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등정기(4) (06/8/11/금-06/8/14/월)
라. 제3일[2006/8/13(일)]
3-1) 가라사와산장((涸澤, 2350m)-호다카산장(穗高岳, 2983m)
(06:20-09:10, 30분 휴식, +170=170, +2=2km)
(1)
아침 식사(05:30)를 하자마자 출발이라고 告知하여서인지 벌써 테라스에 많은 사람이 나와 있다. 동측하늘이 벌게지면서 오늘 가려는 호다케 連峰을 비추인다. 연봉이 붉게 타오르며 선명한 모습을 드러내며 어서 오라 손짓하는 것 같다. 아침 공기가 초겨울같이 차가웁다. 그러나 그걸 감안하여 중무장을 하여서인지 추위를 못느끼겠다. 아침 6시20분 산장 테라스에서 준비운동을 한 후 오른 쪽의 호다카산장 방향으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여기서부터는 급경사에 너덜 지대이다. 가파른 돌계단을 지나니 급경사지에 펼쳐진 눈밭이다. 눈밭을 통과하니 다시 급경사의 돌계단과 바위 덩어리가 엉킨 가파른 암벽지대가 연이어 나타난다.
(2)
그러나 바위 모서리에 그려진 산행로를 알려주는 흰 동그라미표와 화살표가 그려져 있어 다른 곳으로 샐 염려는 없다. 이러한 방법은 유네스코 표기법이란다. 때론 쇠줄에 빈약한 철계단이 걸려있다. 난간조차 없어 위태하다. 이러한 안전시설은 우리의 국립공원보다 못한 것 같다. 또한 돌멩이가 흘러내려 등산로로 쏟아진 곳도 있고 곧 빠질 듯 흔들리는 바위들도 많다. 그러나 그런 區間들에도 특별한 인공구조물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예민한 사람은 무지 신경 쓰일 정도로 관리를 하지 않은 듯 放置되어 있다. 입장료를 받지 않아서인가? 선진국 일본의 아지 못할 부분이다. 자연도 좋지만 安全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위를 올려다보니 중간 중간 위치를 알려주는 폴이 지그재그로 꽂혀있다. 아래를 바라보니 가라사와휴테와 산장이 저 아래로 조개껍데기처럼 엎드려 있고 우리가 올라온 길이 빨랫줄에 걸린 빨래처럼 아스라이 펄럭인다.
(3)
오늘도 회장님이 初步인 나를 리딩을 하여 주신다. 무조건 천천히, 그리고 중간 중간 물을 섭취하며 오르라는 당부말씀대로 하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문득 옆을 보니 만년 빙하를 늘어트린 連峰들이 45도 정도의 경사로 뻗어 내려가며 바위부스러기들을 뱉어내고 있다. 문득 소음이 들리며 헬기 한대가 뾰족한 봉우리 사이에서 갑자기 나타나더니 저 아래 가라사와 휴테에 내려앉는다. 그러고 보니 쓰레기와 음식물 등이 모두 헬기로 처리된단다. 그래서 쓰레기는 한톨도 남감없이 등산객들의 배낭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다만 산장의 매점에서 사 먹은 쓰레기는 예외이다. 빨간 지붕의 산장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한 사람들이 호다카의 야외 테라스에 모여앉아 情談을 나누고 있다. 등반대장님은 전망대가 있는 北穗高岳(3106m)에 오르셨다면서 고문님만이 회장님과 나를 반겨주신다. 여기서 부터는 물이 有料라고 한다. 회장님의 배려로 수통에 물을 보충하고 산장에서 오쿠호다케다케로 가는 길을 올려다보니 그야말로 直壁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3-2) 호다카산장(穗高岳, 2983m)-오쿠호다케다케(おく穗高岳, 3190m)
(09:10-10:40, 20분 휴식, +90=260분, +2=4km)
(1)
사실 우리가 제일 걱정한 것은 오늘의 날씨였다. 왜냐면 오늘은 급경사의 오름길과 내림길이 많기 때문이었다. 비가 오면 비탈이 미끄러워 그만큼 위험이 倍加 되기 때문이었던 것인데 다행이도 뭉게구름만 발아래 두둥실 떠다니는 쾌청한 날씨여서 산마루에 올라서니 조망하기엔 그만이었다. 그러나 고산이라서 그런지 산안개가 갑자기 피어나 앞을 가리고 또 이내 몰려가기를 반복하였다. 그러한 안개는 신비감을 더하게 한다. 지금 우리 일행이 향하는 목적지는 북알프스의 최고봉인 오쿠호다카다케(奧穗高岳, 3190m)이다. 일본에서 3번째로 높은 봉우리란다.
(2)
호다카 산장에서 오르는 길부터 험난하다. 이어 철사다리와 쇠사슬이 놓인 암벽구간이 나타난다. 쾌청한 날씨여서인지 많은 人波가 내려오고 밀려간다. 게중에는 산장에서 만났던 사람들도 있다. 네다섯 살 먹은 아이들도 허리에 안전줄을 매달고 부모가 끌고 등반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천진한 눈망울을 쳐다보니 가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길인데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는 아닌지 모르겠다. 그들의 배낭을 보니 의외로 단출하여 생각해보니 가라사와산장 아래 텐트촌이 생각난다. 그래! 그 텐트촌에 무거운 짐은 벗어놓고 上峰을 오르는 것일 테지. 회장님은 일본인보다도 먼저 “곤니찌와”라는 인사를 한다. 발음조차 일본인보다 훌륭하지만 일본인들은 금세 코리언임을 알아채고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기도 한다.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모양새는 같은데 문화가 달라서인지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인류 형질학자들에 의하면 DNA조사 결과 일본인의 90%이상은 渡來人이라고도 하며 일본어의 많은 부분이 고구려말을 내포하고 있다는데 오랜 세월의 흐름은 그들과 우리의 體刑까지도 바꾸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나서 다시 일본인들을 쳐다보니 뭔가 달라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선입견인가?
(3)
험난한 철제 사다리와 쇠줄을 잡고 된비알 길을 밀쳐 내고나니 보행하기 쉽고 쾌적한 바위 斜面 능선길이 나온다. 능선 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호다카산장이 납작 엎드려있고 반대편을 보니 일본의 마테호른(Matterhorn)이라는 야리가다케(槍ヶ岳)의 삼각봉우리가 구름사이에 솟아있다. 앞을 보니 상봉이라고 생각되는 봉우리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드디어 일본 북알프스의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인 3,190m에 오른 것이다.(10:20) 정상엔 작은 신사 같은 것이 있고 주변의 산 이름을 알리는 안내판이 대리석에 새겨져있다. 정상은 너무 좁아 많은 사람이 올라설 수 없었다. 두 세사람 정도는 올라갈 수 있으리라. 거기서 사방을 보니 구름이 시야를 막고 있어서 멀리 있는 후지산, 남알프스, 白山등은 안보이고 가까이에 있는 노리쿠라산(乘鞍岳), 온다케(御岳), 야리가다케(槍ヶ岳)만이 가물가물 보였다. 西穗高岳(2909m)의 산줄기가 유독 아름답다. 그 가파른 정상과 마루금에도 등정하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붙어있다.
(4)
어제 저녁 산장에서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우리의 民族精氣를 누르고자 名山마다 철심을 박아 놓았으니 내일 정상에 올라가면 바늘이라도 박고 와야지!"하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점을 防止하기 위하여서인지는 몰라도 봉우리에 바위를 탑처럼 쌓고 계단을 놓아 조그만 神社 같은 모형탑을 올려놓고 두 사람 정도 올라 갈 수 있는 공간만 남겨 놓았다. 上峰의 진짜 정수리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온통 돌산이어서 뭘 박을 수도 없다. 그리고 나는 박으려는 생각도 안했다. 그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똑같은 짓을 해서야 되겠는가? 그대신 상봉의 山神께 빌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우리 아이들 건강 행복 주사옵고,
年老하신 부모님, 열심히 살아가는 兄弟들에게 福을 나려 주사옵고,
南北으로 분단된 조그만 조국에도 統一光榮을 주사옵고,
내일이 광복절(8/15)인데
日帝의 戰犯들을 모신 야스꾸니를 고이즈미가 參拜하지 못하게 하여 주사옵고,
한국과 일본이 兄弟나라로 和平하게 살아가게 하여 주사옵소서.“
배달 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8/23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아침 햇살에 선명한 모습을 보인 영봉들
2. 오늘의 이정표
3. ?
4. 급사면 길에서 옆을 보다.
5. 눈밭이 끝난 능선길
6. V부분에 호다까 산장이 있단다.
7. 물이 유료라는 호다까산장
8. 호다까산장의 서사면
9. 위태한 호다까산장
10. 저 산너머에 상봉이 있단다.(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11. 우리가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12. 오름길
13. 스쳐 지나는 산들
14. 가파른 오름을 올라 내려다 본 호다까 산장
15. 드디어 상봉이 보인다.
16. 부스러지는 산
17. 아름다운 西穗高岳(2909m)산줄기
18. 마침내 상봉에 서다.
19. 그 상봉에 빌다.
20. 다시 본 아름다운 西穗高岳(2909m)
21. 가파른 마루금
풀뿌리 | 2000년 5월 삼도(일본)에 갔었다. 마지막 여정에 신쥬꾸(新宿)역에서 로망스카를 타고 논스톱으로 하꼬네에 갔다. 후지산록에 위치한 잘 보존된 스기나무가 울창한 하꼬네 공원을 윗분이 간 여정으로 갔던 기억이 있다. 하꼬네에 설치된 산간철도는 유럽의 철도와 거의 동시에 놓여졌다고 들었다.(200년 역사) 유황온천수에 계란도 삶아(검은달걀) 먹어봤다. 놀란 점은 계룡산등에 가면 기암괴석에 어김없이 제(祭)를 올린 무속인들의 흔적이 있는데 공원 곳곳에 토속신(인형)이 모셔져 있고, 아시호수 입구에 우리나라 공주의 고마나루에서 본 곰(웅주)과 똑같은 곰 상(像)이 서 있었던 점이다. 남녀 혼탕이 있다 하여 겨우겨우 찾긴 했는데 입구에서 "Japanese only"라며 거절 당했던 기억도 난다.(왜놈이나 한국놈이나 생김새가 거기가 거긴데 어떻게 알아보고... 민망했다.) 윗 사진을 보니 5년 전 기억이 생각나서... 배달9202/개천5903/단기4338/서기2005/12/7 이름 없는 풀뿌리 나강하 2005/12/07 09:2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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