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해외여행산행

2004 유럽 여행 시조[51-52] -신트라-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28. 15:05
요즈음 – 2004 유럽 여행 시조[51-52] 신트라 – 51. 신트라(SINTRA) 사람들은 꿈을 찾아 이야기를 짓는다. 모르는 사실들도 그럴듯하게 꾸민다. 구태여 그럴 것 없이 신트라를 거닐어보라. 52. 로까곶(땅끝)가는 길 버섯구름 머리에 인 남유럽송 휘늘어지고 올곧은 유까리나무 무성한 미로(迷路)에서 간신히 길 찾은 물뱀 꼬불꼬불 넘어간다.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4/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신트라 가는 길 1-1. 로마시대의 수도교도 보였고 1-2. 회색빛 도는 올리브밭도 여기저기 보였다. 2. 신트라(팔라시오 구역) 2-1. 팔라시오(여름왕궁) 전경(시간상 내부는 못들어감) 2-2. 비둘기와 친숙한 동양적인 외모의 원주민 할아버지 2-3. 관광상품과 살림집이 들어찬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신트라 골목 풍광 2-4. 골목에서 올려다 보니 성이 보였고 깃발이 펄럭였다. 2-5. 그 모우로스성(올라가지 못함)에서 내려다 본 팔라시오. 3.신트라(모우로스성 구역 - 가 보지 못함) 3-1. 모우로스 성 전경 3-2. 고구려 성 같지만 축성법은 다름. 4.신트라(페나성 구역 - 가 보지 못함) 4-1. 기차역이 있는 페나성 입구(리스보아에서 기차로 40여 분 걸린다고 함.) 4-2. 페나성 상세(1839년 페르디난도2세 건축) 4-3. 독일 퓌센의 노이반 슈타인성(루드비히 2세 건축, 페르디난도2세와 사촌지간) 4-4. 페나성에서 내려다 보는 조망이 압권이라 함. 4-5. 아기자기한 페나성의 아름다움 덧붙임) (1) 점심은 리스보아 대학 구내식당 음식이 좋다하여 찾아가 보았다. 야자수와 열대식물이 우거지고 연못에 오리들이 한가히 노니는 고즈넉한 캠퍼스 리스보아 교외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리들의 생김새는 우리네 것과 똑같았다. 하기야 오리들은 수천 킬로를 철따라 이동하니 여기에서 노니는 오리들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한반도로 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건널목을 건널 때 사람이 차량의 눈치를 살피지만 이곳은 사람이 무조건 우선이란다. 차량 통행 신호에도 건널목에서는 차량이 멈칫거리며 사람의 눈치를 살핀다. 빨간 신호에도 건너고 싶으면 손을 들고 건너도 경적을 울리는 차량은 한대도 없고 오히려 다 건널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 준다. 그러한 인간존중의 정신을 음미하며 여유있게 닭튀김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드디어 아름다은 경관을 자랑하다는 신트라(리스보아에서 30km)로 떠나게 되었다. 리스보아 외곽에 이르니 로마시대 건설했다는 이 편과 저 편을 잇는 거대한 수로(水路)가 보였다. 수십 미터의 교각(橋脚)을 다리인양 쭉 뻗고 서있는 가랑이 사이를 지나노라니 새삼 로마의 가랑이 아래에서 식민으로 착취당한 토착민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였다. 리스보아를 완전히 벗어나니 전형적인 유럽의 농촌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올리브와 오렌지 과수원, 그리고 밀밭, 허름한 농가와 방목한 가축들... 그런데 이곳도 농촌 사정은 안 좋은 듯 이따금 폐가가 된 쓰러져가는 농가가 눈에 띈다. 그렇게 길게 이어진 평원의 2차로인 농촌 길을 40여분 내달리니 울창한 숲이 나타나며 산길로 접어들었다. 신트라(Sintra) 구역에 들어선 것이다. 리스보아에서 30Km란다. 이제 길은 아예 S자 커브를 그리며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러자 울창한 전나무 숲 사이로 동화속의 도시 같은 마을이 나타났다. 바이런은 이곳을 "영광의 에덴(Glorious Eden)"이라 불렀고, 이곳에 오랫동안 머무르며 “Child Herold”라는 저서를 지었다고 한다. 마을의 한가운데 광장이 있고 그 끝자락에 커다란 궁전이 있었다. 신트라는 동네와 왕족의 여름 궁전이 있는 팔라사오 마을 구역, 산 중턱의 모우로스성, 산꼭대기의 페나성 이렇게 3구역으로 나뉘는데 모우로스성과 페나성은 가보지 못하고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을 광장에 있는 궁전은 5세기에 무어인들이 지은 성의 기초위에 세웠다고 하며 14세기 때부터 1910년까지 역대 왕가의 여름 궁전(Paco Real)으로 이용되었다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있었다. 창문 형태가 고딕, 마누엘, 아랍양식등으로 혼재되어 이 성의 역사와 증개축 과정을 형태로 말해주고 있다 하겠다. 그러한 형태는 천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놓게 하는 마력이 있다. 15세기 초에 존 1세가 원주형의 굴뚝을 덧붙였으며, 오른쪽 날개 유리창의 놀랄 만한 장식은 마뉴에린 양식이다. 내부의 각종 호화로운 장식과 특히 왕궁 안에서 가장 넓은 방인 “백조의 방” 천장에 그려진 27마리의 백조 그림이 아름답다는데 보지 못해 아쉬웠다. 여름궁전을 나와 광장에서 문득 산 위를 올려다보니 그러한 고전적 건물들 사이로 깃발이 펄럭이는 성곽이 산정(山頂)에 보였다. 그곳은 사실 산정이 아니고 중턱이라는데 모우로스 성(Castelo dos Mouros)이고 거기서 더 올라가면 정상에 세계 3대 성의 하나라는 페나성이 있다고 한다. 얼핏 밑에서 보니 만리장성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고구려성 같기도 했다. 나도 산을 좋아하여 한번 오르고 싶었는데 안내인이 안 된다고 한다. 해발 500m라니 한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간절한데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주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자제해야만 하였다. 그러고 보니 그 산을 등정하고 내려오는 듯한 등산복 차림의 독일사람들이 비탈길을 내려오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곳은 유럽사람들의 트레킹 코스로도 애용되고 있다고 한다. 페나 성(Palcio da Pena)은 1839년에 지어졌다고 하며 16세기에 수도원이었다가 이후 왕들의 주거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파스텔톤의 이 궁전은 “동화의 궁전”, “19세기 낭만의 꿈”으로도 불리며 독일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을 건축한 루드비히 2세와 페나성을 건축한 페르디난도2세는 사촌지간이라 한다. 공교롭게도 그 둘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2개 성”을 만들었는데 하지만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첨탑 위주의 고딕풍으로 지어졌고 페나성은 이슬람, 르네상스, 마누엘, 고딕양식이 혼재된 포르투갈 특유의 양식을 지니고 있어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 마뉴에린 양식을 도입한 회랑과 예배당은 아직까지도 옛 수도원의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멜리아 여왕의 방, 터키인의 살롱, 예배당 등이 볼만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멋있는 것은 해발 500m의 언덕에서 바라보는 전망이란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리스보아는 물론 테주강과 대서양까지도 보인다고 하니 말이다. 이 궁전 주위로는 페나 공원이 있으며, 여기에 세계 각국에서 가져온 3천여 종의 식물이 있다고 한다. (2) 광장 앞에 웬 청년이 군밤을 팔고 있었는데 특이하게 소금가루를 묻혀 구워낸다. 일행들이 몇 봉지를 사니 기분이라며 달라는 대로 건네준다. 맛은 우리 밤맛과 비슷했는데 소금가루에 묻혀 구워서 그런지 약간 짭쪼름하다. 또한 광장에는 한 무리의 비둘기가 앉아 있었는데 동양적 분위기를 지닌 할아버지 한 분이 비둘기에 먹이를 주고 있었다. 비둘기들은 아예 할아버지 손등에 올라 앉아 모이를 쪼은다. 사람들이 그렇게 해보려 손바닥에 모이를 놓고 아무리 노력해도 비둘기들은 올라오지 않으니 그 할아버지는 도사인가 보다. 이렇게 신트라는 곳곳에 우리네 인심이 후한 시골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문득 산을 올려다보니 성곽이 있고 거기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성으로 오르는 길 양 옆으로 리스보아 죠르헤성으로 오르는 알파마지역의 살림집들처럼 건물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었는데 예전엔 살립집들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까페와 기념품가게가 대부분이었다. 이곳 포도주가 좋다고 하여 추천하는 포도주가게를 찾아가 시음(試飮)을 했는데 시크름한 다른 지역의 포도주와는 달리 우리의 머루주 같은 달착지근한 맛이었다. 먹물 같은 진한 색깔에 달짝지근하고 깐작깐작하여 원액의 진한 포도주임을 알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한 병을 사 가는데 나는 두 병을 샀다. 유럽지역에 1994년 큰 가뭄이 들어 이때 생산된 포도의 당도가 좋다니 유럽에 가면 1994년산 포도주를 찾을 일이다. 그러한 신트라를 뒤로 하고 돌아 나오는데 아까와는 다른 색다른 풍경으로 올려다 보인다. 울창한 숲에 둘러 싸여 있는 신트라라는 마을 자체가 중세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어 마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역류한 느낌이다. 그래서 유네스코에서 이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놓고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3) 신트라를 내려와 시골길을 더듬어 땅끝마을(까보다 로까)로 가는데 우리의 노련한 여성 운전기사가 아무도 모르는 숲 속으로 난 2차선 도로로 안내한다. 대낮에 컴컴할 정도로 숲은 우거졌는데 숲에는 유까리나무, 측백나무, 소나무들로 꽉 채워져 있고, 길옆에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 곳 소나무는 로마에서 본 바와 같이 꼭대기에 버섯구름 같은 수세(樹勢)를 자랑하며 커다란 덩치를 주체 못하는 듯 올곧게 쭉쭉 뻗은 모습이 마치 내가 거인국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줄 정도이다. 시리아 소나무라고도 하고 우산 소나무라고도 하는 로마의 市木인 바로 그 소나무 種이다. 커다란 산등성이를 지렁이 기어가듯이 꼬불꼬불 넘어가니 멀리 대서양의 파란바다가 보이는데 넓은 사구(砂丘)를 가진 해안에 하얀 포말(泡沫)이 부딪혀 부서지는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길은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지고 사이사이 붉은 지붕, 하얀 벽을 가진 가정집이며 별장들이 정성들여 만들어놓은 종이집처럼 자리하고 그 사이를 우리를 실은 버스가 땅끝을 향하여 요리조리 잘도 빠져 들어간다. 대서양의 심해(深海) 속으로 그렇게 빨려 들어갔다.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4/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