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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사패능선의 숨은 秘景을 찾아서(08/04/06)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15. 15:37

 


 

 

도봉산 사패능선의 숨은 秘景을 찾아서


(1)

한양에 와 벌써

사패산의 타악 트인 정상에 두 번 서 본 것 같다.

그 때마다 頂上에서 주위를 살피니

갓바위가 있는 범골능선과 사패산 반대방향인 울대리 방향의

아기자기한 암릉이 조화를 이루고

내 좋아하는 한적한 肉山길도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두고 있던 차였다.


(2)

08/04/06(일)

아내와 둘이서 집을 나섰다.

요즘 山行記를 보니 서울근교에도

현호색이나 노루귀, 복수초, 얼레지등이 등장하곤 하여

오늘 가려는 곳이 한적한 곳이라 짐작 되니만치

내심 그들을 만나보겠다는 期待感도 있었다.


(3) 회룡역-회룡탐방소

(10:00-10:15, +15=15분)

서초동에서 1시간 20분 걸려 회룡역에 도착하니

예전처럼 많은 산님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다.

길가의 싱그러운 봄풀들을 살펴가며

회룡골 初入에 들어서니 외곽순환도로의 미끈한 橋脚사이로

회룡마을의 410년 되었다는 회화나무가

꾸부정 허리를 구부리고 맞이해 준다.


(4) 회룡탐방소-선바위(반구암)

(10:15-10:50, +35=50분)

탐방소에서 旅裝을 점검하고

정규루트인 계곡길을 버리고

오른쪽 외곽순환도로 옆으로 난 小路를 따라 오르니

무덤 한 기가 맞이해주며 부드러운 능선길이 지속된다.

한적하리란 예상과는 달리

많지는 않지만 산님들이 활짝 우거진 진달래 灌木 사이로 지나간다.

올해는 이따금 비가 촉촉이 뿌려주어 유난히 봄꽃이 좋은 것 같다.

진한 색감으로 물든 키 큰 진달래 群落이

활짝 피어 初入부터 즐겁게 오르게 한다.

덜꿩나무, 오리나무, 참나무들도 새싹을 틔워

바야흐로 盛夏의 계절로 치달아 가고 있슴을 실감하겠다.


오르던 중 어느 조망처에 다다르니

멀리 선바위라 짐작되는 바위가 치솟아 있다.

어떠한 力學관계가 있기에

저 바위는 저렇게 불안스레 서있을까?

아니면 태곳적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저렇게 벌을 받으며 거꾸로 서있을까?


(5) 선바위(반구암)-제1봉(상상봉, 335m)

(10:50-11:05, +15=65분)

선바위를 들르려다

아내와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그대로 진행하니

가파른 길이 연속되며 암봉이 나타나는데

그대로 직진하는 길이 안보여 그 암봉의 둘레를 돌아가니

안부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여기서 상상봉을 보기 위해선

갔다가 되돌아와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아내는 안부에서 휴식을 취하고

혼자서 상상봉에 오르니 一望無際.

기암괴석이 어우러지고 의정부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상상봉에는 여러 바위 군락이 어우러져 있었는데

오를 수 있는 바위들은 아이처럼 전부 올라보고

내려오는 나의 감격을 오르지 않은 아내는 모르리라.


(6) 제1봉(상상봉, 335m)-제2봉(385m)

(11:05-11:20, +15=80분)

상상봉에서 내려와 제2봉으로 향하니

접근이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

그러나 나는 우회하기 싫어 그대로 달라붙으니 아내가 노려본다.

가파른 암벽을 오르니 이 역시 일망무제이다.

지나온 길, 가야할 길이 멋진 調和를 이루고 있다.

날선 바위를 붙잡고 아래를 보니 아내가 산모롱이를 지나간다.

아내에게 소리치니 올려다보긴 하는데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내려가는 길은 의외로 가파른데

잘 살펴보니 한참 왼편으로 가느다란 줄이 대롱거린다.

육중한 나의 몸이 부담되었지만 바위틈에 荷重을 分散하여

조심조심 내려가니 이번엔 비좁은 돌문이 다시 내려가길 거부한다.

옆으로 서니 너비가 반으로 줄어 겨우 빠져나와

안부에서 아내와 다시 상봉.


(7) 제2봉(385m)-제3봉(404m)-사패능선3거리

(11:20-11:50, +30=110분, +2.6=2.6km)

제3봉은 지근거리로 불과 5분 만에 오르니

여기 또한 조망이 좋다.

오르기가 쉬워 많은 산님들이 모여 있다.

멀리 사패산 언저리의 갓바위도 가깝게 다가온다.


제3봉을 내려오니 안골에서 올라오는 계곡길에서

수많은 산님들이 줄줄이 오르는 3거리인데

겨우 숨을 돌리고 주변의 숲에 눈길을 주지만

진달래와 초목의 새순 말고는 어떠한 야생화도 찾아 볼 수 없다.

여기서부터는 그저 평탄한 길이 사패능선까지 이어지는데

따뜻한 날씨에 짝짓기하려는 산새들만이 요란하고

숲 속의 어두운 그늘 아래 낙엽 속에 파묻힌 야생화는

아직 밖에 나오려는 준비를 다하지 못한 것 같다.


(8) 사패능선3거리-사패산(552m)-점심

(11:50-12:30, +20+20=150분, +0.6=3.2km)

사패능선 3거리에 도달하니

자운봉(3.1km)방면에서 오시는 산님들,

송추계곡에서 오르는 산님들로 난전이다.

상봉으로 진행하면서 사패산의 멋진 모습과

갓바위의 景觀을 살피노라니

도봉의 수많은 연봉들이

오늘도 춤을 추며 멀리서 반겨주고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도 삼각의 실루엣으로 하늘금을 그린다.


사패 상봉엔 오늘도 많은 산님들이 올라와

널찍한 마당바위에 두 다리를 뻗고 장쾌한 조망에 취해있는데

우리도 대슬랩 언저리의 소나무그늘에서 간단한 점심을 들다.


(9) 사패산(552m)-점심-울대고개

(12:30-13:20, +50=200분, +2.1=5.3km)

사패산 북사면은 가팔라

내려가는 산님들이 하나도 안 보인다.

그러나 잘 살피니 희미한 길이 보여

망설이는 아내를 설득하여 조심조심 내려가니

낙엽 속의 희미한 길이 이어졌다 끊어지길 반복하는데

노련한 솜씨를 발휘하여 반대편 능선으로 올라서니

길이라 할 만한 길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 天然의 原始林 속 어디에도

얼레지, 현호색, 노루귀 등은 찾아 볼 수 없어 서운했다.

다만 노루발이 겨우 낙엽 틈새로 고개를 내밀고

개미취와 약쑥의 싹들이 활짝 핀 진달래 그늘아래

그들의 형체를 감추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북사면에서 2km 가까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사패산(賜牌山)의 모습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어떤 모습보다도 아름답게 보였다.

선조의 6째 딸인 정휘옹주가 유정량(柳廷亮)에게 시집갈 때

왜 기름진 田畓들을 마다하고 이 산을 달라고 했는지

바로 오늘 감행한 이 북사면에서 보니 이해된다.


구축된 토치카들을 뒤로 하고 능선을 내려와

숲 사이로 살피니 공동묘지를 이룬 산자락 아래

울대리란 地名이 視野에 잡힌다.

예정했던 울대고개로 安全하게 하산한 것이다.


배달9205/개천5906/단기4341/서기2008/4/6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초목의 기지개 

 

 

 

2. 선바위

 

 

3. 상상봉에서 본 선바위

 

 

4. 상상봉에 오른 산님들

 

 

5. 의정부 시내를 내려다 보며...

 

 

6. 어느 기암 - 이스트섬의 모아이 석상인가?

 

 

7. 2봉, 3봉을 바라보며...(멀리 갓바위도)

 

 

8. 2봉 대슬랩

 

 

9. 뒤돌아 본 1봉(상상봉)

 

 

 

10. 2봉

 

 

11. 2봉에서 본 상봉과 갓바위

 

 

12. 2봉에서 본 3봉

 

 

 

13. 2봉을 내려오는 돌문바위

 

 

14. 사패능선에서 본 갓바위

 

 

 

15. 선조 6째 공주가 시집가면서 받은 사패산

 

 

 

16. 사패 조망 - 도봉연봉

 

 

17. 사패 조망 - 외곽 터널

 

 

18. 사패 조망 - 오봉능선, 삼각산 

 

 

 

19. 사패 대슬랩

 

 

20. 노루발

 

 

21. 약쑥

 

 

 

22. 북측 하산길에 본 멋진 사패산 모습

 

 

 

 

 

 

 

산하 가까우니까 언제 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 보니 강산이 바뀌어 버렸네요.
사진 보니 당장에라도 오르고 싶습니다. 2008/04/15 14:33:59  
풀뿌리 자운봉, 백운대, 비봉, 염초봉등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지녔더군요. 한번 가 보시면 후회되지 않을 것 입니다. 감사합니다. 배달9205/개천5906/단기4341/서기2008/4/12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2008/04/15 19:37:05  
김명준 지겹게 다니던 도봉산도 이렇게 그림으로 대하니 멋있군요 너무 자주봐서 평범하기 그지 없전 도봉산.. 예전엔 도시민에게 먼거리였으나 인구 폭증으로 도봉산 인근까지 죄다 집들로 찼으니 산이 산으로 여겨지지 않은 탓인가 봅니다 2008/04/24 14:22:30  
풀뿌리 그렇군요. 인가와 상점이 없어 깨끗한 도봉의 들머리 - 상상만해도 가슴이 뛰네요. 감사합니다. 배달9205/개천5906/단기4341/서기2008/4/25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2008/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