀때기 붙듯 차례차례 피어난 모습이 먹고살기가 전부이던 때 이밥 한 사발 튀어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다. (2) 들풀로 죽쒀먹던 시대 지장보살에 빌어보면 흰 이밥 한사발 나올 것 같은 희망으로 노루귀와 벌깨덩굴이 나온 자리의 여기저기 풀솜대가 밥 한 사발씩 터트리고 있었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5/1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풀솜대(솜때, 솜죽대, 지장보살, 이밥나물, 偏頭七) 분류 : 식물>단자엽식물>백합..

애기나리(22/05/10, 요들송 / 리틀 엔젤스)

요즈음 – 애기나리 – 웃으며 재잘거리고 뛰놀던 뒷동산에 줄지어 모여 가는 우산 쓴 요정들의 스위스 산자락 아래 들려오는 요들송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5/1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애기나리 (1) 양탄자 같이 깔린 애기나리. 수십 년 전 스위스 갔을 때 통나무집들이 호수와 어우러진 방초가 끝없이 깔린 캘린더에서 봤던 풍경을 실제 보고 놀란 적 있는데 거기서 본 그 방초보다 여기 애기나리 군락이 더 아름답다. 애기나리를 잔디대신 도로변에 식재하면 어떨까? (2) 인간의 눈으로 보면 『요정들의 소풍』일 테지만 개미의 눈으로 보면 백합일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애기나리를 엎드려 관찰하니 얼마 전 고향 갔을 때 유년엔 그렇게 높게 보였던 마을 뒷산이 왜 그리 작은 동산이었을..

천남성2(22/05/10, From The New World_Largo)

요즈음 – 천남성2 – 겉으론 잘 모르겠지만 감춰진 진실인 즉 바늘로 꺼내보려는 축음기 레코드판 그 누가 지독한 소리 새겨진 줄 알았을까?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5/1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천남성2 (1) 겉으로 보면 모른다. 그저 가려진 잎에 있는 듯 아닌 듯 꽃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지만 잘 들여다보면 기록해 둔 것을 꺼내려는 축음기 바늘 같은 예리함이 숨어 있다. (2) 예리함을 숨긴 채 비바람 견디다 보면 계절은 지나 갈 것이고 오래지않아 감추어둔 독한 마음이었슴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붉은 열매는 범접조차 망설이게 한다. 뿌리와 열매가 옛 사약의 원료라 주장하지 않아도 그 붉은 마음보는 것만으로 폐부를 찌른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

족두리풀(22/04/28, Annie's Song / Chyi Yu)

요즈음 – 족두리풀 – 기러기도 준비됐고 신랑도 나와 있소 어여쁜 족두리 쓰고 숨어서 울지 말고 초례청 앞으로 나와 함박웃음 보여주.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4/2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족두리풀 (1) 올해는 그녀를 못보고 지나는가 했는데 봉암성 15암문 근처 숲에 덩굴봄맞이와 함께 무더기로 자생. 청치맛자락 들추고 들여다보기가 민망. 요강 같은 땅에 붙은 검은 꽃에 개미들이 꿀 따러 들며나기 바쁘다. (2) 족두리 쓴 새색시. 봄의 초례청에 기러기도 내려앉았고 꽃으로 단장한 신랑도 늠름하게 서있는데 부끄러워 숨어서 족두리 쓴 고개를 떨구고 나오질 못하고 두근거림이 방망이질.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4/2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족도리풀..

구슬붕이(22/04/28, C'est La Vie(이것이 인생)/ Chyi Yu)

요즈음 – 구슬붕이 – 고단한 군대생활 버티게 해주었던 건빵 같은 낙엽사이 반짝이는 별사탕 밟을까 두려워하며 조심조심 걷는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4/2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구슬붕이 (1) 작년 제2남옹성 내에서 보았던 구슬붕이. 올해는 봉암성 곳곳 보여주는 큰구슬붕이. 화려한 각시붓꽃 사이에서 자칫 놓치기 쉽지만 별처럼 빛나기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 아름다움에 魂을 놓게 된다. (2) 힘든 군생활에서 버티게 해주었던 건빵. 푹푹 빠지는 지난해의 낙엽은 건빵 같은데 그 건빵 속의 별사탕이 없었다면 어떻게 군생활을 버틸 수 있었을까? 건빵 같은 낙엽 사이 별사탕처럼 고개 내미는 녀석들 밟을까 두려워하며 조심조심 걷는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

벌깨덩굴(22/04/24, Aranjuez Mon Amour / Francois Maurice)

요즈음 – 벌깨덩굴 – 인구 1억일 때 3대 성인 오셨는데 2천년 지나도록 현인은 오질 않아 꿀 같은 말씀을 달라 입 벌리고 기다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4/2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벌깨덩굴 (1) 4일 만에 올라보는 산성길. 연초록의 숲은 갈수록 짙어가고... 이제 이른 봄꽃은 대부분 떠나고 매화말발도리, 새로티벚나무등 새로운 애들이 출현. 할미꽃은 은발을 날리고 줄딸기꽃은 제철 만난 듯 줄지어 나들이 중이다. 남옹성의 아늑한 분지에는 구슬붕이와 봄맞이가 편안하게 자리하고 남성벽 성밖길에 보랏빛 각시붓꽃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공예관 후원의 앵초는 끝물이고 대신 벌깨덩굴 군락이 그 아쉬움을 달래주다. (2) 인구 1억이던 BC500∼AD원년에 공자와 예수와 석가..

줄딸기꽃(22/04/24, La Rencontre / Francois Maurice)

요즈음 – 줄딸기꽃 –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나?』 고갱이 생명에 대해 그림 속 던진 주제 의문이 꼬리를 물어 알아보러 가는 중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4/2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Where did we come from and what are we and where do we go to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139x375cm, 1897-1898),보스톤 미술관 폴 고갱의 작품으로 오른쪽 아래 아기를 통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한다. 중간에 열매를 따는 장성한 성인의 모습을, 맨 왼쪽 아래에는 삶의 끝자락에서 얼굴을 감싸고 생각하는 노인의 모습이 보인다. 삶의 시작과 중간, 끝의 일생에 대하여 파노라마 형식으로 생각해보게 한다. 덧붙임)..

금붓꽃(22/04/20, River Blue(푸른 강) / Monika Martin)

요즈음 – 금붓꽃 – 낮술에 취(醉)하여 가던 길 잃어버리고 따스한 햇볕 아래 털버덕 주저앉아 술 취해 비틀거리며 일어설 줄 모른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4/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금붓꽃 (1) 한봉에서 남한산 가는 길 간혹보이더니 봉암성에 올라서자 群落으로 자리. 아랫자락에선 드물게 나타나더니 500고지인 이곳 폐허의 성가퀴를 의지하여 금빛의 새색시들의 펼쳐놓은 치맛자락이 마치 금물을 엎질러 놓은 듯하다. (2) 무너져 내리는 황혜한 성가퀴를 방패로 따스한 자락에 낮술을 먹고 취한 새색시가 체면도 없이 헤프게 웃으며 일어나려 애써도 일어서지 못하고 술 취해 비틀거리며 제자리 주저앉아 있다. 지나던 나도 옆에 앉아서 일어설 줄을 몰랐다. 배달9219/개천592..

각시붓꽃(22/04/20, Erste Liebe Meines Lebens / Monika Martin)

요즈음 – 각시붓꽃 – 오는 봄 맞이하며 호호호 웃다가 흑흑흑 흐느끼며 가는 봄 보내려다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 주저앉아 버렸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4/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각시붓꽃 (1) 진달래 저물 무렵 낙엽 사이 방긋 웃는 새색시. 봄바람에 치마 들썩이며 흑흑 흐느끼다 호호 웃다가 오는 봄 맞이하고 지나는 봄 보낸다. (2) 새 잎 돋는 晩春. 초록 치마 여며 앉아 따스한 봄바람에 웃음 터트리며 수줍어 치마에 얼굴을 묻고 그래도 궁금한 발자국 보려고 까치발 들고 실눈 뜨고 쳐다보려 하는 새색시. 호호호 웃는 듯 흑흑흑 흐느끼는 듯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 한참을 새색시 옆에 앉아서 넋두리를 들어주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