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해외여행산행

일본 북알프스 등정기 (5)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28. 13:50
 


 

일본 북알프스 등정기(5) (06/8/11/금-06/8/14/월)


3-3) 오쿠호다케다케(おく穗高岳, 3190m)-기미코타이라(紀美子平)

(10:40-13:30, 40분 휴식, +170=430분, +3.8=7.8km)


(1)

상봉을 뒤로 하고 상봉에서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 3,090m)에 이르는 능선길을 前進한다. 양측을 조망하며 3000m의 마루금을 밟는 걷는 기분을 표현해보라면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그저 새처럼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약간의 고소증이 加勢하여서인가? 幻夢 속을 유영하는 기분이다. 어지럼 속에 환희를 느끼며 둥둥 떠다녔다. 그러나 그 능선길도 내리막의 급경사가 이어지곤하여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다리에 힘이 점점 풀려간다. "이제부터는 내리막 급경사 구간이라 조심히 발걸음을 옮기라"고 가이드가 신신당부를 한다. 그런데 내리막에서 큰일 날 뻔했다. 발을 헛디뎌 약 2m정도 아래로 미끄러진 것이다. 엉덩이가 얼얼했다. 그대로 미끄러졌다면 10여m 아래 절벽으로 추락했을지도 모른다. 하느님과 조상님께 감사드린다. 그래서 산에서는 조심, 조심, 조심하라 했던가?


(2) 좌측에는 지난밤을 묵은 가라사와산장 일대의 마루금과 만년설이 그림을 그리고 있고 우측에는 장중하게 뻗어 내린 西穗高岳(2909m)이 힘자랑을 하고 있는데 지형을 살피니 바위산인데 덩어리 바위는 없고 온톤 균열이 간 바위투성이이다. 이러다가는 호다카산 全體가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생각건대 지질학상 태평양판과 아시아판이 만나는 日本列島에서 두 板이 지하에서 부딪혀 서로 밀어내느라 바위들이 부서지고 균열이 가는 것은 아닌지 추측해본다. 그래서 일본은 地震과 火山이 많다고 하지 않은가?


(3)

우리는 널따란 바위가 있는 기미코타이라까지 가서 보니 발 빠른 일행들이 도착하는 우리들을 여유롭게 내려다보며 박수를 친다. 그리고 미리 라면을 끓여 점심을 도와 주신다. 친절 봉사정신이 투철하신 이고문님! 다시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나의 낙상소식이 전해졌는지 괜챦냐고 묻는다. 먼저 오신 분들 중 一部는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 3,090m)를 오르셨다는데 나는 여기서 그냥 내려가야 될 것 같다. 기미코타이라(紀美子平)는 기미코라는 아이의 아버지가 딸을 그곳에서 잃고 기념하기위해 만들었다는 휴식처라는데 지금은 산행자들에게 그저 安樂한 휴식처를 提供할 뿐이다.



3-5) 기미코타이라(紀美子平)-다케사와산장(岳澤, 2180m)

(13:30-15:30, 20분 휴식, +120=550분, +2.4=10.2km)


(1)

앞에 있는 산을 보니 어제 우리가 감탄했던 묘우신다케(明神岳 2931m) 後面이다. 明神岳이 날카로운 하늘금을 그리며 고압적으로 동측을 막아서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明神岳을 한 바퀴 돌아 내려가는 셈이다. 갈수록 엄청난 가파른 내리막이 계속된다. 출발하기 전에 한국인이 한사람 추락사한 곳이기도 하니 조심하라는 말이 실감난다. 저 아래 회장님과 등반대장님이 가볍게 내려가신다. 부럽다. 날렵한 그들의 선명한 등산복이 깊은 계곡의 하얀 만년설을 지날 때 한층 가까이 보인다.


(2)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섬잦나무 비슷한 잎을 가진 나무가 바위에 납작 엎드려 자라고 있다. 그리고 고지에만 자랄듯한 생김새의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다. 여기도 중간 중간 수직 사다리며 암릉지대인 자이텐그라트[Seitengrat] 구간이 이어진다. 계곡사이로 우리의 베이스캠프인 가미고지 롯지도 보이고 우리가 가려는 중간지점인 다케사와산장이 내려다보인다. 바로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지만 다케사와 산장까지만도 약 1시간 반은 내려가야 하고 가미고지는 거기서 다시 2시간을 내려가야 한다니 믿기지 않는다. 그만큼 바로 코앞에 그들이 엎드려 있다. 산 속 공기가 맑아서일까?


(3)

급한 내리막이 끝인가 하면 다시 또 내리막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내려가니 섬잦나무 같은 얕은 나무군락이 사라지고 이름모를 키 큰 나무숲이 나타났다. 그 울창한 숲을 지나니 야생화가 만발한 초원 같은 구릉이 나타났는데 거기를 통과하자 다케사와산장이 보였다. 지난 해 커다란 눈사태로 계곡은 집채 같은 돌덩이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다케사와산장도 휩쓸려 내려갔다는데 지금은 보수 중이었다. 젊은이 하나가 호박돌을 나르고 열심히 使役을 하고 있다. 산장 주인인가 보다. 그래도 임시매점에서 맥주와 음료수를 팔고 있었는데 거기서 먹는 맥주 맛은 꿀맛이었다.



3-6) 다케사와산장(岳澤, 2180m)-가미고지(上高地 1500m)

(15:30-17:30 +120=670분, +2.6=12.8km)


(1)

이 다케사와 산장이 해발 2180이고 가미고지가 해발 1500이니 680m를 더 내려가야 하므로 제법 거리가 남았을텐데 이 산장에서 내려다보니 우리가 가려는 가미고지 롯지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2시간은 내려가야 한단다. 막상 산장을 내려와 계곡을 건너니 내리막 돌계단이 끝 간 데를 모르겠다. 고문님과 등반대장님은 또 휑하니 앞서 내려가고 회장님과 나는 쉬엄쉬엄 내려갔다.


(2)

돌계단이 끝나자 이번에는 그저 그런 오솔길인데 하얀 자작나무가 群落을 이룬 아기자기한 숲이 나타났다. 그 숲을 지나자 또 산사태가 휩쓸고 간 現場이 나타났는데 붉은 깃발을 매단 폴을 박아놓아 찾아 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는 스기와 히노끼가 어우러진 우람한 숲이 이어진다. 우리나라 구상나무 같은 나무도 보인다. 그러나 너무 우람하여 구상나무 같지는 않다. 간벌을 한 나무들은 반출하지 않고 숲에 깔아 놓았는데 그 위를 이끼가 덮어 구멍이 간혹 뚫린 바닥을 이루고 있었다. 숲은 울창하다 못해 어두컴컴하다. 반지의 제왕에서 보았을 듯한 그런 숲이다. 그렇게 숲에 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풍혈(風穴)이라 쓴 팻말이 보아며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뚫린 우묵한 공간이 나타났다. 거기에 앉아 있으니 구멍에서 찬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게 아닌가? 더구나 앉아있는 돌바닥이 차갑기 조차하다. 자연의 이치라니... 우리나라 밀양의 얼음동굴이 생각났다.


(3)

그렇게 어두컴컴한 숲을 뚫고 내려오니 어느덧 평탄한 길이 나온다. 그 길도 가도 가도 끝이 없다. 濕地는 널판으로 다리를 놓기도 하였다. 디디어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마침내 [도쿠사와 6.5km, 묘우신이케3.0km, 갓파바쉬0.1km]라는 이정표가 서있는 아즈사가와강의 습지가 있는 날머리에 도착하였다. 습지의 계곡에서 시린 개울물에 얼굴을 씻고 숨을 돌리고는 갓파바시(河童橋)로 향했다. 습지여서 그런지 널판으로 양방향에 길을 놓은 것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 습지에 물이라도 찰랑하게 넘치면 더욱 아름다우리라.  갓파바시(河童橋)를 지나(17:20) 롯지에 도착하니 17:30분이었다. 오늘의 산행은 총11시간10분, 12.8km, 어제는 총6시간, 21.4km였으니 전체적으로 17시간10분(비박시간 제외, 휴식시간 포함), 34.2km를 1박2일에 종주했던 것이다.


(4)

산장에 도착하니 회장님과 등반대장님이 미리 도착하셔서 우리 짐을 찾아놓고 계셨다. 그리고 우리는 롯지 맞은편의 대욕장(大浴場)으로 향하였다. 말이 대욕장이지 조그만 시골 목욕탕 같이 비좁았는데 장시간의 산행에 피곤해진 심신을 녹이기기에는 충분했다. 샤워를 한 후 온탕에 몸을 맡기니 여독이 싸악 풀린다. 이어 저녁, 간단한 뒤풀이 후 피곤한 몸을 누이니 깊은 잠속에 빠져 들었다.

 

 


배달 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8/24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우리가 올라 온 길을 내려다 보며

 

 

2.?

 

 

3. 급사면

 

 

4. 넘어진 무간지옥으로 향하는 길

 

 

5. 그 아름다움

 

 

6. 마지막으로 본 지난 밤 묵은 산장

 

 

7. ?

 

 

 

8. 그 아름다움

 

 

9. 그래도 한번 더

 

 

10. 초롱꽃은 아니고 ?

 

 

11. 운무에 가린 봉우리

 

 

12. 섬잦나무같긴 한데 아님. 엎어져 기어다님

 

 

13. ?

 

 

14. ?

 

 

15. 기미코타이라(紀美子平, 부서져내린 안내판)

 

 

16. 묘우신다케(明神岳 2931m) 後面

 

 

17. 하산 길

 

 

18. 西穗高岳(2909m)의 산줄기

 

 

 

19. 서혜고악의 그 깊이

 

 

20. 서혜고악의 그 길이

 

 

 

 

21. 동반 지도해 주신 회장님 뒷 모습(안 찍으려 하셔서 할 수 없이 뒷 모습만 찍음)

 

 

 

22. 거의 다? 아니었슴.

 

 

23. 다시 깊이가 시작.

 

 

24. 더구나 빙하까지

 

 

25. 중나리꽃(약간 다름)

 

 

26. ?

 

 

27. ?

 

 

28. 거의 하산

 

 

29. 지난 여름 폭우로 무너진 다케사와 산장의 임시 건물

 

 

30. 풍혈

 

 

31. 가미고지까지 완전 하산

 

 

32. 습지의 이정표

 

풀뿌리 자이텐그라트[Seitengrat]
측릉(側稜)이라는 의미의 독일어. 자이텐은 측면, 그라트는 암릉을 뜻한다. 2006/08/24
풀뿌리 뇌조 [雷鳥, rock ptarmigan]
몸길이 약 37cm, 날개길이 17∼19cm, 꽁지길이 10∼11cm, 부리길이 1.5∼2cm이다. 여름과 겨울에 깃털 빛깔이 바뀐다. 여름깃털은 등면에서 가슴·겨드랑이에 걸쳐 짙은 갈색이 되며 갈색의 작은 얼룩점이 여기저기 난다. 배는 순백색이다. 양쪽 눈 위에 빨간 볏이 달려 있고 수컷은 눈의 앞뒤가 검어진다. 겨울깃털은 순백색인데, 꽁지 끝만 검고 다리는 흰 깃털로 덮인다. 번식기는 5~7월이며, 한배에 6~7개의 알을 낳는다.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의 북극권에 분포한다. 보통 고산지대에 서식하나 알래스카·캐나다·알류샨열도 등지의 북아메리카 북극권에서는 평지에서도 산다.
 2006/08/27 20:51:26  
박원 3000m의 고산지역이 장관을 만들고 있군요.
가파르고 나무조차 자라지않은 돌길에는 정말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고는 잠시 잠깐사이에 일어나지만 결과는 매우 심각하지요.
거기도 들꽃은 피고 이땅과 비슷하긴 하지만 같은 종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06/08/28 15: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