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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유럽 여행 시조[58-60] -프랑크푸르트-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28. 15:07
요즈음 – 2004 유럽 여행 시조[58-60] 프랑크 푸르트 – 58. 리스보아 아침달리기② 태어나 처음으로 밟아본 땅이지만 전생에 살아봤던 느낌이 일어온다. 정들자 떠나야하는 리스보아 거리여! 59.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기내상념 수직으로 뻗으며 대드는 인간 도시 삼만 피트 마음으로 내려다 보노라니 나부죽 엎드려 퍼진 평원으로 보일 뿐 60. 프랑크푸르트 환승장 섬세한 손으로 빚은 정원 같은 게르마니아 밟지도 못해보고 떠나야 한다마는 언젠가 일부러라도 와보고야 말리라.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4/2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0. 리스보아에서 프랑크푸르트 환승장으로(2,300km, 2시간30분) 1-1. 리스보아 시내 풍경 1-2. 리스보아 국립극장 1-3. 리스보아 상타주스타 엘리베이터 1-4. 리스보아 대성당 앞을 지나는 트램 1-5. 포르투갈 나자레 해변 1-6. 포르투갈 코임브라 야경 1-7. 포르투의 파티마 성당 1-8. 포르투의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 1-9. 독일 니더부르크 풍광 1-10. 독일 밤베르크 풍광 1-11. 독일 함부르크 풍광 1-12. 독일 프랑크푸르트 풍광 덧붙임) (1) 잠을 자고 나니 2004/4/21일이다. 이제 이 여행도 종착에 다다른 것 같다. 어제와는 다른 시내 방향으로 아침달리기를 하고 난 후 호텔로 돌아와 오늘 간다고 아내에게 전화로 신고하니 빨리 오라고 야단이다. 집에 있을 땐 걸핏하면 구박이더니 아직은 필요한 존재인가? 호텔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차창 밖으로 포르투갈이 스쳐갔다. 리스보아가 지나갔다. 유럽이 지나갔다. 아쉬움 속에 만감이 교차되면서 도대체 유럽이란 어떤 곳인가 생각하니 이레동안의 여정이 턱없이 부족하여서인지는 몰라도 잘 모르겠다. 모든 여행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유럽은 알려고 할수록 알 수 없고, 알았는가 싶으면 또 다른 모습으로 원점에서 빙글빙글 돌고 도는 마력이 있다. 그저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희노애락이 예전부터 있어왔고, 현재도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일 텐데, 그들도 별종의 외계인이 아니고, 우리와 같이 아프리카가 고향인 호모싸피엔스싸피엔스일 뿐이라고 그저 그렇게 생각하면 그만일 텐데, 그들의 역사가 어떻고, 우리의 역사가 어떻다고 따지면서 때로는 감탄하고, 파헤치려는 사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겠지만 지중해의 온화한 기후 속에 하얀 석회질의 토양과 거기에 순응한 건물과 초목들은 돌아가는 나를 다시 오라는 손짓으로 유혹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젠가 전생에 한 번 살아봤던 곳이라도 되는 양 만유인력으로 달이 지구를 돌고 돌듯 다시 한번 오라는 무언의 당김이 있었다. (2) 9시 30분 호텔을 나서 10시에 리스보아 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하고 공항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12시 30분에야 리스보아를 이륙하였다. 15시(독일시간 14시)에야 프랑크푸르트 상공(리스보아에서 2,300km)에 다다르니 독일의 아담하고 잘 가꾸어진 전원도시 프랑크푸르트가 도시의 빌딩과 빨간 기와를 인 주택들과 울창한 삼림과 어우러져 발아래에서 어서 내려오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나는 게르마니아 여행을 할 기회가 없었다. 오늘도 공항 환승장을 빙빙 돌다 가야 할 것이다. 매양 그저 경유지로써만 지나칠 뿐이었는데 독일의 삼림(森林)과 고성(古城)들을 직접 보고 싶은 열망(熱望)은 지금도 가슴 속에 살아 있다. 언젠가 매인 몸이 아니고 자유인이 되었을 때 맘껏 여행하고 싶은데 그러한 날이 올지 안 올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다. 물론 그러한 자유는 스스로 쟁취하는 것임을 잘 알지만 사슬을 과감하게 절단하고 자유를 향하여 돌진할 수 있는 단안을 못 내리는 자신이 초라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저 그렇게 살아가기를 즐기는 이중적인 가치관이 나 자신에 잠재되어 있다는 표현이 자신과 이글을 읽는 이들에게 좀더 진실에 가까운 고백이 될 것이다. 그런데 삼만피트의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는 그렇게 돈을 들이고 정성을 다한 고층건물들과 사람들이 구축한 도로와 댐과 전답과 인공물들로 치장하고 있지만 수천 킬로미터 상공의 대기권 아래에 다만 몇 미터의 두께로, 그것도 대자연의 삼림에 파묻혀 나부죽이 콩고물처럼 묻혀 있을 따름이니 수직으로 쑥쑥 대드는 인간세계의 부질없는 허영과 욕심이 대자연 앞에는 그저 펑퍼짐한 평등일 뿐일진데 허영과 욕심과 희노애락으로 과거에도 전쟁과 역사는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어질 것이라는 그 상념(想念) 하나만으로도 독일을 여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한 것 같다.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4/2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