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2004 유럽 여행 시조[61-大尾] 귀국길–61. 귀국①
참으로 오랫동안 꿈속에 있었을까?
그동안 무슨 일이 저 아래 있었을까?
잊으려 꿈꾸지 않았기에 잊혀질까 두려워
62. 귀국②
현실이 꿈속이요, 꿈이 곧 현실이니
꿈속에서 희망을 꺼낼 수만 있다면
언제든 더 오랫동안 그 속에 있을 텐데
63. 귀국③
여행은 역사이고, 소설이고, 꿈이러니
꿈속에 본 내용을 차근차근 기록하여
서가(書架)에 보관한 후에 먼 훗날에 펴보리라.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04/22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2004/04/21/09:30리스보아 호텔 출발 -> 12:30이륙 ->15:00(獨시간14:00) 프랑크푸르트着
* 19:50 이륙 -> 2004/04/22 15:00 인천 도착(7시간 時差) –> 19:00대전도착
덧붙임)
(1)
14:00에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여
19:50분에야 이륙하였으니
무려 6시간여를 공항 면세점을 기웃거린 것이다.
별다른 물품을 사지는 않았지만
지루한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비행기를 타고 다시 열시간여를 날아 영종도에 돌아오다.
귀국길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갈 때보다 한 시간 정도 빠르다 했다.
유럽에 가 있는 동안 국내 소식은 전혀 몰랐다.
기내에서 제공하는 신문도 일부러 읽지 않았으니
저 아래 영종도가 속해있는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총선의 결과야 알았지만
역사는 항상 뒷이야기가 있는 법인데
어떠한 뒷이야기가
조그만 반도에 난무할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유적의 바다 지중해 연안을 다녀 온 것이
꼭 꿈속에 푹 빠져 있다가
꿈을 깨려는 순간인 것 같았다.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내가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려는 순간인 것 같았다.
(2)
그리하여
2004/4/22 15:00시
대한민국 땅에 발을 디디다.
인생이란 어차피 꿈이라 했던가?
그러니 지중해에 갔다 온 것이
꿈속이었다고 하여 이상할 것은 없으되
이 땅에 발을 디딘 현실이
그 꿈속의 희망을 갖고 살 수만 있다면
이따금 현실 속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눈을 감고
꿈속에
빠져 있어도 좋을 것이다.
(3)
공항버스를 타고
대전에 내려오니 19:00시다.
아내가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오다.
항공백을 트렁크에 실으니
마치 여행 전체가
그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기분이다.
가방을 열면
유럽의 역사가 쏟아져 나오고,
소설 한권이 써지고,
시집 한 권이 써질 것 같았는데
여행 다녀 온 두 달 만에야 겨우
그 내용을 정리하게 되었으니
게으르기도 하거니와
현실이 그렇게 녹녹치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아직도 깊은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만
꿈속에서 나와 일상으로 돌아가야겠다.
배달9201/개천5902/단기4337/서기2004/04/22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