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등정기(1) (06/8/11/금-06/8/14/월)
가. 산행계획
(1)
처음 “북알프스”란 말을 들었을 때 유럽의 지붕 알프스의 어디쯤을 말하는 줄 알았다. 그만큼 나는 “북알프스”에 대하여 무지한 상태였다. 이번에도 이시관 사장님으로부터 그 “북알프스” 산행을 제안 받았을 때 유럽의 지붕을 넘볼 정도로 아직 몸이 가꾸어지지 않은 자신을 잘 알기에 처음에는 한참 망설여야했다. 그러나 계속 자신감을 심어주는 이사장님의 계속되는 勸誘와 모험을 좋아하는 내 성격이 附合하여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먼저 “북알프스”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했다. 요즘 그러한 정보를 얻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만능 선생님인 인터넷 强國인 우리나라이기에 말이다. 사무실에도, 집에도, 驛에도 언제 어디서나 접촉 가능한 유비쿼터스 시대는 어느덧 우리 곁에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2)
"일본 중부의 나가노, 도야마, 기후 등 4개현에 걸쳐 있는 일본 알프스는 동쪽으로는 하쿠마연봉(飛騨山脈)에서부터 서쪽으로 다테야마(立山)연봉 일대의 산맥을 말하며 해발 3,000미터 이상 되는 봉우리만도 9개 이상 되는 유럽의 알프스산맥과 같은 분위기라서 영국인 선교사 "월터 웨스턴(Walter Weston 1861-1940)"이 붙인 이름으로 산군 전체 길이는 약 75km이며, 다시 북알프스와 중앙알프스, 남알프스로 나눠진다. 남알프스는 우리나라의 지리산이나 한라산처럼 부드러운 모양을 하고 있고 북알프스는 유럽의 마테호른처럼 돌무더기를 쌓아올린 듯 험난한 형상을 하고 있다. 북알프스는 오쿠호다카다케(おく穗高岳 3,190m)를 主峰으로 가레사와다케(涸沢岳 3,110m), 미나미다케(南岳 3,033m) 등과 함께 호다카(穂高岳)라는 산군을 이루고 있다. 오쿠호다카다케는 후지산, 기타다케에 이어 일본 3위의 높이를 자랑하는 高峰이다. 북알프스는 전체적으로 웅장한 암산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계곡은 대협곡을 이루고 있고 물길도 지형을 닮아 급하고 직선으로 달린다. 3천m급 산으로는 흔치 않은 氷河를 간직하고 있는 점도 북알프스의 매력이다. 빙하는 삼복더위인 여름철에도 곳곳에서 눈에 뜨인다. 북알프스의 최대 장관은 역시 막힘없는 眺望이다.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에 서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후지산과 남알프스의 훤칠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타카를 배경으로 하는 가미코치에서는 매년 여름 등산 시즌의 도래를 알리는 웨스턴 음악제가 개최되고 있으며 하계 등반시기는 7월초에서 8월말이며 산장의 영업시기는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낮은 곳은 4월말부터 11월초까지이며 고지대의 산장은 7월초부터 10월 말까지 영업을 한다."
(3)
그런데 인터넷에서 얻은 이러한 정보와 혜초 여행사에서 보내준 안내 팜프렛등 어디에도 도대체 홋카이도로부터 규슈까지 여우처럼 누워있는 日本列島의 어디쯤에 북알프스가 있는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나 난생처음 3000m를 올라가야 하는 만큼 아직 초보수준으로 추리닝 바람으로 뒷산정도를 오르내렸던 본인에게 전혀 구비되지 않은 등산장비부터 준비를 해야 했다. 배낭, 바람막이, 우의, 아이젠, 스패츠, 무릅보호대, 나침반, 장갑, 등산용 속옷, 라면, 초콜릿, 젤리, 볶음고추장등을 새로 준비했다. 특히 스패츠란 말은 처음 들어보는 장비였는데 비가 자주 오는 고산등정에 필수 장비라는 것이었다.
나. 제1일[2006/8/11(금)]
1-1) 인천-고마츠(小松)-가미고지(上高地 1500m)
(1)
대전에서 6:45에 출발한 버스는 3시간여 만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날씨는 후덥지근한 8월의 暴炎이었지만 염려되는 태풍의 조짐은 없었다. 그러니까 8/11(금)과 8/14(월)를 휴가 내니 5일여 휴일을 확보할 수 있었다. 8/15(화) 하루 쉬고 출근하면 딱 좋은 그런 스케줄이었다.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그러나 주5일제라는 것이 일주일 중 이틀은 휴일을 갖게 되어 가족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리라는 위안으로 동참을 감행했다. 혜초 등반단은 황소 회원15명, 개인신청12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에 솔뫼들 4명(고문 이시관, 회장 이형재, 등반대장 이혜연, 준회원 라강하)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개인신청 12명의 면면을 뵈오니 단단한 몸매에서 배어나는 노련한 등산 경력이 철철 넘쳐난다. 은근히 다시 이 隊列에 잘못 끼어들었는지 겁부터 난다.
(2)
10:30집합, 12:30티케팅, 13:10이륙이니 대전에서 출발한지 6시간 반 만에 이 나라를 떠나게 되었다. KE775는 고도 10100m, 속도 900km/hr를 유지하며 한반도를 가로질러 얼마 전 힘겨루기를 한 독도 상공을 13:50분에 통과한다. 비행모니터는 분명하게 독도가 한국령임을 한글과 영어로 알리고 있었다. 비행안내 모니터를 보니 우리가 가려는 곳은 일본 중부지방 도쿄와 위도가 같은 우리로 말하면 동해, 그들로 말하면 일본열도 중간쯤의 서해안이었다. 홋카이도쯤 되겠다는 예측은 빗나갔다. 8월에도 정상에 빙설이 있다는 말에 그런 선입견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인천 출발한지 1시간 반 만인 14:40분, 우리나라 청주공항 같은 조그만 고마츠 공항에 도착했다.
(3)
고마츠(小松)에서 도야마(富山)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보는 해변을 낀 시골풍경은 우리네와 다를 바 없었다. 벼가 자라는 들판, 해안가에 자라는 곰솔 군락, 그리고 우리 산야에 잘 자라는 빨간 꽃이 피는 자귀나무, 마을 언덕에 군락을 이룬 대나무 숲이 연이어 차창을 스쳐 지나갔다. 우리와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그런지 植生이 낯설지 않다. 다만 일하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과 일본 전통양식의 건물을 가진 깨끗한 농촌 마을, 잘 가꾸어진 농촌 길에 지저분한 쓰레기나 비닐 등이 보이지 않는 점이 우리네와 다르다면 다를까? 가나자와, 도야마시를 연이어 지나니 우리를 태운 버스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어느덧 2차로의 좁은 도로로 접어든다. 차창 밖 풍경은 일본 특유의 청정함이 펼쳐지고 자연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건설된 구불구불한 터널은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한국의 터널은 대다수 직선 터널로 이루어져 있지만 일본은 곡선터널이 많고 터널 내에서도 오르막과 내리막구간을 많다. 이동 중 터널을 빠져 나올라치면 잘 조경된 수림과 옥류계곡들이 연이어 펼쳐지고... 낯선 나라에서 대하는 또 다른 풍경에 취해 여기저기에서 감탄의 소리들이 들린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온천지대와 터널을 통과하여 험준한 산세의 협곡에 난 조그만 길로 3시간여를 1500고지까지 쉼 없이 달려 올라갔다. 마침내 17:00에 가미고지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공원입구에서 단독형 롯지까지는 각자의 짐을 끌고 걸어가야 했다.
(4)
국립공원이라는데 입장료는 없는가 보다. 공원길은 삼림이 우거진 좁은 오솔길로 되어있다. 쭉쭉 뻗은 삼나무 숲과 숲 사이로 보이는 군데군데 하얀 빙설을 안고 있는 날카로운 호다케 연봉이 품어내는 물줄기는 산 아래의 수해의 바다에 갇히어 있다가 아즈사가와(梓川)를 이루고 내일 방문할 묘진이케(明神池)와 우리가 지나온 다이소이케(大正池)를 만들어 내지만 그들 깨끗한 玉流는 불행하게도 먹을 수는 없단다. 석회암지대여서 석회성분이 용해되어 있어서 먹을 경우 구루병에 걸리기 때문이라는데 신은 두 가지 선물을 함께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다이소이케(大正池)는 1915년 야케다케(燒岳, 2455m)가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용암이 계곡을 막아 생겼다고 한다. 가미코지는 일본 북알프스의 현관 구실을 하는 곳으로 등산로 입구 중 가장 유명한 곳이며 ‘빙벽’이라는 소설의 무대가 된 곳이라는데 일본 사람들은 연말연시 가장 즐기고 싶은 일을 꼽으라면 크로스컨트리로 눈 내린 가미코지를 산책하는 것을 꼽는다고 한다. 이곳은 5월 상순부터 낙엽이 지는 10월 하순까지 자연의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11월말 첫눈이 온 날부터 4월말까지는 동면에 접어들어 출입이 금지된다고 한다. 가장 최적기를 꼽으라면 6월 상순이라는데...
(5)
아름다운 木造 현수교 형태인 갓파바시(河童橋)를 지나니 캠프장이 나오고 그 안쪽에 롯지(Lodge)가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숲의 植生을 一別하니 소나무만 없고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主種이다 뿐이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양탄자 같은 산죽이 깔려 있어서 속리산에라도 온 느낌이다. 롯지는 4인실이었다. 다다미와 격자형 창살을 가진 구조였는데 창문을 열면 숲의 피톤치트향이 콧끝을 자극하고 새소리가 들려오고 그리고 손을 뻗으면 나뭇잎이 만져질 정도의 숲 속 텐트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17:30 식사를 마치니 시간이 나 회장님과 아까 보아 두었던 갓파바시(河童橋)까지 산책을 하여 보니 그 사이 많은 텐트족들이 入村하여 있다. 갓파바시(河童橋)입구의 기념품점에 들르니 상품가격이 의외로 싸다. 가이드 우선생의 말씀에 의하면 일본은 8년 째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산책을 하고 나서도 시간이 나 방안에 들어가 보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다. 내일의 산행 때문에 술을 마실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라면에 소주 한 잔씩만 기울이며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는 4인실이었는데 3인이 잤다. 그래서 팔을 휘저으면서 잘 수 있었다. 여성들은 황소 산악회원을 포함하여 다른 롯지에서 잤기에...
배달 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8/22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인천공항
2. 영종도 상공
3. 인천공항의 조감
4. 성층권
5. 가미고지 공원입구 도착
6. 아름드리 숲 속의 산죽이 깔려있는 우리가 묵을 롯지(Lodge)
관련 싸이트
1) 북알프스종주 http://blog.paran.com/jbyunk/
http://blog.naver.com/qkddlffl?Redirect=Log&logNo=50003769285
http://blog.daum.net/sosuk38/9215718
http://paper.cyworld.nate.com/daylight9/1748999
2) 남알프스종주 http://blog.daum.net/seohouse/
http://blog.empas.com/mijunsck/
http://blog.empas.com/hitechpnc/16845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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