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해외여행산행

일본 북알프스 등정기 (3)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28. 13:48

 

 

 

 

 

일본 북알프스 등정기(3) (06/8/11/금-06/8/14/월)

 

 

2-4) 요코우산장(橫尾, 1620m)-혼타니바쉬(本谷橋, 1780m)

(11:20-12:20 +60=230)

 

(1)

요코우산장에서 아즈사가와강을 건너가자면 아름다운 요오코다리(橫尾大橋)를 건너야하는데 여럿이 줄지어 건너자니 荷重이 쏠려 다리가 흔들거린다. 어지럽다. 이 정도에 벌써 高山症의 발작인가하여 겁부터 난다. 이회장님이 내가 後尾에 쳐지니 걱정이 되셨는지 천천히 가시잔다. “고산을 오를 때는 무조건 천천히, 그리고 물을 자주 먹어야 하지.”되뇌며 강조하신다. 요오코산장까지는 산책로 같은 등산로였으나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등산로인 듯 오름이 시작되고 너덜과 돌계단이 나타난다.

 

(2)

왼쪽으로는 直壁을 이루는 산마루가 뻗어있는데 “屛風巖”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삼나무와 구상나무 같은 아름드리 수목이 계곡에 가득하다. 그 병풍암 너머로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온다. 가이드는 원래 혼타니바쉬에서 점심을 하려했는데 비가 올 듯 하므로 비가 쏟아지기 전에 여기서 하자고 한다.(11:40-12:00) 롯지 식당에서 싸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하고, 배낭커버를 씌우고, 우의를 입고, 스패츠를 착용하고 우중 산행을 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그러자 말자 기다렸다는 듯이 굵은 빗방울이 쏟아진다.

 

(3)

雨中에 雨衣를 입고 배낭을 메고 가파른 너덜겅 길을 오르니 그만큼 더 힘이든다. 그러나 萬年雪을 배경으로 절벽과 숲이 그 고단함을 잊게 한다. 문득 앞을 보니 목조 현수교가 걸려잇다. 혼타니바시다.(12:20) 앞서 요오코 다리를 건널 때 흔들거림을 체험한 일행은 한명씩 건너지만 후미에서는 겁 없이 줄지어 건넌다. 다리를 통과할 때는 빗방울이 더욱 굵어진다. 다리를 건너니 여기가 중간 쉼터인 듯 많은 사람이 장비를 점검하고, 점심을 하고, 뒤늦게 雨衣를 차려입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더 위로 가면 마땅한 쉼터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그 많던 산죽군락도 여기서부터 더 이상 보이지 않고 키 큰 나무들도 납작 엎드려 고도가 점점 높아짐을 알겠다.

 

 

2-5) 혼타니바쉬(本谷橋, 1780m)-가라사와산장((涸澤, 2350m)

(12:20-14:30 +130=360분, +11=21.4km)

 

(1)

혼타니바쉬를 지나니 오름길은 더욱 심해지지만 계곡의 萬年雪이 손에 잡힐 듯 하여 더욱 힘을 내 본다. 과연 진짜 눈인지 아니면 하얀 돌가루인지 아직 確信이 안 선다. 8월 炎天에 눈이 있다니 눈으로 보고도 직접 밟아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 한국인들은 씩씩한데 일본인들은 천천히 오른다. 게중에도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등반도 보인다.

 

(2)

항상 선두에 서던 이고문님과 등반대장님이 저 앞에 있다. 보니 등반대장님이 야생화를 열심히 담고 계시다. 오름길 내내 일본사람들은 우리를 만나면 무조건 먼저 정중하게 길을 비켜준다. 추월을 하고 싶지 않아도 굳이 길을 내어준다. 그리고 "곤니찌와"라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그들의 친절을 대할 때면 절로 기분이 좋다. 친절은 받는 쪽보다 베푸는 쪽이 아름답다고 하였든가?

 

(3)

드디어 앞을 가로막고 있던 푸른 숲이 열리면서 만년설이 나타났다. 어느덧 비도 그쳤다. 분명 눈이다. 두께를 분간할 수 없는 氷河이다. 그래서 아이젠을 준비하라 했던가? 그러나 아이젠을 차야만 할 정도로 미끄럽지는 않다. 왜냐면 녹고 있는 차진 눈밭이었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에게 듣자니 7월까지는 아이젠이 필요한데 8월에는 불필요하단다.

(4)

그렇게 빙하를 건너니 비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멀리 카라사와 휴테가 보인다. 휴테 건너편이 우리가 묵을 가라사와 산장(涸沢)이다. 휴테를 지나 눈밭을 가로질러 가파른 돌계단을 타고 산장에 도착하였다.(14:20) 산장의 의자에 앉아 雨衣를 말리고 있자니 싸늘한 冷氣가 밀려온다. 우리의 늦가을 저녁 같은 기분이다. 우의를 뒤집어쓰니 좀 낳다. 방 배정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회장님께서 커피를 끓이신다. 일회용 커피를 꺼내니 氣壓차이로 온통 부풀어 금세라도 터질 것 같다. 커피가 이렇게 맛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5)

산장에서 내려다보는 휴테방향, 병풍암방향, 그리고 올려다보는 호다께 연봉들, 계곡에 넓게 퍼진 만년설 - 과연 내가 여기 해발 2350m를 오르긴 오른겐가? 불안했던 고소증도 별로 느껴지지 않지만 머리가 좀 아프긴 하다. 이것이 고소증인가? 하지만 견딜만하다. 산장 아래 만년설에 친 텐트촌이 영화속의 그림 같다. 산장 옆 가라사와봉을 오르는 길에 원추리가 피어있다. 우리의 원추리와 똑 같다. 지난 번 덕유산에서 본 원추리의 색감을 그대로 지녔다.

 

(6)

드디어 방 배정이 나왔다. 등산화에 꼬리표를 부착하여 신발장에 보관하고 슬리퍼를 신고 실내로 들어갔다. 다들 훌륭한 산장이라고 감탄하였지만 산에 문외한인 나에겐 좁게 느껴진다. 짐정리를 하고도 저녁 식사까지는 시간이 너무 남는다. 그럴 바엔 한 구간을 더 올라 묵을 일이지. 하지만 주최 측에서 그리 예약했으니... 아무래도 내일이 만만치 않은 구간이 될 것이다. 몇몇은 뒷산(涸沢岳 3,110m)을 오르고 몇몇은 만년설이 있는 휴테 방향으로 나간다. 나도 만년설이 있는 휴테 방향을 가보기로 했다. 거기에 가서 만년설을 실컷 밟아 보려고... 만년설을 거닐다 게딱지 같은 휴테 지붕을 밟고 테라스에 내려서니 그런데 회장님과 등반대장님이 휴테의 매점에 계신 것이 아닌가? 이 初步者를 챙기시지 않고 두 분이서 언제 오셨습니까? 가시면 어디로 가신단 말입니까? 저는 어디든 쫓아갑니다. 거기서 마신 따끈한 일본 정종의 맛 - 결코 못 잊을 것이다. 산장보다는 휴테가 널찍하고 깨끗해보였다.

 

(7)

18:30 저녁을 하고도 시간이 남아 산장을 살펴보니 매점, 식당, 침소, 사무실, 주방, 건조실 등을 그 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잘도 꾸며 놓았다. 화장실도 좁긴 하지만 깨끗하다. 변기의 깔개는 열이 들어와 따뜻하기까지 하다. 일본 特有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그리고 복도에 비치된 열람용 책을 보니 “일본의 100명산, 야생화 총람, 일본의 산”등이 빼곡하고 산행 팜프렛도 별도로 비치되어있다. 팜프렛 하나를 잘 살펴보니 우리가 가려는 산행길이 입체감 있게 잘 그려져 있다. 고문님께서 여러 장을 가져오셔서 나누어 주셨다. 묘우신산장에서 구입한 지도보다도 더 자세하다. 입구의 게시판에는 오늘과 내일의 날씨가 화이트보드에 마카로 섬세하게 그려있고 매점에는 산행 안내 비디오가 상영되고 있었다.

 

(8)

저녁은 도시락 스타일의 정갈한 일본식이었다. 밥은 밥통채 식탁마다 제공하고 따스한 차도 주전자채 공급한다. 1박 2식과 다음 날 중식용 도시락 비용을 포함하여 우리 돈으로 10만 원 정도라는데 일본인들은 산장 아래 넓은 공터에 텐트를 친다고 한다. 텐트를 짊어지고 오기 힘든 사람은 관리소에서 이미 쳐 놓은 텐트 임대도 가능하다고 한다. 저녁후 밖에 나오니 별이 초롱하다. 雨天이 아니길 바랐는데 내일 산행에 행운이 따라주나 보다. 그러나 深山일수록 시시각각 날씨가 변하니 내일의 幸運을 빌어 볼 뿐이다. 밥을 먹고도 회장님은 이 由緖 깊은 데서 그냥 갈 수 없다며 라면을 끓이신다. 2350m 첩첩 산중인 高原의 데크에서 별빛에 비친 만년설을 바라보며 먹는 라면과 소주 그리고 談笑 - 이 또한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9)

21:00 消燈이므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올 리 없었다. 좁은 공간과 찜통 난방으로 인하여 땀이 펄펄 나는 것이었다. 12:00시쯤 할 수 없이 등산 배낭으로 빼곡한 복도에 나와 눈을 감으니 좀 나았는데 선잠을 자다가 그것도 얼마안가 으스스하여 눈을 뜨고야 말았다. 2:00시였는데 난방을 끈 모양이다. 다시 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갔다. 잤다 깨었다 반복하다 보니 4:30분이다. 일어나서 배낭점검을 하고 수통에 물을 채우는데 어느덧 대부분 일어나서 소란스럽다. 다행한 것은 머리 아픈 증세가 말끔히 가신 점이다. 그래도 못 믿어 회장님과 아스피린 반쪽씩을 나누어 삼켰다.

 

배달 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8/23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개승마로 짐작

 

 

2. ?(이런 풀이 많았슴)

 

 

3. ? (이런 풀도 많았슴)

 

 

 

 

4. 屛風巖

 

 

 

5. 머나먼 협곡

 

 

6. 우의를 입고 오르는 일본인들

 

 

7. 마침내 나타난 만년설

 

 

8. 그 눈밭을 오르는 이들

 

 

9. 하룻밤 묵을 가라사와산장

 

 

10. 산장에서 본 만년설이 쌓인 계곡

 

 

11. 산장 건너편 휴테와 텐트촌

 

 

12. 자세히 본 텐트촌(임대 가능)

 

 

13. ?

 

 

14. 덕유산 원추리가 일본의 2300고지에

 

 

 

15. 산장 테라스 데크에서

 

 

16. 구름 속에서 잠시 모습을 보인 내일 갈 상봉

 

 

박원 해발 1800정도에 이르면 8월에도 만년설이 있군요.
이국의 설산에서 또다른 식생과 기후에 즐거움도 크셨겠습니다. 2006/08/25 19:24:28  
풀뿌리 1. 휴테 Hutte <독>
원래 휴테는 오두막, 원두막, 산중에 있는 대피소, 또는 통나무 집이라는 의미를 가
지고 있는데 등산에서는 등산객의 숙박, 휴식을 위한 산장이다. 산장은 연중 영업
을 하는 산장, 계절 영업을 하여 시즌오프가 되면 폐쇄하는 산장, 연중 무인 산장, 겨
울에 개방하는 동기용 산장 등이 있다. 산장이 보통 여관과 다른 점은 긴급 피난장
소로써의 역할을 갖는다는 점이다. 프랑스어는 샤레(chalet), 까반(cabane), 영어
는 허트(hut).
2. 롯지 : lodge
조그만 집, 오두막;《미》 (행락지 등의) 여관, 소규모 별장;(캠프 등의) 주요 건물
1 A lodge is a house or hut in the country or in the mountains where people stay on holiday, especially when they want to shoot or fish. N-COUNT usu supp N ...a Victorian hunting lodge. British magazines ...a ski lodge. The Independent 2 A lodge is a small house at the entra...  2006/08/27 20:49:38  
풀뿌리 정종의 기원
원래 "정종(正宗)"은 어느 일본 무사의 성씨, 곧 어느 가문의 이름이었다. 그 집안에서는 대대로 청주를 잘 빚었으며, 그 소문이 널리 퍼져 나갔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정종"은 '정종 집안에서 빚은 청주'를 뜻하게 되었고, 마침내는 '청주'를 가리키게 되었다. 이 마지막 단계의 정종이 왜정 때에 우리 나라에 들어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정종(正宗)`은 `청주(淸酒)`와 같은 술이다. 일본식으로 속되게 부르는 말인 것이다. 청주는 일본에서 들어온 술이 아니라 옛부터 우리 나라에 있었던 술이다. 예를 들면, 역사가 오래된 `경주 법주`가 바로 우리나라 청주이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이 독한 소주보다 부드러운 청주를 좋아해서 일제 시대에 그들이 흔히 일컬었던 `정종`이라는 말이 나이 드신 분들의 귀에 익은 것이다. 따라서 같은 술이라도 `정종`이라고 부르면 일본 냄새가 나므로 그렇게 부르지 말아야 한다. 동동주에서 위에 맑은 술만 걸러서 떠낸 것이 바로 청주로서, 고급술이다. 옛사람들은 청주만 따로 보관해 두었다가 조상들에게 먼저 대접해 드리려고 제사상에 올렸던 것이다. 한편, 맑은 술을 떠내고 아래쪽에 남은 탁한 술을 적당한 농도로 만든 것이 탁주(濁酒), 즉 막걸리이다. 오래 보관하지 않고, 막 걸러서 마신다고 막걸리입니다. 2006/08/29 17: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